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황의기씨 70대 노인의 색다른 취미생활
진주시 황의기씨 70대 노인의 색다른 취미생활
  • 김상목기자
  • 승인 2019.08.19 19:09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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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숫자에 불과…드론 매력에 푹 빠졌죠”
황의기씨가 드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황씨는 “평생을 배워도 배울 것이 남아있다. 나이를 떠나 누구나 관심과 열정만 있다면 배우는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황의기씨가 드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황씨는 “평생을 배워도 배울 것이 남아있다. 나이를 떠나 누구나 관심과 열정만 있다면 배우는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우연히 본 방송으로 흥미 느껴 드론 시작

남강변서 마주친 대학생에 3개월간 배워
전자기기에 능숙…배움에 두려움 없애야
드론 널리 보급돼 노년층으로 확대됐으면


진주시 모덕로 47번길, 모덕체육공원 인근을 지나다 보면 “왱~”하는 소리와 함께 드론이 비행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처음에는 ‘드론 동호회에서 모임을 하면서 날리는구나’라고 생각했지만 드론의 주인을 찾아보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젊은 사람들도 선뜻 구매해 조종하기 어려운 고가의 드론을 날리고 있던 것은 70대 노인인 황의기(71)씨 였다.
또한 드론 외에도 스마트워치, 블루투스 이어폰 등 비슷한 연배에 가지고 활용하기 어려운 여러 전자기기를 능숙하게 다루고 있었다.

황씨는 유통쪽의 일을 하다 10여년 전 은퇴한 후 우연히 TV에서 드론에 대해 방송하는 것을 보고 입문했다고 한다.

고가의 드론시장은 중국과 유럽업체들이 양분하고 있는 현실에서 드론의 기능이나 조종법 등은 대부분 영어나 중국어로 되어 있어 드론의 대중화에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드론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배움에 정진한 끝에 혼자서 자유자제로 조종하며 색다른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는 황씨를 만나 드론에 입문하게 된 배경, 배우는 방법, 매력,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드론을 조종하고 있는 황의기씨.
드론을 조종하고 있는 황의기씨.

-드론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어느날 문득 TV를 켰는데 드론에 대해 소개하는 방송을 보게 됐다. 드론을 보는 순간 “아 저거다”라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니 다양한 가격대의 드론이 있었다. 처음에는 부담없는 가격대인 10만원대 드론을 사서 날렸는데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조종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문화예술회관 앞에서 과기대 학생이 드론을 날리고 있는 것을 보고 똑같은 것으로 구입해 지금까지 취미로 날리고 있다.

-드론은 어떻게 배웠나
▲앞서 언급했던 대학생에게 배웠다. 어느날 문화예술회관 앞을 지나다 보니 경남과기대 학생 한명이 드론을 날리고 있었다.

당시 제가 가지고 있던 저가형 드론에 비해 그 학생의 드론은 바람이 불어도 마음대로 조종이 가능해 보여서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로 7~8번 정도 지나가면서 보다가 “어떻게 저렇게 자유자재로 조종이 가능하지”라는 의문이 계속 들어 용기내서 말을 걸어봤다.

그 학생에게 드론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니 학생이 “어르신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어봤다. 그래서 “배워주면 할 수 있겠다”고 하니 선뜻 자신의 드론을 조종하게 해줬다.

그러면서 학생이 하는 이야기가 “어르신이 드론에 대한 열정도 있으시고 꼭 배우고자 하시면 제것과 똑같은 드론을 하나 구입하면 제가 책임지고 가르쳐 드리겠다”라고 하더라.

제 생각에는 제가 꼭 하고 싶기는 했지만 선뜻 사기가 망설여졌다. “잘 배워서 취미생활로 꾸준하게 하면 상관이 없겠지만 그렇게 못하면 방치해야 되는 걱정이 앞선다”라고 하니 그 학생이 “책이 두 개가 있어 같이 하며 배워야 빨리 배운다”고 해서 자식들과 의논한 끝에 똑같은 드론으로 구매했다.

