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백팔번뇌(百八煩惱)
진주성-백팔번뇌(百八煩惱)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8.25 15:5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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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백팔번뇌(百八煩惱)


불교 용어인 번뇌(煩惱)는 마음이 시달려 괴로움을 뜻하는 말로, 심신을 괴롭히는 모든 망념(妄念)을 뜻한다. 인간은 생명을 얻어 살아가는 동안 생·노·병·사의 과정에 살면서 희·노·애·락을 느끼며 살게 된다. 하지만 세상만사가 그렇듯이 인생은 즐거운 시간보다는 언제나 슬프고 괴로운 일이 더 많게 된다.

번뇌는 쉬운 말로는 걱정이다. 어느 가수의 노래에 ‘그대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라는 가사가 있는데 이는 번뇌에서 벗어나 행복한 삶을 살아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번뇌는 자신과 주변의 소유 등에 집착함으로써 마음이 오염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그 해결책은 집착을 버리는 것이다. 끝내 집착을 버리지 못하면 번뇌로 인해 늘 슬프고 괴로움에 젖어 살 수 밖에 없다.

번뇌를 이야기할 때 흔히 ‘백팔번뇌’를 떠올리게 된다. 이는 중생이 갖게 되는 번뇌의 수를 108가지로 열거한 것을 백팔번뇌라고 한다. 백팔번뇌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중생의 눈 ·귀 ·코 ·혀 ·몸 ·뜻(마음) 등의 감각기관이 감관의 대상을 접할 때, 저마다 좋다, 나쁘다, 그저 그렇다는 세 가지가 서로 같지 않아서 18가지 번뇌를 일으킨다고 한다. 또 괴로움 · 즐거움 ·괴로움도 즐거움도 아닌 것과 관련지어 18가지 번뇌를 갖게 된다. 이들을 합한 36가지 번뇌가 다시 각각 과거 ·현재 ·미래를 갖기 때문에 36가지 번뇌에 3배를 하면 108가지 번뇌가 된다는 것이다.

백팔번뇌는 108가지의 번뇌이지만 인간이 겪게 되는 모든 번뇌를 뜻한다. 불교에서는 108염주를 돌리면서 삼보를 생각하면 108가지 번뇌를 없애게 된다고 하여 널리 행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인간의 번뇌를 108종으로 세분해 본 것일 뿐, 그 근원은 하나이다. 그것은 본래의 자기인 일심(一心)을 잃는 데서 오는 것이므로, 일심을 잃지 않도록 하고, 또 잃더라도 빨리 되찾는 것이 백팔번뇌를 끊는 길이라고 한다.

번뇌는 욕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돈이나 명예나 이성에 대한 탐욕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번뇌가 끓어오를 수밖에 없고 시기와 질투가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번뇌를 없애는 하나의 방편으로 자신을 철저하게 비우는 ‘무소유’가 필요한 것이다. 욕심을 내지 않고 자신을 내려놓을 때 번뇌망상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번뇌에서 벗어나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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