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아베는 들어라
아침을 열며-아베는 들어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8.08 16:31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진환/국학강사
김진환/국학강사-아베는 들어라

지난 8월2일 그대가 거느리고 있는 일본 자민당 각의에서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통문을 보냈고 우리는 잘 받았노라. 그대는 그날 각의에서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가, 이른바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우리를 제외한다고 말하였다. 한마디로 첨단 소재를 팔지 않겠다는 말이었다. 우리가 낭패를 당해야 과거역사를 더 이상 운운하지 않겠지 하는 속셈이었다. 참으로 어이없는 결정에 대한민국의 민초인 나는 혀를 내두르지도 못하였다. 다만 100년 전에는 이것보다 더 한 파렴치한 일을 자행했던 일이 있었으니 그대의 소행으로 내가 정신을 차리는데 걸리는 시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우리말에 이런 게 있다. 소한마리가지고 이웃끼리 다투지 아니한다.

말이 그러하듯 우리는 조상대대로 이 말을 새기며 이웃사촌끼리 오손도손 살아왔건만 어찌 이리도 염치없는 짓을 그대들은 반복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대들의 선배들이 잘못을 저질렀으면 “저희들은 다릅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며 진심으로 사과를 해서 혀가 닳아도 모자랄 판에 또 다시 우리를 가지고 놀아보자며 장난감 취급하는 모습에 더 이상 우리는 먼 산만 바라볼 수가 없노라. 지금부터 우리는 거룩한 분노를 선택 하였다. 하여 내가 지금 일갈하니 귀가 있거든 새겨들을 일이다.

먼저 우리는 그대가 생각하는 만큼 약하지 아니하다. 과거 수나라, 당나라가 쳐들어왔을 때도 물리쳐 내쫓았고 거란의 10만대군도 귀주에서 쓸어버렸으며 유럽까지 제패했던 몽고군도 살리타이의 눈을 빼서 돌려보냈으며 귀와 코를 베가며 노략질을 일삼던 7년 임진란 때도 기어이 당신의 못된 선배들에게 거북선으로 참교육을 시켰다. 과거에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돌보지 못한 어이없는 실수로 정신 줄을 놓아서 나라를 잃었고 그로인한 고통은 말할 수 없이 컸음을 안다. 우리는 국민이 하나 되지 못한 나라의 비참함을 온몸으로 알고 있다. 참으로 우리는 인고의 세월을 견뎌왔다. 36년을 초근목피로 버텼고 또 다시 동족상잔의 어이없는 비극을 넘으며 마침내 동아시아에서 당당히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

세계사적으로 전무후무한 일이 벌어졌고 이 모든 번영과 영화가 피와 땀으로 우리를 지켜주신 우리 선조님들의 정성에 우리는 감읍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헌데 이 사실이 그렇게도 당신에게 배 아픈 일인가 묻고 싶다. 이웃나라가 잘 되면 이를 배우고 함께 번영하자고 머리를 맞대고 손을 잡을 일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우리가 더 크기 전에 싹을 자를 몽상으로 이리 나오니 속 좁은 당신을 지도자로 둔 일본 백성들이 너무도 가엽다. 급기야 우리의 나라님도 경제독립을 위한 일전을 치르기로 두 주먹을 굳게 지었으니 이는 우리 만백성이 바라던 터라 한 치의 이지러짐이 없이 나아갈 것이다.

돌이켜보면 우리들이 너무도 긴 세월을 그대나라와 중국으로부터 핍박을 받다보니 엄청난 내공과 내성이 배태되었노라. 저들은 맞아야 정신을 차린다는 망상이 그대들의 뇌수에 차있는지는 모르나 이제는 사정이 너무도 다름을 알라. 우리는 평화를 아끼고 사랑한 나머지 참고 참아왔다. 소가 아니라 목장하나까지도 양보하면서도 우리는 이웃끼리 싸우기를 원치 않았으나 당신과 당신이 이끄는 일련의 무리들은 너무도 치졸하고 영악한 모습을 보여 이제 꾸짖는 일마저도 염증이 나고 치가 떨린다. 왜냐하면 그대들은 건전한 대화의 상대가 되지도 않고 염치는 모기 다리보다도 짧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분연히 일어났다. 한번 달아오른 이 기운은 온 천지를 불태울 정도로 클 것이며 온도 또한 뜨겁다. 불매운동의 바람은 태풍이 태풍을 부를 듯이 강해질 것이다. 우리나라의 남녀노소 학생, 근로자, 일반시민들이 독립운동은 하지 못하였지만 불매운동은 하겠다고 나섰고 인터넷강국답게 우리의 젊은이들은 각자 폰에 자세히 그대나라의 상품을 깨알같이 전파하고 있음이니 과거의 불매경우와는 전혀 다름을 알라. 그간 우리는 그저 사이좋게 지내보자는 이유로 일본여행을 주저하지 않았으나 이제 당분간 걸음을 멈추겠다. 이어 우리의 발걸음과 눈동자가 더 이상 일본의 주머니에 돈을 채워주는 일체의 거래를 중단하겠다. 그렇게 알라. 삼일신고에서 이르기를 선복악화 즉 선하면 복을 받고 악하면 화를 입는다고 하였다. 우리는 이제 그대들이 완전히 무릎을 꿇을 때까지 나아가고자 한다.

다만 걱정하지 말라. 우리는 그대들 땅에서 관동 대지진으로 대형 참사가 벌어졌을 때 어이없는 분풀이를 위해 우리에게 뭇매를 가하고 살인을 저질렀던 그 작태를 복사하지 않겠노라. 신사적으로 고통을 줄 것이며 완전히 고개를 숙일 때까지 가겠음을 전한다. 훗날 눈물겨운 그대의 사과도 사양하겠노라. 아베 들어라, 그대의 말이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고 피눈물이 나오는 입구가 될 것이다.

우리의 두 팔과 다리는 호랑이와 같이 튼튼해 질것이고 두 눈은 독수리보다도 더 빛날 것이며 아랫배는 곰의 그것보다 두터워질 것이다. 올해가 가기 전에 선명하게 5천만이 증명해 줄 것이다. 훗날 세계사가 ‘대한민국은 일본을 정신 차리게 한 유일한 국가’라고 기록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