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기억 상실
진주성-기억 상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8.19 16:3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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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기억 상실

작년이 더웠던가?

작년에 죽도록 힘들었던가?

올해가 가장 더웠던 것 같고 장사는 작년보다 지금이 제일 힘들다.

사랑도 가장 뜨거웠던 옛사랑 보다 아침 무심코 마주친 짝사랑이 더 간절하고 애틋하다.

사람이 행복해 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데 있다.

그 사람 아니면 죽을 것 같았던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 따뜻한 그리움으로 남게 되고,

지독스럽게 미웠던 사람도 시간이 지나 문득 만나면 그저 잘 살기만을 바라게 된다.

기억 속 피부가 좋고 예쁜 한 여자를 살며시 끄집어냈다가 ‘에잇~’ 버리고는, 다른 기억 속에 얼굴을 떠올리는데 얼굴은 가물거리고 목소리도 기억나지 않지만 그 사람의 존재를 그리다보면 어느새 눈물이 고인다.

1년 전 만난 사람도 기억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20년이 되어가도 생각만하면 콧등이 뜨거워지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

올 여름 휴가를 아이들과 태국에 갔었고, 2021년에 코스타리카와 쿠바로 여행을 가기로 아이들과 약속을 했다.

아이들도 나이 들어 시집 장가 가고나면 아버지 얼굴과 목소리를 기억했으면 좋겠지만 많은 나라 여행하는 동안 같이 웃고 울고 즐거워했던 느낌과 추억의 존재는 평생 기억이 된다.

인연을 만나더라도 느낌이 좋은 따뜻한 사람을 만나야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허리띠 졸라매 핸드백 사주지 말고 마트 가거들랑 장바구니나 힘껏 들어줘라.

같이 있을 땐 휴대폰 액정 불빛 보지 말고 상대방의 눈빛을 바라보고 늘 따뜻한 생각과 느낌을 전하도록 해라.

남녀의 관계에서 오래 기억 되는 것은 육체적 관계나 선물이 아닌 생각의 느낌이다.

지금 힘들다고 어려워하거나 걱정하지 마라!

이미 힘들었던 아픔은 저장되어 있지 않고 잊어지게 된다.

인간의 두뇌는 새로운 것은 받아들이고 일정시간 지나면 자동으로 휴지통으로 버려지는 기억 상실기능과 좋은 느낌만 끄집어낼 수 있는 추억 휴지통을 갖고 있는 놀라운 기능을 가지고 있다.

사람의 기억은 자료 존재의 소멸이고, 추억은 소멸되는 기억에 느낌의 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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