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구만산 통수골에서 마지막 바캉스를
밀양 구만산 통수골에서 마지막 바캉스를
  • 장금성기자
  • 승인 2019.08.08 18:49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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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m 거대한 구만폭포로 무더위 날려 버려
밀양 구만계곡 데크로드
밀양 구만계곡 데크로드

지난 8일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입추(立秋)이지만 여름은 이에 반항하듯 무더위를 절정으로 끌어 올렸다.


에어컨 밑에서 떨어질 수 없고 태풍이 올라온다는 소식에 걱정되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될 지경이다.

이런 날이 계속되다 보면 평소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시원한 계곡에 발 담그고 사색하고 싶어진다.

밀양시 산내면 봉의리에 있는 구만산(九萬山·785m) 계곡은 지리산의 계곡들과 함께 경남도내 3대 계곡으로 꼽히며 거대한 구만폭포로 산객들의 여름산행지로 특히 인기가 높다.

밀양 구만산 계곡 = 영남알프스의 최고봉인 가지산(1240m)에서 동서로 뻗은 운문지맥 끝자락에 위치한 구만산은 민초들의 애환으로 굴곡진 구만계곡이 산의 형세보다 더 명성이 높다.

보석처럼 감추고 있는 구만산 계곡은 일명 ‘통수골’로 불리는데 통처럼 생긴 바위협곡이 8km에 달하며 임진왜란 때 9만여명의 백성들이 전란을 피해 이곳에 몸을 숨겼다는데 그래서 유래해 구만계곡이라고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설악산 천불동에 비견되는 구만계곡은 양쪽에 암벽이 솟대처럼 솟아 있고 곳곳에 장대 같은 폭포가 걸려 있다. 높이 50여m의 거대한 구만폭포를 비롯해 갖가지 기묘한 폭포들이 즐비해 폭포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골자기마다 형성된 소와 담이 아름답고, 그 안에 담긴 물은 그냥 들이켜도 될 만큼 깨끗하다. 협곡 안에 천태만상 바위들이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구만폭포 아래 10m 높이의 바위 밑에서 흘러나오는 구만약수. 구만약물탕이라고 불리는 약수는 위장병과 피부병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계곡의 여러 줄기를 모아 세력이 강해진 물줄기는 내려오면서 여러개의 폭포를 형성한다. 구만암까지 이어지는 계곡의 담과 소에는 산행에 지친 발을 달랠 수 있는 탁족하기 좋은 곳이 많다. 몸이 쉬어가는 구만산계곡은 그야말로 힐링 산행지로 제격이다.

밀양 구만산 구만폭포
밀양 구만산 구만폭포

등산코스 = 산내면 봉의리 가라마을 상부 구만계곡 주차장→구만암 갈림길→구만산 첫능선→첫봉우리→안부→억산갈림길→정상→구만폭포→소규모폭포→구만암→주차장으로 회귀. 8km에 5시간30분이 소요된다.

구만계곡은 주차장에서 시작되지만 탐방로는 구만암까지 차량통행이 가능한 넓은 길이다. 구만암에선 계곡 물길을 따라 구만폭포(1.76km)로 가는길과 오른쪽 산으로 붙어 구만산 정상(4.5km)으로 가는 길로 나뉜다. 오른쪽 산에 붙어 바로 구만산 정상에 오른 뒤 폭포 쪽으로 하산하는 시계반대 방향 길을 택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능선산행으로 구만산 정상 까지 오른 뒤 하산길에 구만계곡(통수골)의 아름다움을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첫번째 봉우리에 올랐다가 내려서면 갈림길 안부. 구만산정상까지 1.9km가 남았다는 이정표가 나온다. 구만산 정상 300m를 남긴 지점 갈림길은 억산과 운문산으로 가는 길이다. 5.3km 바깥에 있는 억산(億山)과 운문산은 산객에게 인기 있는 산행지이다.

하산길에서 본 첩첩산중 구만계곡. 마지막 남은 300m거리는 비교적 완만한 오름길로 힘든 산행을 보상받을 수 있는 구간이다. 계곡 길이만 자그마치 8㎞가 넘는 심산유곡이다. 그제야 깊은 산골짜기에 들어왔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작은 물길을 만나고 옛날 숯 가마터 돌담을 몇 개 지나치고 나면 계곡 양쪽에 층층기암이 높이를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솟아 있다. 암벽 단애가 50여m에 달한다. 이곳이 구만폭포다. 상부에서 시작된 하얀 포말이 하부 수면에 닿을 때 폭발하듯 절경을 이룬다. 폭포수가 만들어낸 연한 코발트 블루의 넓이 15m짜리 웅덩이는 깊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장금성기자·사진제공/밀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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