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거리제한’ 논란 뜨거운데…함양 휴천면 돈사 가축분뇨 대량 유출
‘축사거리제한’ 논란 뜨거운데…함양 휴천면 돈사 가축분뇨 대량 유출
  • 박철기자
  • 승인 2019.08.18 17:47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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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문정리 3t·7일 목현리 40t 방류…하천 유입돼 농작물·식수오염 우려
군 “고의 발생 추정, 원칙 처분”…주민 “악취, 오염 심각” 규제강화 목소리
▲ 지난 9일 휴천면 산두마을 앞 서두천. 7일 휴천면 목현리 소재 돈사에서 가축분뇨가 유출된 지 이틀이 지났는데도 부영양화로 녹조가 심하게 끼어 있다. 사진/제보

지난 5월 가결된 함양군 가축사육제한조례 개정안에 대한 논란이 채 식기도 전에 최근 함양군 휴천면 축사 2곳에서 가축분뇨 유출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더구나 방관·고의에 의한 사실상 무단방류로 추정되고 있어 축사 규제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휴천면 목현리 소재 돈사에서 가축분뇨가 대량 유출돼 이를 발견한 주민들이 경찰과 군에 신고했다. 돼지 1700여두 규모의 돈사다. 현장조사에 나선 군에 따르면 이날 유출된 가축분뇨는 약 40t. 군은 당시 태풍이 오는 가운데 야간에 방류가 이뤄졌다는 점 등을 들어 축사 옆 수로를 통한 농장주의 무단방류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일에도 휴천면 문정리 소재 500~700여두 규모의 돈사에서 가축분뇨 유출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유출된 분뇨는 약 3t으로 축사 아래 수로를 따라 계곡으로 유입됐다. 현장조사 결과 30여년 된 해당 축사의 노후화된 분뇨저장조에서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출된 폐수는 계곡과 서주천을 통해 인근 하천인 임천으로 흘러들어 하천오염은 물론 농수로를 통한 농작물 피해, 토양오염, 상수원수 수질오염 등이 우려되고 있다.

마을의 한 주민은 “평소에도 비가 내리는 날엔 악취가 났었다. (폐수를 방류하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은 들었지만 이번처럼 (방류사실이) 드러난 건 처음”이라며 “폐수가 흘러내린 날 아침엔 마을이 발칵 뒤집어졌었다. 마을 앞 하천이 시커멓게 변했다”고 상기했다.

또 “(폐수를 방류한 축사) 자기들 말로는 기계가 고장 나서 폐수가 넘어갔다고 주장하지만 믿을 수 없다”며 “주민이 뭘 할 수 있겠나. 그 사람들이 잘해야지. 군에서 강력하게 벌금을 주든지 행정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지금 하천에 흘러있는 폐수가 침전돼 금방 안 씻겨 내려가는 상태”라며 “(농수로까지 오염돼) 농로에 물대서 농사짓는 사람들은 많이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군은 각 축사에 대해 고발조치를 비롯해 경고처분, 재유출 방지교육 등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환경위생과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가 발생한 축사들을 비롯해 그동안 (노후화된) 축사시설 등에 대해 여러 번 주의를 당부해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후화된 축사를 그대로 방치하고 한 곳은 무단방류를 했다. 이에 군은 2곳 모두 고의로 발생했다고 보고 경찰에 고발하고 경고처분을 내렸다. 경고처분은 2번 누적되면 바로 허가취소사유에 해당된다”며 원칙적인 조치를 강조했다.

축사거리제한 문제로 축산농가와 군민 사이에 큰 갈등이 일고 채 봉합도 안된 함양군에서 가축분뇨 대량유출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군민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함양주민 A씨(55)는 “이렇게 규정을 지키지 않는 축사는 아예 폐쇄돼야 한다”며 “군의 환경정책이 인근 시군에 비해 한참 뒤처진 결과다. 축사 규제나 단속을 지금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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