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자살의 분석(3)
칼럼-자살의 분석(3)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8.12 15:47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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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자살의 분석(3)

몸을 불에 태워 죽는 분신(焚身)을 보면 동양에서는 명예로운 것으로 간주되어 왔지만 서양에서는 1963년 6월 이전까지는 드문 일이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분신자살의 경우 대부분 사회나 국가의 정의를 요구하며 일어난다는 점이다.

동물을 이용하여 자살하는 방법을 보면 동물원의 우리 안으로 뛰어 들어가 성난 동물(사자, 호랑이, 악어, 곰 등)에게 몸을 맡기는 불행한 자살자들도 있다.

1906년 도박으로 전 재산을 날린 엘메다 자작은 어느 날 밤 사자 우리 안으로 들어가 무참히 물어 뜯겨 죽고 말았다. 그의 유서에는 ‘내 시신의 잔해를 주워 모아, 조상들의 묘소에 매장해주기 바라네’라고 적혀있었다. 폭약을 이용하여 자살하는 방법을 보면 다이너마이트와 TNT 화약에 의한 자살이 있다. 자살에는 조용한 임종자리가 없다. 그것은 삶과 믿음을 갈가리 찢어내고, 뒤에 남은 사람들로 하여금 기나긴 고통의 여행을 시작하게 한다. 그 여행의 주된 특징을 들어 ‘고통의 심문’이라고 한다.

자살동향에 대해 전 세계적인 조사 연구를 하는 세계보건기구는 1968년 다음과 같이 자살의 정의를 내렸다. ‘자살이라는 것은 죽음에 대한 의지를 지니고 자신의 생명을 해쳐서 죽음이라는 결과에 이르는 자멸행위이다.’라고 했다. 1960년 대 초. 파리에는 ‘자살실패자 클럽’도 있었으며, 자살에 대한 예방과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최초의 국제기구(IFOTES: 국제전화 긴급서비스 연맹)도 있으며, 믿기 어려운 사실이지만 자살을 도와주는 ‘자살 클럽’, ‘죽음 협회’, ‘존엄한 죽음의 권리’라는 단체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기도 하다. 또 1982년 발행된 <자살법>이라는 책은 자살에 관한 아주 실천적인 내용들까지 다루고 있는데 이를 테면 죽으려면 정확히 어떤 약을 얼마만큼 먹어야 하는지 까지 밝혀 놓고 있다. 이 책은 판매금지가 되기 전에 대 성공을 거두었으며 80명 이상이 정확하게 이 책의 방법대로 자살을 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1930년대 헝가리 유고슬라비아 사라예보 경찰이 한 자살 클럽을 적발했다. 그 클럽에서는 자살을 희망하는 회원들이 제비뽑기로 자살자를 지명했다. 밤마다 50명쯤 되는 자살 희망자가 모여 제비뽑기를 했다. 52장의 카드 속에 해골이 그려진 카드를 집어넣고, 그것을 뽑은 회원이 그날 자살하기로 되어 있었다. 또 집단자살에는 종교적인 이유가 있다. 주동자의 영향으로 방황하는 영혼이 더 나은 영원한 삶을 추구하기 위해 집단자살을 한다.

인간세상이 하도 기이하여 가장 독창적인 방법으로 죽은 사람에게 수여하는 자살에 관한 상이 있다. 바로 ‘다윈상’이란 것이다. 이 상을 받기 위해서는 죽을 때 몇 가지 조건들만 충족시키면 된다. 즉, 황당무계(荒唐無稽)한 죽음이 진실이어야 한다. 나중에라도 그 이야기가 거짓이라고 판명되면 수상 자격이 없어진다. 수상 후보자는 해당 연도에 사망한 자라야 하고 또 자기 자신의 어리석은 행동에 의해서 사망한 자라야 한다. 심사위원들은 어리석음과 무지를 아주 잘 구별한다. 어린아이들은 무지하다. 오로지 성인들만이 어리석은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후보자는 최소한 16세는 되어야 한다. 다윈상은 매년 시상한다. 인터넷상에서 심사위원들은 가장 적합한 사망자들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며, 가장 그로테스크(기괴한)한 사망자에게 상을 수여하기 위해 수많은 자료 중에서 기이한 것들을 추려 낸다. 수상 가능성이 높은 후보자는 다음과 같다.

시나이반도에 살았던 한 섬유질 신봉자는 콩, 양파, 야채 같은 것으로 지속적으로 다이어트를 하여 방귀를 많이 뀌었다. 이 사람은 밀폐된 침실의 산소량을 감소시킬 정도로 방귀를 많이 뀌어 산소부족에 의한 질식사였다. 구조대원 3명이 이 사람 방에 들어갔는데 냄새가 워낙 지독해 그 중 한 사람이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핫도그 도둑이 자기가 훔친 물건을 지키기 위해서 한 입에 삼키다가 그만 질식해 사망했다. 설사로 고생하는 한 식물학자가 자연보호로 지정된 캘리포니아의 바닷가 절벽에서 용변을 보다가 그만 바다에 떨어져 사망했다. 전류가 흐르는 전선에다 소변을 보다가 감전으로 죽은 사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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