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열며-아베의 야망
아침을열며-아베의 야망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8.15 16:0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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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선거연수원 초빙교수·역학연구가
이준/선거연수원 초빙교수·역학연구가-아베의 야망

칠흑(漆黑)같은 어둠 속에서 은밀하게 소리없이 다가온 닌자의 칼날은 번개처럼 상대의 생명을 날려버린다. 칼의 문화로 상징되는 사무라이의 공격이다. 사무라이의 겉과 속을 섣불리 짐작하여 가볍게 대응하다가는 이처럼 대단히 위태로울 수 있다. 개인의 속마음과 사회적 태도를 구분하여 처신하는 이런 태도를 일컬어 혼네와 다테마에(本音と建前)라 한다. 물론 일본사람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교토 사람들의 경우 속마음을 숨기는 데 익숙하고, 오사카 사람들은 솔직하게 말하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지금 ‘NO 아베’와 ‘일본상품 불매운동’이 남녀노소를 막론하여 우리나라 전역에서 드세게 일고 있다. 이런 우리의 ‘분노’를 일본 DHC(대학번역센터) 화장품 자회사 패널진은 ‘조센진’의 ‘냄비근성’이라며 조롱하고 낄낄거린다. 지난 역사를 기억하면서 우리는 피해자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데 정작 일본인들은 스스로의 역사에서 가해자임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그들은 원폭의 피해자임을 알리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일본정부로부터 기습공격을 당하고, 미국 정부로부터 봉 취급당하며, 그렇게 모든 정성을 다하여도 북한으로부터는 조롱을 받고, 중국으로부터는 무시를 당하고 있는 모습이 지금의 우리나라 국민들이 느끼고 있는 자괴감(自壞感)이다. 지금도 삶과 생활의 고저가 격랑 치는데 앞으로의 경제적 여건이 매우 불투명하다, 이럴 때일수록 나라의 지도계층과 국민들이 혼연일체 단결하여 돌파구를 뚫어 나가야 하는데 지금 우리의 모습은 갈기갈기 찢어져 있다. 정치권에서 국민들을 한마음으로 통합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갈가리 흩고 있다. 정치권에서 국민들을 걱정하여야 하는데 오히려 국민들이 정치권을 걱정하고 있다. 이런 가치와 역할의 전도(轉倒)현상이 극심하다. 1800여년전 제갈공명의 동이족 이간책이 지금까지도 그 여파를 미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한다.

수출규제라는 돌멩이 하나로 우리나라에 이러한 혼란의 소용돌이를 휘갈겨 놓고 기시 노부스끼의 외손자 아베 신조는 호시탐탐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정립하기 위하여 그 강렬한 집념을 은근하게 또는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그는 일본의 기술, 일본의 돈, 일본의 군사력이면 다시금 한국과 만주와 중국과 러시아를 정복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다만 일본헌법 제9조의 족쇄에 걸려 있기에 이 족쇄를 풀기 위하여 지금 일본 내 정치적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은 스스로 아시아인이 아니며 러시아를 건너온 유일한 아시아의 유럽인이라는 환상을 꿈꾸고 있다. 일본 천황의 계보가 백제계라는 사실을 지독히도 인정하기 싫어하며 미개한 아시아와 분리하여 생각하고 싶은 열망이 강렬하다.

아베의 외교적 행보는 더욱 노골적이다. 이미 미국과는 신 에치슨 라인 방어망을 구축한 것처럼 보인다. 일본이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된다면 미국은 여러모로 이익이며 안정적이다. 미국의 자본과 군사력 지원 없이도 일본의 자본 군사력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도 막강한 군사 장비를 일본에 어마어마하게 팔고 있는데, 일본이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된다면 미국의 방산은 대규모적 호황과 이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진보적 이념과 국제관계에서의 롤 모델 역할을 내 팽개쳐버린 미국 장돌뱅이 주판알은 철저하게 이익확보에만 가치를 두고 있다.

그 남은 여력으로 미국은 자국민들의 복지와 유럽쪽의 방어방을 더욱 탄탄히 구축할 수 있기에 일본의 전쟁할 수 있는 나라 화는 미국으로서는 덩굴 채 굴러온 횡재인 셈이다. 하지만 이를 방치하다가는 미국 역시 진주만 공습처럼 또 한 번 일본의 닌자 식 가미가제 특공대의 공격에 당할것이다. 일본은 원래 그러하기 때문이다.

공자는 믿음과 밥과 군사적 안보를 굳건히 하는 것이 정치의 근본이라 하며 그 중에 신뢰에 가장 높은 가치를 두었다. 일본의 정치권은 지금 우리나라의 희생양으로 삼아 국제 사회에서 그들의 우위적 입지를 더욱 굳건히 구축하려 나가려는 전략을 취한다. 특히 그들은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을 믿을 수 없는 나라라는 이미지 구축을 위한 전략을 취한다. 닌자처럼 어둠 속에서 은밀하고 꾀스럽게 추진하고 있다.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신뢰할 수 없는 나라라고 낙인찍히면 독도와 제품은 물론이거니와 우리나라의 입지조차도 흔들릴 것임은 명약관화하다.

따라서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신임도와 기술력을 지금보다 더 강도있게 구축하여 나가야 한다.
이런 국가적 목적을 위해 지금 나는 여기서 무엇을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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