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기술(技術)
도민칼럼-기술(技術)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8.12 15:47
  •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
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기술(技術)

나이 오십이 가까워오는 인생 후배가 처음 만날 때부터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하는 말은 결혼하고 싶다, 다음에 놀러올 때는 여자 친구랑 오고 싶다, 이다. 돈도 있고 가치관도 바르고 품성도 좋은데다 운동을 많이 해서 건강한 체력을 지닌 후배가 여자 친구가 생기지 않는 혹은 생겨도 얼마 못가는 문제는 무엇일까? 곰곰이 살펴보다가 한 가지는 확실한 것을 알아챘다. 매사 진지함!

그래서 나름의 어드바이스로 주문한 것은 ‘웃음’이었다. 가벼워져야 한다고 했다. 삶의 지침을 알려주는 무거운 철학책 말고 유머나 해학을 써 놓은 아예 유머집을 읽는 게 좋겠다고 했다. 무거운 주제를 담은 연극이나 뮤지컬보다 자기들끼리 즐거운 예능 프로 말고 정통 코미디프로나 극장에서 하는 19금을 넘는 개그쇼를 보러가라고 했다. 몸만 운동하지 말고 정신도 운동이 필요하다. 웃음이 정신의 조깅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런데 이 이야기를 하는 속뜻은 좀 다른 데 있다. 지금 우리는 경쟁전쟁 중이다. 누가 잘하고 잘 못 했느냐는 우선 뒤로 미루고 생각해 보자. 지금 항복을 하자, 끝까지 싸우자, 로 세상이 시끌벅적하다. 어차피 시작된 싸움, 끝은 내야 한다. 그리고 시작했으면 이겨야 한다. 지금의 정부가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적의 편이 될 수는 없다. 그걸 조장하거나 거기에 동조하는 것은 지역감정에 휘둘리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솔직히 우리나라가 정당 정치라고 하지만 그 정당의 정책이나 공약에 동의해서라기보다 우리는 이곳에 사니까 이 정당을 지지해야 우리에게 더 이득이 온다, 라는 생각이 지역에 사는 우리들에게는 압도적이다. 무슨 이득이 올까? 대한민국 전체의 이익이 아니라면 다 소용없는 일이다. 경제는 모두 연동이 되어있다. 일반 서민은 혼자만 잘 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연애의 기술로 웃음과 유머를 말했듯 장기간으로 갈 가능성이 많은 이 싸움의 기술도 우리가 지금의 상황을 즐겨야 한다는 것이다. 즐긴다고 하니 반감이 서겠지만 분노로, 끓어오르는 감정으로는 기운만 소비하고 지칠 수 있기에 부득이 즐기라는 표현을 썼다. 지금 우리 잘하고 있다. 얼마 전 한국 콜마 회장이 곧 대한민국이 망해서 우리나라 여자들이 모두 베네수엘라 여성들처럼 단돈 7달러에 몸을 파는 세상이 될 거라고 말했다는데 그 회사의 화장품 재료가 안 쓰이는 데가 없어서 불매 운동이 쉽지 않을 거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웬 걸? 어찌 그리 꼼꼼하게 제품을 선별했는지 IT강국의 위세답게 물품명만 입력하면 바로 콜마제품인지 아닌지를 알려주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간단하게는 바코드의 첫 숫자에 49와 45가 일본산이라는 것도 알았다.
일본에 사는 전 일본인이 미운 것은 아니다. 전쟁 중에는 일일이 선별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이 와중에 우리나라를 찾은 일본인들에게는 환대를 해야 한다. 더불어 전범기업이나 우리 안에서 가짜 뉴스를 전파하는 못된 기업인이나 정치가에게는 쓴소리와 불매 운동을 확실히 해야 한다.

우리 경남도에는 요즘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다. 내게도 꾸준히 그 뉴스를 전해오는 분이 있다. 처음에는 민족의 자긍심을 부추기는 말로 시작하다가 종내에는 이 정부를 끌어내려야 우리가 살 수 있다고 한다. 전쟁 중에 대장을 끌어내리려 하다니! 화가 나서 알만한 분이 어찌 그리 나라 생각을 안 하느냐 야단을 쳤다. 반성하건데 좀 더 유머러스한 글귀로 그분의 잘못된 생각이 돌아올 수 있게 했어야 했다. 이 칼럼을 통해 다시 말한다면 닭 쫒던 개 지붕 쳐다보는 그림과 함께 아베를 사랑하지 마세요! アベを愛しないでください(아베와 시나이데 구다사이!) 그리고 자기들의 잇속만 챙기는 정치인도 아웃이라고 써 보내련다. 아! 요즘은 이런 개그가 유난히 그립다. 분노로 지치지 않을 우리 마음의 강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