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자살의 분석(4)
칼럼-자살의 분석(4)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8.19 15:3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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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자살의 분석(4)

헤비메탈 그룹 메탈리카의 팬 두 명이 자신들을 싣고 온 트럭을 발판으로 삼아 메탈리카 오픈에어 콘서트장을 둘러싼 2.7m 높이의 담장을 넘어 구경을 하려고 하다가 뒤로 떨어져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두 사람은 담장 넘어가 12m나 낭떠러지라는 것을 몰랐다.

미시간 주 알라모 출신의 제임스 번즈(34세)는 자신의 트럭을 수리하려고 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그는 엔진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서 트럭 밑에 들어갔는데, 그때 그의 친구가 트럭을 운전하여 깔려 죽고 말았다.

미국 노스케롤라이나주 뉴튼시에 사는 켄 찰스 바거는 전화벨 소리에 전화기를 잡는다는 것이 침대 옆 탁자에 놓여 있는 권총을 집어 귀에 갖다 대고는 방아쇠를 당겨 사망하고 말았다.

이집트 남부에서는 물에 빠진 닭을 구하려다가 6명이 목숨을 잃었다.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약 386km 떨어진 곳에서 여섯 구의 시신을 끌어 올렸는데 닭은 죽지 않고 살아 있었다. 1997년에 발표된 ‘다윈상’을 순위별로 알아보면…

1위는 심한 변비로 고생하는 코끼리에게 깡통으로 22개의 관장약을 투약했는데 코끼리가 쏘아대는 배설물에 맞아 쓰러져 배설물에 빠져 질식해 숨지고 말았다.

2위는 미국 델라웨어 출신인 실베스터 브리델(28세)은 총알 4발이 장전된 권총을 입에다 물고 방아쇠를 누를 수 있다고 친구들과 내기를 하다가 숨졌다. 심사위원들은 결국 브리델이 이겼다고 판정했다.

3위는 미국 디트로이트 출신의 한 남자는 잃어버린 자동차 열쇠를 찾기 위해 하수도 뚜껑의 좁은 창살로 머리를 밀어 넣었다가 빠지지 않아 목숨을 잃고 말았다.

4위는 ‘누가 가장 용감한 폴란드 사람인가’를 두고 이야기 하다가 보드카 네 병을 마신 한 친구가 전기톱을 들고 소리를 쳤다. “내가 가장 용감한 사람이다”그리고는 자신의 발을 잘라 버렸다. 그의 친구는 그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어 그도 전기톱을 들고 자신의 목을 잘랐다.

5위는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의 농구경기에 돌아갔다. 멋진 골을 집어넣은 한 선수가 기분이 좋아서 차고의 옆벽에 달아 놓은 바스켓에 목을 매달았는데 벽이 부서지는 바람에 벽에 깔려 죽고 말았다.

죽음에도 품격이 있고 ‘죽음의 질’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죽음의 질 평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다. 오늘날 한국인들은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자살을 많이 한다. 조선 시대처럼 유교적 가부장제가 시퍼렇게 살아 있을 때에는 자살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변해 버렸다. 유교적 가치관에 따르면 이 몸은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니 그 몸을 상하게 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인데 하물며 생명을 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그야말로 불효막심한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 한국사회는 자살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자살이 유행하고 있다. 이렇게 자살이 폭증하다 보니 자살은 어느새 한국인의 전체 사망원인 가운데 4위가 되었다. 조사에 따르면 1997년 IMF 금융위기 이후에 자살자가 처음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숫자를 넘어서기 시작해 지금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다. 즉 우리사회에서는 자살로 하루에 약 40명 정도가 생을 마감하고 있다. 이것은 OECD 가입 34개 국가 중 자살률이 제일 높은 것이고 회원국 평균 자살률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이다. 특히 성인의 행복지수는 22등, 10대 청소년의 행복지수는 꼴찌이며 노인 자살률은 4~5배가 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자살률을 보면 염세나 비관이 약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높으며 그 다음이 질병인데 이 둘을 합하면 전체 자살률 70%가 된다. 왜 한국인들은 이렇게 자살을 많이 할까? 얼마나 힘들었으면 자살을 택했을까 하는 동정도 해 보지만 힘들기로 하면 한국인만 그런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학생들은 지나친 학습 부담, 가장들은 실직이나 파산으로 위협을 받아 걸핏하면 투신하거나 목을 매어 죽는다. 여기에는 경제만능주의의 또 다른 폐해라고 할 수 있다. 노인들의 자살을 보면 고독을 이기지 못하거나 자식들로부터 버림받아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자살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한국사회에서 두드러진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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