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예의를 갖추고 마시는 술
진주성-예의를 갖추고 마시는 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8.08 16:3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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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식/진주문화원 회원
윤기식/진주문화원 회원-예의를 갖추고 마시는 술

술(酒)은 알코올의 성분이 있고 마시면 취하게 하는 음료의 종류로 곡주와 화학주, 과일주 등 종류가 다양하다.
반가운 친구를 만나면 어렵고 귀한 손님이 찾아오면 우리네 정서는 주안상을 정성껏 차려 술을 대접하는 일을 잊지 않았다. 손님과 함께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정담이 오고 가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집안의 우환거리도 정치이야기 등 살아가는 이야기로 정담이 오고가는 술을 통해 근심거리도 풀어내고 변해가는 자연 정치이야기 등 찬탄의 자리를 가졌던 것이다.

이런 까닭에 행세께나 하고 체면치레하는 집안에서는 설, 추석 명절이나 조상 제사를 모실 때가 아니어도 술독에 술이 마르지 않은 것이었다. 언제 들이닥칠지 모를 손님을 치르기 위해 언제나 술은 준비되어 있다.

우리네 조상들이 빚었던 술들은 그 이름조차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수없이 많다. 탁주에서부터 맑은 빛깔의 소주향이나 빛깔을 살리기 위해 꽃이나 과일 껍질을 넣어 만든 가향주에 이르기까지 술은 집안에 따라 지방에 따라 맛도 향기도 빛깔도 달랐다. 각양각색이다.

술 이름 또한 듣기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들이 많다. 밥알이 개미가 떠 있는 것처럼 동동 떠있다고 부의주, 흰 아지랑이처럼 술빛이 아롱거린다고 백하주, 진달래꽃을 넣었다고 두견주, 정월초하루에 마신다고 도하주, 말날만을 택해 네 번 빚는다고 사마주, 청명날 밑술을 담근다고 청명주, 비스듬히 누운 소나무를 넣고 빚었다고 와송주, 정월 보름날 아침에 마시면 귀가 밝아진다고 귀밝이술, 더덕 인삼 등으로 담은 술 등 종류가 많다.

이런 술은 조상을 봉사하고 손님치례를 하기 위해서 쓰였던 것은 아니었다.

혼례를 치를 때, 한평생을 마감하고 이승을 떠나는 장례를 치를 때 술이 필요했다. 술은 통과의례의 격식을 갖추는 데 빠질 수 없는 음식물이었던 것이다. 어린아이가 15세가 되어 성인이 되었음을 상징해주는 관례를 올릴 때도 술은 꼭 필요했다.

웃어른이 관례를 올리는 당사자에게 술 한 잔을 권하면서 “이제 네가 하는 행동은 책임과 임무가 따른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즉 술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상징하는 매개물이었던 것이다. 술 한잔을 만들기 위해 수없이 많은 땀과 공이 들어간다는 사실 그 공을 생각하면 속이 상한다고 술이 사람을 먹는 것처럼 흐트러진 모습을 보일 수 없었다.

자연을 생각하고 음미하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이런 음주문화가 정착될 때 세상은 더욱 밝고 살만한 곳이 되리라고 여겨지는 것은 모두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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