강소농 현장을 찾다(6)-눈사랑아로니아농장 조회균 대표
강소농 현장을 찾다(6)-눈사랑아로니아농장 조회균 대표
  • 황원식기자
  • 승인 2019.08.07 17:57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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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농사지어 건강 파는 농장으로 남고 싶어”
눈사랑아로니아농장 조회균 대표가 블루베리 농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눈사랑아로니아농장 조회균 대표가 블루베리 농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의령군에서 아로니아·블루베리 농사를 하고 있는 조회균(60) 대표는 부산에서 유통사업을 하다 고향으로 귀농한 6년차 강소농이다. 요즘 아로니아 재배농장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블루베리도 함께 재배, 비중 조절과 출하시기 조정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 제초제를 쓰지 않고 전문 가공장에 위탁해 신뢰를 얻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시골의 편안함에 이끌려 귀향·귀농 6년차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친환경 재배 추진
농업기술원 통해 사람들 교류·기술도 배워
힘든 아로니아·블루베리 농사 노력으로 극복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경남 의령군 화정면에서 태어나 귀향 겸 귀농한 눈사랑아로니아 농장을 경영하고 있는 조회균입니다. 제 농장의 생산품목은 아로니아와 블루베리입니다. 귀농 6년차 완전 초보 농부입니다.
처음에 고향으로 올 때만 해도 귀향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시골에 내려와서 지내다보니 매일의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것들이 농사와 관련된 것들이고, 또 일상이 그렇게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농사를 짓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귀농이 돼버렸습니다.

-농장이름이 특이한 것 같습니다. ‘눈사랑 아로니아 농장’인데, 이 눈이 얼굴에 있는 눈(目)인지 하늘에서 내리는 눈(雪)인지
▲허허, 그렇지요! 아로니아가 혈액순환이나 눈 건강에 좋다고 해서 ‘우리 눈에 좋은 아로니아를 생산하는 농장’이라는 뜻으로 ‘눈사랑 아로니아 농장’이라고 이름을 짓게 됐습니다. 이후에 조카들에게 로고를 하나 그려보라고 했더니, 허허... 눈사람을 로고로 그리더군요. 시골에 계시는 분들은 아로니아의 효능에 익숙하지만 도시에 사는 분들은 눈사랑과 아로니아가 선뜻 매치가 잘 안되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더라구요.

-귀농하시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귀농하기 전에는 부산에서 살았습니다. 학창시절에는 기계를 전공했는데 30대 중반부터 유통사업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2004년도 무렵에 유통사업을 정리하고 몇 년간 고민을 하다가 귀농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아로니아 농장에서 조회균 대표.
아로니아 농장에서 조회균 대표.

-아로니아라는 작목을 선정하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이전에 사업을 매제와 함께 했었는데, 그 매제가 저보다 1년 먼저 거창으로 가서 오미자농장을 만들어서 귀농을 했습니다. 그 농장에 갔었는데 가서 느껴보니, 시골이라는 편안함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귀농을 결정하게 되었지요. 귀농선배인 매제의 자문으로 아로니아가 새로운 작물로 부상 중이라고 해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대표님께서는 피부로 접하고 계시겠지만, 아로니아의 재배면적이 확대되다보니 생산과잉이 되어서 농가에서 많이 힘들어 하십니다
▲예, 아시다시피 아로니아 생과를 외국에서 수입도 많이 하고 있고, 분말도 많이 수입하고 있습니다. 과잉생산에 과잉수입까지 이뤄지다 보니 가격은 폭락했고, 아로니아 농가가 많이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블루베리 쪽으로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블루베리를 추가로 논에도 심고 있고, 지인의 소개로 하우스재배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년에 바로 수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단계까지 준비돼 있습니다.

