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를 상징하는 새로운 명물로 비차가 떠오르고 있다.

비차라는 명칭은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앞으로 진주시를 대표하는 관광명물로 한 몫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진주시가 비차 복원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비차의 비행원리, 실제 비행 가능성 등에 대한 비행역학·항공역학·구조역학 등에 대해 전문적으로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또한 조규일 진주시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비차를 복원해 진주성 안에 비치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어 비차는 진주시의 새로운 관광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하늘을 나는 수레라는 의미의 비차는 비행기의 원시적인 형태라고 표현하면 쉬울 것이다.

◆비차(飛車)란 = 비차는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의 화약군관이었던 장평구에 만들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평구의 비문(碑文)에는 ‘진주병영특별군관으로 진주성 싸움에 참여했으며 이때 비차를 발명해 아군의 식량보급과 군사연락용으로 사용했다고 전한다. 또 비차를 이용해 경상 고성에 갇혀 있던 성주를 탈출시켰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정평구의 비차에 대한 기록은 우리의 임진왜란사에 보이지 않고 임란사를 적은 왜사기(倭史記)에서 ‘비차로 말미암아 왜군이 작전을 전개하는데 큰 곤욕을 치렀다’는 기록까지 곁들이고 있어 후손들과 향토사학자들은 역사적인 조명을 염원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인 1923년 광문사(廣文社)에서 출판된 조선어문경위(朝鮮語文經緯)에 ‘정평구는 조선의 비차 발명가로 임진난때 진주성이 위태로울 때 비차로 친구를 구출해 삼십리 밖에 내렸다’고 쓰여있다.

이밖에도 실학자인 신경준의 ‘차제대책’과 이규경이 쓴 ‘우주연문장전산고’의 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비차에 대한 형태와 구조에 대한 자세한 기록은 없다.

오주연문장전산고의 기록에 의하면 비차의 비행 원리는 먼저 동체에 있는 가죽주머니 아래쪽에 뚫려있는 구멍을 열어 압축공기를 아래로 분출시키면서 그에 따른 반작용과 함께 공기 방석작용으로 이륙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비차에 탄 4명이 날개를 움직이는 줄과 연결된 기계장치를 움직여 양쪽 날개를 상하로 움직임으로써 비차는 지면에서 떠올라 앞으로 나아가게 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비차는 공중에서 약 100장(200m) 정도까지 비행할 수 있었으며 상승기류를 타면 30리를 날아갈 수 있었다고 한다.

이 기록대로라면 1903년 미국의 라이트 형제보다도 무려 300년 이상 앞서 비행기를 발명한 셈이다.

◆어떻게 복원되나 = 지난 2000년 12월에 공군사관학교의 비차연구팀이 현재 남아있는 기록들을 토대로 비차를 재현하고 실제로 비행하는 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군사관학교는 대략 6개월간에 걸쳐 임진왜란 당시 사용 가능했던 대나무와 무명천, 마끈 및 화선지 등만을 이용한 1/2 크기의 실물을 재현해 몽촌토성에서 시험 비행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하지만 실험여부는 불분명하다.

진주시는 항공분야 최고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추진위원회를 만들고 복원된 비차를 활용해 캐릭터 제작, 공원조성, 비차 날리기 대회 등 관련한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해 관광진주의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

◆비차, 진주의 상징되나 = 진주시는 비차가 복원되면 관광진주를 상징하는 명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비차가 복원되면 진주가 오래전부터 항공산업을 이끌 수 있는 터전과 명성을 다져온 것이 증명되는 만큼 진주가 명실상부한 우주항공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진주시 관계자는 “비차제작 경험이 있거나 비차연구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 연말 안에 3가지 정도의 형상설계를 마무리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