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꽃 중의 꽃 연꽃
진주성-꽃 중의 꽃 연꽃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8.11 17:3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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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꽃 중의 꽃 연꽃

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경남도농업기술원 내 연구농장에 100여종의 연(蓮)이 한창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곳 뿐만 아니라 우리 경남에는 함양 상림공원과 함안 연꽃테마파크, 고성 상리연꽃공원, 진주 정촌 강주연못 등에 아름다운 연꽃이 활짝 피어나 눈 호강을 시켜주고 있는 중이다. 연꽃은 꽃송이의 크기도 크기지만 매우 아름다워서 ‘꽃 중의 꽃’으로 불리 운다.

연꽃은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다. 연꽃이라 하면 불교를 생각하게 되고 불교라 하면 연꽃이 떠오를 만큼 연꽃은 불교의 꽃으로 머릿속 깊이 새겨진 꽃이다. 해마다 사월초파일 부처님오신날이면 절과 거리마다 연꽃등(연등)이 내걸리는 이유는 연꽃이 불교의 정신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는 꽃이기 때문이다.

연꽃을 불교의 상징으로 여기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이른바 부처님의 ‘염화시중(拈華示衆)’의 고사(故事)라고 할 것이다. 부처님이 그의 후계자를 선정하는 방법으로 어느 날 영산(靈山)에서 제자들을 모아 놓고 그들에게 꽃을 꺾어 보이셨다. 아무도 그 행위의 뜻을 알아보지 못했으나 오직 가섭존자만이 부처님이 든 꽃을 보고 빙긋이 웃었다. 꽃과 웃음이 동일한 의미라는 것이다. 그때 부처님이 가섭을 향해 “네가 법이 무엇인지를 아는구나”라고 말하고 그에게 법통을 이양했다는 이야기이다.

연꽃이 불교를 상징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불교의 발생과 연관된 여러 가지 설화 속에 연꽃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부처님이 탄생 하실 때 마야부인 주위에는 오색의 연꽃이 만발해 있었다고 한다. 또 부처님이 태어나서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걷고 있을 때 땅에서 연꽃이 솟아올라 태자를 떠 받들었다고 한다.

연은 더러운 진흙 속 연못에서 자라는 데도 언제나 청정한 자태를 유지한다. 연꽃은 불교의 진리를 나타내기도 한다. 대부분의 꽃은 꽃잎이 지고 씨방이 여물어가지만 연은 꽃이 피면서 동시에 열매가 그 속에 자리를 잡는다. 원인과 결과가 늘 함께 하는 인과(因果)의 진리를 연은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연은 불성(佛性)으로도 비유된다. 물속의 연꽃 씨는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썩지 않고 있다가 다시 움을 틔워서 꽃을 피운다.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불성이 언젠가는 발현된다는 불교의 진리를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사회가 연꽃처럼 청정하고 맑고 아름답게 바뀌기를 바라면서 가을이 오기 전에 근처의 연꽃단지로 나들이 해 연꽃의 고귀함을 한번 느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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