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조지아 와인
진주성-조지아 와인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8.26 17:56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조지아 와인

올해 아시아와인트로피는 세계 와인 약 4000종의 출품이 예상되어 아시아 최대 와인 품평회 대회로서 전 세계 와인 생산자와 전문가, 대전 시민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와인을 좋아하는 수만명의 사람이 찾아와 세계 각국의 와인을 시음하고 즐기는 문화 축제의 장이다.

올해 7번째 행사를 방문하면서도 새로운 와인을 만날 기대감과 한국을 대표할 국가대표 소믈리에 선발의 즐거움으로 행사장을 갈 때마다 어릴 적 소풍 갈 때 마냥 설레고 잠을 설치게 된다.

처음으로 조지아 엠버와인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와인 잔에 담겨진 호박색(엠버)의 와인을 보면서 익숙한 귀부와인이나 아이스 와인으로 생각했었다. 마시기 전 향을 맡을 때도 벌꿀, 망고, 복숭아, 딸기등 열대과일의 감미로운 향이라 당연히 달콤한 스위트 와인으로만 알았다.

그런데 한 모금 마시는 순간 놀라운 혀의 반전의 감동이 밀려왔다.

세상 대부분의 술과 와인을 마셨노라고 자부했었는데 이토록 훌륭하고 아름다운 와인을 이제서 만날 수 있었음에 부끄러워 맛의 자만심에 빠져있는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었다. 고급 화이트 와인에서 느낄 수 있는 기분 좋은 산미와 감미로운 목 넘김 상쾌한 청량감과 오랫동안 지속되는 길게 남는 여운의 맛은 후각과 미각이 제각기 다르게 반응하면서도 조화로움이 감동이 극에 달하게 되었다.

마치, 잘 익은 노란 망고에서 자몽 맛이 나는 느낌! 아니면 짜장면과 짬뽕의 갈등에서 짬짜면과 같은 뉘앙스, 또는 8등신 외국인이 전통한복을 입고 고궁을 산책하는 아름다운 느낌이랄까!

조지아 와인은 항아리를 땅에 묻는 크베브리(Qvevri)라는 전통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8천년의 오랜 역사가 있다.

오랜 전통과 고집스럽게 만들어낸 조지아 와인이 황금빛으로 대접받기까지 못했을까 생각을 해봤다.

역사에 비해 조지아 와인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유가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의 구대륙 와인의 전통과 역사, 국가 경쟁력을 가진 나라와, 미국 칠레의 자금력과 생산력을 갖춘 신대륙 와인 맛과 향이 기준이 되고 다른 와인을 접할 때 편견을 가지게 된 건 아닐까?

놀라움은 기존에 없는 것의 발견이다.

조지아 와인이 그렇다. 놀라운 조지아 와인의 맛은 기존 레드와 화이트 와인의 익숙함과 편견을 깨는 새로움과 반전의 와인이다.

음식을 편식하면 맛을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사람을 만나 편견을 가지면 삶이 퍽퍽해 진다.

처음 먹는 음식도 그 문화의 맛대로 즐기면 될 것이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의 말은 듣기면 해도 된다.

고맙다. 조지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