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자살의 분석(5)
칼럼-자살의 분석(5)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8.26 15:04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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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자살의 분석(5)

한국의 부모들은 자식을 키우면서 얼마나 많은 정성을 쏟고 있는가? 그것도 모자라 갖고 있던 재산마저 다 주고 나니 자식들이 배신하고 만다. 이럴 때 주위에 누구라도 있으면 같이 푸념을 하면서 풀 수 있지만 혼자 있으면 사람의 생각은 극단으로 치닫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기도 한다.

화장장에서 시신을 태우는 직업의 어느 ‘장례지도사’의 푸념이 가슴을 울린다. ‘한국에서 이름난 어느 재벌회장 죽음의 화장장에서 자식들이 서로 주고받는 이야기를 들었더니 하나부터 열 까지 모두가 돈 이야기뿐이더라! 그들의 재산은 일반 서민대중들은 감히 생각지도 못할 만큼 큰 재산임에도 부모가 돌아가심을 슬퍼하는 기색은 조금도 없고 오직 남겨놓은 재산만 서로 많이 가지려고 하는 씁쓸한 광경을 보면서 인생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고 술회하기도 했다. ‘특히 재산을 많이 남겨놓고 간 자녀들은 부모가 운명하자 눈에 쌍심지가 돋는다’고들 한다. 우리사회의 무너진 도덕관과 윤리관을 애통해 할 따름이다.

자살에는 많은 요인들이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넷과 게임문화부터 영화나 방송이 지나치게 폭력적으로 변한 것도 자살률 증가의 한 요인이 된다. 인터넷 공간에는 심지어 자살 사이트까지 있지 않은가? 여기서는 같이 자살하자고 꼬드기는 사람들마저 발견된다. 폭력물을 자꾸 접하게 되면 생명의 존엄이 무디어진다. 또 술로서 괴로움을 달래려고 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건강을 해쳐 생명을 잃게 되기도 한다. 이를 일컬어 ‘만성적(chronic) 자살’이라 한다. 우리는 이 세상의 긴 여행을 마무리하는 순간, 어떤 삶을 살았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도 ‘중앙자살예방센터’라는 것이 있어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있지만… 우리대한민국은 사망 원인 중 1위가 ‘자살’이라는 사회적 불명예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독특한 자살 사례들을 보면…

△ 18세기 이탈리아의 구두수선공이었던 마테오는 어렸을 때부터 지나치게 순교를 동경해서 열세 살 때 이미 자신의 손으로 고환을 잘라버렸다. 갑자기 유명해진 그는 베네치아로 이사한 뒤에도 사람들에게 거세흔적을 보여주며 돌아다녔다. 그는 사람들 앞에서 십자가에 매달려서 몸에 못을 박고 죽는 계획을 세웠다. 알몸의 허리에 하얀 천을 두르고 그리스도처럼 머리에 가시 면류관을 썼다. 그런 다음 십자가 기둥에 올라가 자신의 발등에 못을 박았다. 그리고 몸을 십자가에 묶은 후 그리스도가 그랬던 것처럼 칼로 이곳저곳에 상처를 내고 창문 밖으로 몸을 던졌다.

밧줄로 십자가를 천장 들보와 미리 연결해두었기 때문에 십자가는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그는 높은 건물의 창문에 매달린 채 왼손으로 오른손을 십자가에 못을 박았다. 주민들이 그를 발견하고 구해주려 했지만 사다리가 십자가에 닿지 않았다. 그는 결국 1806년 4월 2일 17세의 어린 나이에 사망하고 말았다.

△ 19세기 프랑스 파리에서 그리 유복해 보이지 않는 두 청년이 고급 레스토랑에서 호화로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메뉴 중에서 가장 비싼 요리와 최고급 샴페인과 코냑을 주문했다. 그들은 즐거운 표정으로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했다. 사람들은 젊은이에게 어울리지 않는 사치스러운 식사라고 생각하면서도 즐거워하는 그들의 표정에 덩달아 즐거워했다. 이윽고 식사를 마치고 계산할 시간이 되자 둘 중 나이가 많아 보이는 청년이 지배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최고의 요리였습니다. 우리에게는 이것이 생의 마지막 식사였기에 더욱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죄송하지만 우리는 돈이 한 푼도 없어 음식 값을 지불할 수 없습니다. 평소라면 이런 무례한 짓 따윈 하지 않을 텐데, 인생이 너무 괴로운 일들뿐이라서 살기가 싫어졌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이제껏 먹어본 적이 없는 호사스러운 식사를 하고 세상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그러고는 요리사의 훌륭한 요리솜씨와 디저트로 나온 커피 맛을 칭찬했다. 그들은 코냑에 독을 타서 마신 뒤 그 효과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다. 레스토랑에서는 금세 소동이 벌어졌다. 지배인이 펄쩍펄쩍 뛰면서 경찰에 신고했지만 순찰차가 도착했을 때 그들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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