-그러면, 현재 아로니아와 블루베리의 재배면적은 어떻습니까
▲현재 아로니아는 약 1500평, 블루베리는 약 500평 정도 노지 재배를 하고 있습니다. 준비 중인 블루베리 하우스는 7개 동인데, 그중에 3개 동은 제가 직접 재배를 하고, 나머지는 지인과 함께 공동생산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대표님께서 지금 확장하려고 하는 블루베리의 경우도 몇년 전에 폐농신청을 받아서 정리를 많이 했었는데, 블루베리를 확장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블루베리농가를 대상으로 얼마 전에 폐농신청도 받았고 노지 재배 블루베리의 가격도 많이 떨어지고 한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준비하는 하우스에는 양액재배 시설도 돼 있고, ICT도 일정 부분은 설치돼 있어서 투자비도 절감할 수 있구요. 이런 시설하우스를 이용해 블루베리를 생산함으로써 노지재배 블루베리보다 출하시기를 약간 조절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돼 블루베리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제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이 블루베리와 아로니아, 그 연장선상에서 블루베리를 확장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귀농 후 농업활동을 하면서 힘들었던 순간이나 즐거웠던 순간을 떠올린다면 언제였나요
▲물론 귀농이란 것이 처음 시작하는 농사였기 때문에 힘든 일들이 많았지요. 사실은 농업이나 농업환경을 제대로 모르고 뛰어들었기 때문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주변에 인맥도 없었구요.

그러다가, 의령군농업기술센터와 경남농업기술원 등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농사를 배우게 됐고 경험도 점차 쌓였고, 한편으로는 그 과정에서 농업인 모임도 결성하게 됐습니다. 그런 모임을 통해서 회원들간에 단합도 되고, 배울 점도 많았고요. 좋은 분들과 관계를 만들면서 서로 도와가면서 농촌에 적응하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분들과 함께 단체를 유지하면서 농업에 도움이 되는 부분들을 찾고자 합니다.

-단체활동을 하고 계신다고 했는데, 단체 소개 잠깐 부탁드려도 될까요
▲강소농 심화교육을 마치면서 의령군에 제철농부들이라는 강소농 자율모임체를 만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우여곡절도 겪었지만 도움도 받았고, 배움도 있어서 좋았습니다.

두 번째로는 경남농업기술원에서 품일농이라는 단체 속에 ‘우리동네농부들’이라는 모임체가 있는데, 타 지역에 계신 농부들과 교류를 하다보니 영농이나 농산물 유통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게 됐습니다.

세 번째로는 경남농업기술원에서 관리하는 ‘안심농’이라는 단체를 통해서 선후배 동료 농부님들을 통해 살아있는 실전 농사기술을 배우고 있습니다.

-대표님께서 여러 가지 단체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혹시 수상경력은 있으신지요
▲제가 크게 잘난 것은 없지만 농촌진흥청장상을 수상했고, 올해에는 경남농업기술원에서 진행했던 경남정보화농업인 경진대회 ICT경진부분에서 경남도농업기술원 원장상을 수상했습니다.

눈사랑아로니아농장에서 생산한 아로니아 제품.
눈사랑아로니아농장에서 생산한 아로니아 제품.

-블루베리나 아로니아는 바로 섭취하는 농산물인데 바른 먹거리 생산을 위한 재배 노하우가 있으시다면
▲제가 근본적으로 농약을 취급하기 싫었기 때문에 친환경 유기농 인증을 갖고 있고, GAP인증을 통해서 농장 주변 환경을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재배부터 수확, 선별, 판매까지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재배농산물에 대해서는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가공품 생산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농산물 가공품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전문 가공장에 위탁을 해야 하는데, 적지 않는 농가에서는 직접 가공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생산 비용측면에서 생각하면 이해가 갑니다만은, 아로니아는 열에 특히 약하기 때문에 작은 열에도 아로니아에 있는 좋은 성분이 파괴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비용이 들어도 전문 가공장에서 만들고 있습니다.