둘이 같이 서서 시동거는 것부터 하나씩 배워서 일주일만에 혼자서도 조종할 수 있을 정도로 배웠다.

타인의 것으로 말로만 배우는 것보다 같은 드론으로 실습을 같이 하니 더 빨리 배워졌다.

그렇게 둘이서 3개월 정도를 같이 날렸는데 그 학생이 취직을 해서 진주를 떠나는 바람에 그 뒤로는 혼자서 날리고 있다.

-상당히 고가의 드론으로 보이는데 현재 가지고 있는 드론의 가격과 재원은 어떻게 되는가
▲중국 DJI사의 매빅 플레티넘을 가지고 있다. 본체 가격은 120만원대며 추가 배터리, 가방 등 부속품 가격이 40여만원이 된다.

재원은 배터리를 완충하면 30분 날릴 수 있고 거리로는 13km, 고도는 5000m까지 날릴 수 있다.

재원상으로는 그렇지만 보통 26~27분 정도가 되면 착륙을 시키고 GPS기반이라 신호가 5000m까지 도달하지 않기 때문에 120m정도의 고도에서 날린다. 기상여건에 따라 유동적이기 때문에 재원상 최대치로 하기 보다는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황의기씨의 드론인 DJI팬텀 프로.
황의기씨의 드론인 DJI팬텀 프로.

-지금까지 비행시간은 얼마정도 되며 하루에 몇시간 정도 드론을 날리나
▲저는 이제 20개월 됐는데 비행시간으로 치면 400시간 조금 넘었다. 처음에는 배울려고 오전 오후에 2시간 30분 정도씩 했는데 흥미가 있으니까 자꾸 하게 되더라. 충전되면 또 날리러 가고 어느정도 숙달되고 난 뒤로는 하루에 1시간 정도씩 날리고 있다. 재원상으로는 배터리 1개당 30분인데 그걸 다 소화를 못시키고 있다. 일이 있거나 비오는날 등에는 안 날린다.

-드론 동호회 활동은 안하는가
▲진주에도 드론 관련 동호회들이 어느정도 활성화 되어 있지만 저와는 나이차이도 있고 세대차이가 나니까 의사소통을 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더라.

특히 고가의 드론은 우리나라 제품이 없어서 대부분 영어나 중국어로 되어 있어 약간의 어려움이 있다.

보통 유튜브를 통해 새로운 기능이나 조종법을 접하게 되면 볼 당시에는 이해가 되지만 막상 실행에 옮겨보면 잘 되지 않는다. 그런 부분을 동호회 모임 날 와서 물어보며 터득했는데 세대차이가 있어서 그런지 서로 어려워 하고 의사소통에 약간의 애로사항이 있어 지금은 동호회 활동은 하지 않고 혼자 이것저것 해보면서 취미로 날리고 있다.

-어떤 매력이 드론으로 입문하게 했는가
▲제 나이때 사람들은 어렸을 때 다들 연날리기를 해본 경험을 가지고 있다. 시골에서는 정월보름이나 겨울에 연을 많이 날리는데 연은 제작과정도 필요하고 마음대로 조종이 안되는 단점이 있지만 드론은 비행금지구역만 아니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방향으로 조종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자 매력이다.

-비행금지구역이나 사전고지 등 드론을 날리면서 애로사항은 어떤 것이 있나
▲제가 알기로는 서부경남에서 사천비행장 인근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제약이 없다. 주로 청락원에서 드론을 날리지만 다른 지역에서 날릴 때는 휴대폰 앱을 통해 정보를 다 알 수 있다. 어느지역에서 드론을 날리면 안되는지, 오늘의 풍량,풍속 등 날씨 정보, 태양 흑점 폭발 등 드론을 날리는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앱을 통해 알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애로사항은 없다.

다만 새로운 조종법이나 기능 같은 것이 패치를 통해 업데이트 되면 유튜브를 통해 배우고 있다. 영상을 볼 때는 이해가 되지만 막상 실전에 적용할려고 하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은데 혼자서 날리다 보니 물어볼 곳이 없어 아쉽다.

