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랑진양수발전소 33년만에 상부 물 빼
삼랑진양수발전소 33년만에 상부 물 빼
  • 김양곤기자
  • 승인 2019.08.22 18:29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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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설비 수명 다 돼 철거 후 기기 전면 교체…2년간 공사
▲ 밀양시 삼랑진읍 행곡로에 있는 삼랑진양수발전소가 설비 교체공사를 하느라 상부댐 물을 거의 뺐다. 사진은 지난 6월 25일 당시 조현배 양수발전소장이 상부댐 천태호 일원을 설명하는 모습.

밀양시 삼랑진읍 행곡로에 있는 삼랑진양수발전소 상부댐에 오르면 가득 차 있어야 할 인공호수 물이 거의 없고 바닥에 조금 남아 있다.


상부댐으로 생긴 천태호에서 하부댐 안태호까지 345m 최고낙차를 이용해 발전하려면 천태호엔 평소 물 646만t을 채워 놓아야 한다.

1985년 말 준공돼 쉼 없이 가동해온 300㎿급 양수발전설비 1·2호기 설계수명인 30년이 초과하고 기동·정지 과다로 설비가 노후화돼 기존 설비를 철거하고 펌프 터빈과 발전전동기 등 주기기와 보조기기 전면 교체 작업을 하려고 물을 뺐다.

기존 설비 철거와 새 설비 교체 등 1천348억원이 투입되는 현대화사업에는 23개월가량이 소요된다.

지난해 9월에 시작된 사업은 내년 8월에나 준공되고 상부댐 물도 내년 6월께부터 채울 것으로 보인다.

삼랑진양수발전소는 1979년 10월 착공돼 도로를 건설하고, 터널을 뚫어 지하발전소를 만들고 댐을 건설하느라 6년 3개월만인 1985년 12월 준공됐다.

현재 국내 양수발전소 7곳 가운데 청평에 이어 두 번째다.

시설은 300㎿급 2기 600㎿로 20만가구에 송전할 수 있는 용량이다.

양수발전은 심야시간대 남아도는 전력을 이용해 하부댐 물을 상부댐으로 끌어올려 저장해뒀다가 전력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낙하 시켜 위치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원리다.

발전기를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전기를 생산하게 되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리면 거꾸로 하부댐 물을 철관을 통해 상부댐으로 양수하는 방식이다.

발전소별 발전량은 많지 않지만, 양수발전소는 전력 피크시엔 3분 이내에 기동, 즉시 전력을 공급해 대규모 정전 사태를 방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양수발전소를 국가전력계통의 ‘3분 대기조’, ‘응급구조대’라 부른다.

전국 규모 정전이 일어날 경우 삼랑진양수발전소는 긴급 발전을 해 전기를 인근 부산복합화력발전소에 보내 기동하도록 하고, 연쇄적으로 다른 원자력발전소 등을 가동해 전체 계통복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영남권 시송전(始送電) 임무를 띤 것이다.

삼랑진양수발전소는 준공 이후 33년간 5만4000회에 이르는 기동과 정지를 반복하다 보니 효율이 많이 떨어졌다.

현대화가 마무리되면 발전설비 효율은 기존 79%에서 85%로 6% 포인트 향상되고 전력도 연간 7만6천㎿h를 추가 생산할 것으로 발전소 측은 기대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6월 충북 영동, 강원 홍천, 경기 포천 등 3곳을 양수발전소 건설 후보지로 발표한 바 있다.

이들 발전소가 2029년부터 연차적으로 준공되면 2031년에는 전국 양수발전소가 10곳으로 늘어난다. 김양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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