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목탁(木鐸)의 의미
진주성-목탁(木鐸)의 의미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8.18 15:3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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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목탁(木鐸)의 의미

흔히들 언론을 ‘사회의 목탁’이라고 한다. 이는 언론이 사회에 불을 밝히는 사회적 계도에 대한 기능을 말하는 것이다. 목탁은 스님들이 염불을 할 때 치는 동그랗게 생긴 불구(佛具)이다. 목탁은 불교의 사물(四物) 가운데 하나인 목어(木魚)에서 비롯됐다. 목어를 휴대하기 편하게 만든 것이 목탁이다. 목탁의 구멍은 물고기의 눈을 닮았고, 손잡이는 꼬리지느러미를 닮았다.

목탁은 염불을 하거나 대중이 모여 경전을 외울 때 운율과 박자를 맞추고, 수행중인 수도승의 맑은 정신을 유지하고자 번뇌와 잡념을 깨트리게 해주는 신호음으로 주로 사용된다. 또한 공양 시간이라든지 회합 시간 등을 알리는 데에도 목탁을 사용한다. 이처럼 다양하게 쓰이는 목탁을 치는 데에도 구별이 있다. 먼저 작은 소리에서 점점 큰소리가 나게 치는 것을 올림 목탁이라 하며, 큰소리에서 점점 작아지도록 치는 것은 내림 목탁, 일정한 소리와 박자로 치면 일자 목탁이라 한다.

목탁은 그 유래에서 보듯이 경계(警戒)의 상징이다. 목탁의 유래를 보자면 옛날 방종한 벌로 물고기가 된 제자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자 도승이 물고기의 등에 나무를 심었는데 풍랑이 칠 때마다 등의 나무가 흔들려 엄청난 고통을 느낀 나머지 참회하게 된 제자를 도승은 다시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고 이로 인해 나무로 물고기의 형상을 만들어 스스로를 경계하는 도구로 삼은 게 목탁이다.

목탁이 수행자들을 경책하는 도구로 사용된 것은 물고기와 관련이 깊다. 물고기는 밤낮으로 눈을 감지 않으므로 수행자로 하여금 자지 않고 도를 닦으라는 뜻으로 목어를 만들었다고 하며, 이것을 두드려 수행자의 잠을 쫓고 정신이 혼미한 수행자를 경책한다는 것이다. 수행자들이 늘 깨어있는 자세로 용맹 정진해야 한다는 의미가 목탁에 내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물고기를 형상화했다고 하는 목탁의 모양은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니다. 목탁의 속이 빈 것은 공(空)을 나타낸다. 탐(貪) 진(瞋) 치(癡) 삼독(三毒)이 비어 공한 마음을 만들고, 그 빈 마음이 세상에 울려 중생의 악업을 제거하고 해탈심을 심어줄 수 있다는 원력이 목탁에 담겨 있다. 사찰에서 울리는 목탁소리가 사람들의 마음을 청량하게 하고 깨달음에 대한 서원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불교가 어지러운 세상에서 중생의 목탁이 되려면 스님들의 자질을 높여야 한다. 아울러 우리 중생 모두가 세상의 목탁이 되면 그 곳은 정토(淨土)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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