황의기씨가 드론을 날리면서 촬영한 촉석루의 모습.
황의기씨가 드론을 날리면서 촬영한 촉석루의 모습.

-주위에 같은 연배에 드론을 날리시는 분은 있나
▲지금까지 저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은 못봤다. 젊은 사람들은 많이 봤는데 저보다 많은 사람은 아직 못 만나 봤다.

-드론 보급이 많이 안되어 있고 특히 노년층에서는 드문데 주위의 반응은 어떤가
▲청락원에 와서 드론을 날리다 보면 이곳에 방문한 어르신들 중 관심있는 사람들의 문의가 많이 온다.
저도 매일 혼자서 날리니까 심심하기도 해서 답변도 해주고 드론을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조언도 해주지만 막상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관심을 가지고 있는 어르신들이 왜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나
▲가격이 만만치 않다. 제가 가지고 있는 드론의 경우에는 170만원 정도 한다. 실제 관심을 가지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드론 가격을 들으면 혀를 내두른다. 하지만 하루 담배 1갑 5000원을 1년치만 모으면 충분히 살 수 있는 금액이라 적극적으로 권하고는 있지만 이론상으로는 가능하나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드론을 날리면서 에피소드
▲제가 주로 드론을 날리는 청락원은 시야가 탁 트여 있고 장애물이 별로 없다. 드론은 추락을 항상 염두해 둬야 한다. 한번은 이곳에서 날리는데 청락원을 방문한 다른 사람이 드론에 대해 문의를 해와 이야기를 하다가 20m 높이의 나무위로 추락한 적이 있다. 몇일 동안 밤잠을 설쳐가며 다양한 방법으로 드론을 내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안되었다. 마침 비가 올 예정이라고 해서 소방서를 찾아갔다. 찾아가서 사정을 이야기 하면서 차마 내려달라고는 못하고 내릴 수 있는 방법을 물었는데 고맙게도 소방서에서 장비를 이용해 내려준 적이 있다. 소방서에서도 물에 빠진 드론을 건져준 적은 몇 번 있었지만 나무에 걸친 것은 처음이라며 앞으로 조심해서 날리라고 당부한 적이 있다.

-앞으로 희망사항이 있다면
▲드론이 고가에다가 배우는데 어려움이 있다보니 입문하는 사람이 아직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저도 혼자서 날리다보니 심심하기도 하고 같이 날리면서 서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동료가 생겼으면 한다.

드론에 대해 궁금하거나 구매를 고려중이라면 점심시간쯤 청락원 축구장으로 찾아오면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는 얼마든지 가르쳐 줄 용의가 있다.

앞으로 드론이 더욱 널리 보급돼 앞으로 노년층의 색다른 취미생활로 정착했으면 좋겠다.

-전자기기에 관심이 많아 보인다
▲새로운 기기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관심이 간다. 같은 연배의 사람들이 새로운 걸 받아들이는데 어려움도 어려움이지만 귀찮아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어차피 현대를 살아가다보면 필요한 순간이 오고 그때 잘 쓰기 위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사용을 해봐야 한다.

평생을 배워도 배울 것이 남아있다는 말처럼 배움에 두려움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전자기기들이 처음에는 난해할 수 있지만 사용을 하다보면 “이 기계가 이렇게 해서 세상에 나왔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다. 나이를 떠나 누구나 관심과 열정만 있다면 배우고 쓰는데 어려움은 없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100세 인생이라고 하지만 살아온 세월보다 앞으로 살날이 적다. 남은 여생은 오늘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재미있게 살려고 한다. 제가 전자기기쪽으로 관심이 많다보니 새로운 것이 나오면 사고 싶지만 대부분 고가라 용돈을 받아 쓰는 처지에 사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자식들이 “그 나이에 그런걸 살려고 하냐”는 소리 한번 안하고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다 사주면서 응원을 많이 해줘 고맙게 생각한다. 글/김상목·사진/이용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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