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병적 비만의 수술적 치료
건강칼럼-병적 비만의 수술적 치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8.15 16:06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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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호/경상대학교병원 외과 교수
박지호/경상대학교병원 외과 교수-병적 비만의 수술적 치료

전 세계적으로 비만의 유병률이 증가하면서 비만과 관련된 질환의 발병률과 그 합병증이 증가하고 있다. 비만은 선진국 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 모두에서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공중보건문제이다. 미국의 경우 2014년 전 인구의 36%, 청소년의 17%가 비만에 해당하며, 한국의 경우 국민건강영양조사(Korean National Statistical Office)에 의하면 성인의 비만 유병률이 1998년 26.7%에서 2007-2009년 30.9%로 증가하여 전 세계적인 추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비만은 독립적으로 또는 다른 질환과 연관되어 많은 건강관련 문제를 발생시킨다. 특히, 고혈압, 고지혈증, 관상동맥질환, 당뇨, 수면무호흡증, 지방간질환, 그리고 특정 암의 발생증가(식도암, 췌장암, 신장암, 폐경 후 유방, 자궁내막암, 자궁경부암, 전립선암)와 연관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매년 과체중 또는 비만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280만 명이 사망하고 있다.

오랫동안 의사들은 ‘비만은 식이조절, 운동 또는 약물 등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나 유럽에서 나온 다양한 임상연구 결과를 토대로, 의학계에서 “비만의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이라는 명제는 공고히 확립되어 있다. 미국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 of Health, NIH) 기준에 따르면 비만수술의 가능한 후보군은 체질량지수가 40kg/m2이상이거나 위험도가 높은 동반 질환이나 생활습관을 제한하는 비만 유발 신체 조건을 가진 35-40kg/m2의 체질량지수를 가진 환자이다.

비만수술은 체중을 줄이기 위해 위(胃)의 용적을 감소시키거나, 음식물을 흡수하는 소장을 우회시키는 수술법을 말한다. 대표적인 3대 비만수술로는 위우회술, 위소매절제술, 위밴드술이 있다. 위우회술은 위를 전체 용적의 10% 정도만 남기고 나머지 90%의 위로는 음식물이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동시에 전체 소장(보통 5m 정도임)의 100~200㎝ 정도에 음식물이 지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수술이다. 수술 방법은 비교적 복잡하지만 체중 감소 및 당뇨 치료 효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위소매절제술은 위의 팽창하는 부분을 모두 절제하는 수술이다. 전체 위 용적의 20~30%가 남지만 남는 위는 거의 늘어나지 않는 부분이므로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나다. 수술이 간단하고 합병증 발생률이 매우 낮아서 최근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다. 위밴드술은 위의 위쪽 부분(식도와 위가 만나는 부분)에 조임장치(밴드)를 설치하여 식사량을 감소시키는 수술이다. 수십년간 유럽, 호주, 미국 등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었지만 현재는 비교적 높은 장기 합병증, 낮은 체중 감소율 등으로 그 시행 횟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만 유병률은 높지 않지만, 당뇨 유병률은 서구 선진국과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비만수술의 적용은 약물로 치료하기 어려운 당뇨 환자를 중심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많은 비만 관련 합병증을 가지고 있는 병적비만환자의 가장 확실한 치료로 수술 후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영양관리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환자들의 삶의 질을 한 차원 더 높이는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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