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보수와 진보
칼럼-보수와 진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8.27 15:02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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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보수와 진보

인간의 목숨은 밤낮없이 죽음을 향해 흘러가고 있는데, 사람들은 영원히 살 것처럼 온갖 욕심 다부리며 살아간다.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 “모든 것은 항상 영원한 것이 없다”

우리나라는 보수진보의 싸움이 치열하다. 보수진보와, 우파좌파라는 개념은 프랑스혁명 첫해인 1789년 열렸던 국민회의에서 유래되었다. 회의장 왼쪽에 왕정을 없애 근본적인 변화를 바라는 공화파가 앉고, 오른쪽에 왕정유지를 통한 점진적 변화를 바라는 왕당파가 자리했다. 이후로 진보좌파, 보수우파라는 말이 유래된 것이다. 국민들은 보수와 진보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고, 서민들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품격 있는 정치인들을 원하고 있다.

보수진보의 치열한 경쟁은 발전의 촉진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역대의 군사독재정권들은 분단 상황을 이용해 진보를 빨갱이로 낙인찍어서 진보와 보수의 개념이 뒤틀어져버렸다.

국민들은 좌파, 빨갱이, 주사파, 같은 시대착오적 저주를 퍼부은 함량미달의 정치인을 지지하지 않는다. 과거, 보수정권의 지지율이 17%대로 추락했을 때, 휴전선에서 북한의 총격도발이 있으면 지지율이 50%대로 급상승하였다. 선거가 임박한 시기의 북한도발은 독재정권유지에 특효약이 되었으니, 정치를 잘할 필요가 없어져버린 것이다. 북한의 전쟁도발 가능성이 50%정도라면 120%쯤 부풀려서, 북한도발을 방패막이로 정권 유지에 활용하였다.

사실, 보수와 진보는 둘이 아닌 하나이다. 좌파는 빨갱이라지만 왼쪽 눈이고, 우파는 친일파라지만 오른쪽 눈이다. 우리에게는 두 눈이 동시에 필요하다. 새도 좌우의 날개가 온전할 때 날수가 있다. 서로를 향하여 저주에 가까운 비난을 퍼붓지 말자. 국민들은 보수우파, 진보좌파의 관심보다는 모든 권력자와 공직자들이 도덕성을 갖추어서 자기가 가진 권력을 함부로 남용하지 않고, 돈이나 탐하는 범죄자나, 범죄옹호자가 되지 말기를 바랄뿐이다.

그것은 도덕성이 부족한사람은 능력도 부족하다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근거 없는 가짜뉴스가 정치권에서부터 사라지길 바라고 있다. 거짓말도 여러 사람이 하면 진실처럼 되기 때문에 국민들은 상대를 비난 하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비난은 ‘헐뜯을 비(非)’, ‘나무랄 난(難)’을 쓴다. 사실과 다르게 터무니없이 헐뜯는 것이 비난이다. 비판은 ‘비판할 비(批)’, ‘판단할 판(判)’으로서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모두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비난은 악의적인 감정을, 비판은 이성과 애정을 바탕 한 것이다. 망하려면 상대를 매일 더 독하게 비난하고, 문제를 개선하려면 상대를 비판하라. 악의적인 비난을 일삼는 말에 휘둘리면 그 일의 사실과 진실이 혼돈되어서, 서로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비난을 하게 되면 화와 분노의 부정적 감정이 수반되어서 심한 야유까지 보내게 된다.

애정 어린 비판은 많이 하라. 불신확산을 위하여‘치고 빠지기식’의 얄팍한 재주를 동원하여 흠집 내기 비난을 삼가 하자. 비판을 할 때는 자기주장에 대한 증거와 그 증거는 믿을 만한 출처가 반드시 있어야한다. 비판을 받는 사람은 그 내용의 개선점부터 찾아보고, 잘못된 비판이면 정확한 근거로서 반박하면 된다. 우리사회의 보수진보의 논쟁은 매우 소모적이어서 국가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직 권력투쟁만을 위한, 반대만을 위한, 극단적 퇴행성을 부추기고 있을 뿐이다. 한국인의 기질은 타민족들보다 많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그 장점들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이룩하였다.

그러나 제행무상(諸行無常)임을 모르다보니 아직도 건전한 토론 문화가 정착되지 못하여 보수와 진보의 심한갈등으로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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