-후배 귀농인에게 한 말씀하신다면
▲귀농하기 전에 귀농 예정지역에 적합한 작물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하고 시작하는 것이 실패 확률을 줄이는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농사를 지어서 계통출하를 통해 소득을 만들 수도 있겠지만, 농업기술센터나 경남도농업기술원에서 진행하는 각종 교육도 수강하면서 농사를 병행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시골이라는 곳의 성격이 보수적이고 배타적이기 때문에 귀농지역의 기존 농민들과 유대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마음을 비우고 시작하시라는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꾸려나가고 적응하는 동안 주변에서 도움을 준, 기억에 남는 선배나 후배·지인이 있으시다면
▲우리 면 지역에 함께 살고 있는 친구라든지 선후배로부터 많은 관심과 도움도 있었지만, 의령군이라는 보다 넓은 지역에 계시는 분들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주이돈 경남강소농연합회 회장님, 전원배 의령군 강소농협의회 회장님, 경남도 농업기술원 강소농지원단의 성낙삼 과수 전문가님, 최시양 경영마케팅 전문가님, 기타 여러 농장의 대표님들과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또 단체를 같이 꾸려가는 과정에서도 많이 배웠기에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을 정도로 많은 분들로부터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런 분들과 함께 했었기에 귀농 후에 힘들고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내 자신을 정리하고, 의논하면서 힘든 시기를 헤쳐나갈 수 있었습니다.

-지금 아로니아 1500평, 블루베리 500평인데 판로 확대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있으시다면
▲현재 아로니아 생과의 가격도 어지럽고, 농민들이 직접 가공생산함에 따른 영양소 파괴라는 넘어야 할 과제들도 있습니다. 지금은 생과 판매는 물론 전문 가공공장에 위탁가공을 해서 가공품 형태로도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농협을 통한 계통출하는 어렵기 때문에 SNS를 통한 직거래 판매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농민들의 모임체인 제철농부들과 우리동네농부들 채널을 통해서 판매를 넓히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러 단체와 지역에서 펼쳐지는 농산물 직거래 장터에 참여해 고객찾기도 부지런히 하고 있구요. 결국은 단골고객들의 소개가 가장 힘들지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표님께서 그리시는 눈사랑아로니아 농장의 미래의 모습은
▲현재는 하우스에 블루베리를 추가로 심을 준비를 하고 있고, 아로니아는 정부에서 어떤 농가정책을 펼지는 모르겠지만, 아로니아를 대체할 대체작목을 지속적으로 찾고 있습니다. 의령군농업기술센터나 경남농업기술원 그리고 유대를 맺고 있는 선후배 회원농가의 경험과 다양한 정보를 듣고 취합해서 대체작물을 선정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아로니아 1500평 식재면적중에서 500평 정도는 대체작물을 심으려고 합니다.

대체작목을 심는 것도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기에 자금력도 필요한 부분이고, 대체한 작물도 잘된다는 보장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부분적인 대체를 통해서 개선해 나가려고 합니다.
종국적으로는 아로니아보다는 블루베리를 더 많이 생산할 계획이고, 이 두 품목의 출하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노동력이 집중투입되는 시기도 다릅니다. 비용을 먼저 줄이고 시장에서 잘 팔리는 품목은 생산량을 늘려서 일단은 농장의 안정화에 심혈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금년 여름도 많이 더울 것이라고 합니다. 수확기를 앞둔 요즈음의 농장 일상은 어떻습니끼
▲저희 농장은 친환경으로 작물을 재배하기 때문에 제초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풀을 뽑고 잡초 방지를 위해 방초망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6월에는 블루베리를 식재할 예정이라 식재할 비닐하우스 정리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비닐하우스가 있지만, 블루베리를 재배하는데 적합하도록 부분적인 개보수가 필요해서 잡초제거와 병행해서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농부로서 농사짓는 신념이 있다면
▲농장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제 마음속에 항상 자리잡고 있는 것은 내 가족과 내 형제가 먹는다는 마음으로 깨끗하게 농사를 짓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이쁘게 만들어서 잘 팔리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하게 만들어서 우리농장에서 만든 농산물을 드신 고객분들께서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농산물을 파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파는 농장으로 남고 싶은 것이지요. 황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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