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만성 질염 어떻게 치료할까?
도민보감-만성 질염 어떻게 치료할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8.21 16:2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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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만성 질염 어떻게 치료할까?

질염은 여성들에게 있어 감기만큼 쉽게 잘 걸리고 잘 사라지기 때문에 질염에 대한 대처는 매우 간단하거나 심지어는 곧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여 방치하기도 한다. 하지만 질염이 반복적으로 재발이 되는 상황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만성 질염은 단순히 질내의 세균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체의 방어체계에 문제가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여성의 질은 피부와 같이 외부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내부 장기보다 감염에 취약하다. 때문에 바이러스나 나쁜 세균으로부터 몸을 방어하기 위해서 질 내부에는 유산균을 비롯한 정상 세균총이 면역의 군부대처럼 존재한다. 이들은 질 내부를 산성으로 만들어 항균력을 유지해 외부로부터의 균 유입을 막고 상재하는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해준다. 이 때문에 질의 정상 산도 유지와 정상 미생물총을 잘 가지고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스트레스나 호르몬 자극, 또는 항생제를 장기간 복용하거나 만성적인 피로에 시달리게 되면 유산균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유산균의 수가 줄어들면 방어 기능이 급격히 쇠퇴해 질 내부는 각종 균이 번식하기 좋은 상태가 되어 질염이 발생하게 된다.

질염의 가장 흔한 증상은 질 분비물의 증가와 냄새, 가려움증이다. 질염을 일으키는 원인균이 다양하기 때문에 원인균에 따라 증상도 다르게 나타난다. 그 중 대표적인 세 가지 질염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세균성 질염이 가장 흔한데 질 속의 정상 세균총을 구성하고 있는혐기성 세균이 증가하고 유산균총의 농도가 감소할 때 발생하게 되는 것으로 회백색의 질 분비물이 증가하고 생선냄새가 난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보통 성적 접촉을 통해 감염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전체 질염의 25% 정도를 차지한다. 회색, 백색 또는 연녹색의 거품이 있는 분비물로 묽고 양이 많으며 악취가 난다. 외음부나 질에 홍반이나 부종이 있고 자궁경부에도 홍반이 있어 짓무른 것처럼 보인다. 칸디다성 질염은 곰팡이균이 원인균이며, 장기간 항생제를 사용하거나, 임신, 당뇨병 등이 있는 경우 질내 유산균과 정상 질 세균의 농도가 낮아져 진균의 과성장이 일어나 발생하게 된다. 외음부의 가려움증과 치즈알갱이 같은 질분비물이 특징적이며, 성교통, 배뇨통 같은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면역력이 좋은 여성들은 유산균이 빨리 회복되어 다시 질 내부를 지키지만, 면역력이 약한 여성들은 유산균이 회복되기 전에 혐기성 세균이 먼저 활동하게 된다. 그래서 질염이 재발되고 다시 항생제를 투여하여 점점 질내 유산균과 정상세균이 약해지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질염이 자주 반복되면 가볍게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제때에 치료받지 못한 질염의 경우에는 질내감염 뿐만 아니라 상행감염으로 번져 골반염, 자궁내막염의 발생을 증가시켜 자궁외임신이나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한의학 치료는 체질과 건강상태에 따른 한약, 침, 뜸, 좌훈, 약침 치료 등을 시행하여, 염증을 줄여 증상을 완화하고 면역력을 높여 골반 환경 전반을 개선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만성적인 질염과 골반염의 한의학 치료는 자궁 및 골반의 면역기능을 개선하여 재발을 방지하는 근본 치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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