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법 자제(自制) 이런 비교에 화날 것이다
칼럼-사법 자제(自制) 이런 비교에 화날 것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8.13 14:4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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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홍/김동리 다솔문학 협회 회장ㆍ시인ㆍ작가
황규홍/김동리 다솔문학 협회 회장ㆍ시인ㆍ작가-사법 자제(自制) 이런 비교에 화날 것이다

“대통령이 1965년 한 일 협정 당시 역사적 사항과 지금의 외교 현실에 대해 국민에게 솔직히 말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한 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열어가자고 설득해야 해법이 있다” 한쪽에는 당신의 이런 발언을 지지하겠지만, 다른 쪽에서는 모욕과 조롱 쌍욕을 퍼붓는다. 위안부 문제와 징용 문제는 맥락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에서 문정권이 박정권 당시 만든 위안부 이상 성과를 거둘 가능성은 없다.

문정권은 이런 비교에 화날 것이다. 16세기 말 일본은 중국을 정벌한다는 명분으로 조선을 침략했고, 유린했다. 아무런 힘이 없었던 조선은 제대로 된 전투도 치러보지 못했다. 그 결과 거의 100만으로 추정되는 인명피해를 보았다.

왜군은 전과를 자랑하고자 18만5000여 조선인의 코와 귀를 베어갔다니 그 참혹함을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일제강점기에는 100만 명이 넘는 징병과 징용도 큰 아픔이지만, 많게는 20만 명에 이른다고 하는 위안부 문제는 일본의 비협조로 정확한 진상 파악도 못 하고 있다고 하니 답답한 마음이다. “일본 보상 필요 없다”던 YS해법이 낫지 않은가? 진퇴양난인 징용 배상 문제 金, 前 대통령의 93년 방침처럼 예산으로 先 지급하면 안 되나? “청구권 협정 서명해 놓고 한국, 계속 추가 요구 내놔” 그런 구차한 말 듣기 싫다.

그렇다면 차라리 우리 예산으로 청구권 배상금을 먼저 지급하는 것이 어떤가? 그래서 수출 규제의 빌미가 되는 뇌관을 제거한 뒤 절충은 뒤로 미루는 것이다. 잘 되면 좋고 안 되면 우리가 부담을 떠안아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1993년 38조원 규모 예산으로 하겠다고 했던 일을 469조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난 예산으로 감당 못 할 이유가 없다. 배상을 받아내는 것으로 일제의 죄과를 추궁하고 싶은 심정은 모든 국민이 한가지다. 하지만 눈을 돌려 바깥 세계를 보면 과거의 악연(惡緣)을 딛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간 사례도 없지 않다. 요즘은 사이가 부쩍 좋아진 것으로 보이는 미 일 관계가 그렇다.

미국은 19세기 이전 만 해도, 일본을 잘 몰랐고 ‘천왕’을 받드는 일본인들을 미개인처럼 여겼을 정도다. 일본이 진주만을 침공하고 자 국군 수천 명이 사망하자 반일 감정은 극에 달했다. 워싱턴의 벚꽃나무는 모두 잘라버렸고, 일부 단체는 미국에 거주하는 일본인을 사냥해도 좋다는 면허증을 내줄 정도였다. 미국 정부는 12만 명에 이르는 일본계 미국인을 강제로 수용소에 가두어 버렸다. 아직도 미국대통령은 진주만을 방문해 2차 세계대전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1945년 8월 6일에는 히로시마 원폭 투하로 6만4000명이, 천황이 항복문서를 준비했던 8월 9일에는 나가사키원폭 투하로 3만 9천명이 사망하고 방사능 후유증으로 70여만 명이 희생되었다. 미국이 황인종을 상대로 핵실험을 했다며 일본 내에서는 반미감정이 극에 달했다.

하지만 일본은 미국에 안보를 맡기며 세계 3위 경제 대국을 이루었다. 맥아더 장군이 일본을 ‘전쟁할 수 없는 나라’로 만든 평화 헌법을 개정해서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탈바꿈하려들고 있다. 이런 일본의 행보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고, 미국과 긴밀한 협의 아래서 추진되고 있다. 국제관계는 상대방이 있고 ‘양국간 청구권 문제가 완전히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으로 확인한다’고 명시한 협정문에 한 일 당국자가 공동 서명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역사다.

그 협정에 따르면 토를 다는 것이 한국을 ‘계약서에 도장 찍어 놓고 자꾸 추가 금액을 요구하는 나라’처럼 만든다. 1972년 중 일 국교 정상화 때 중국이 “원한을 덕으로 갚는다(以德報怨 이덕보원)” 면서 청구권을 포기했다는 사례와 자주 비교되기도 한다.

우리가 왜 한 입으로 두 말하는 구차한 국민인 것처럼 비쳐야 하나? 일 침략 사, 우리는 좋아할 수 없어 밀월 관계 美 日도 원한의 역사 지혜로 일군 세계 10위권 경제 내실 다지는 자신과의 전쟁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선택 하여야 할 전쟁 형태는 역사전쟁이나 무역 전쟁이 아니다. 우리 내실을 다져서 어떠한 상황에도 우리의 평화와 번영을 지킬 수 있는 자신과의 전쟁이다.

앞 선 사람들이 일구어 놓은 경제의 부강을 한 순간의 통치자 결정의 잘 못 선택은 나라의 경제를 망가트린다. 자기들의 생각대로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정책을 편다면 그것은 안 좋은 역사가 된다. 싸워야 할 적은 따로 있는데도 과거의 역사와 안 좋은 것을 빌미로 경제를 망가지게 한다면 그동안 힘들고 부강하게 성장한 경제는 다시 오지를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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