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청렴한 사회를 위해
기고-청렴한 사회를 위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8.28 15:14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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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종/국민연금공단 진주지사장
김달종/국민연금공단 진주지사장-청렴한 사회를 위해

여름 휴가철 때문인지 관광지마다 여행객으로 북적거렸다. 날씨가 더워 걷기조차 힘들었다. 더 힘든 것은 줄서기와 기다림이었다. 표를 사서 30분 정도 기다려야 관광지에 입장할 수 있었고, 또 줄을 서서 기다려야 다음 관광지로 가는 차를 탈 수 있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안내원한테 “기다림에 지쳤다”라고 하자 방법이 있다고 했다. 한 사람당 2만 원 정도를 추가 부담하면 줄을 서지 않고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 관광객에게 주는 특별한 혜택이냐고 묻자 그건 아니라고 했다. 이 나라에는 아직 암암리에 급행료가 통한다는 것이다. 지친 동행자들은 모두 솔깃하여 급행료를 기꺼이 낼 의향이 있다고 했다. ‘아직도 급행료가 통하는 나라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때 우리나라에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행정관청에 가서 허가신청 서류를 낼 때 공무원한테 급행료를 주면 빨리 처리되곤 했다. 교통법규 위반으로 단속 경찰관에게 걸리면 범칙금을 피하기 위해 경찰관에게 돈을 찔러 주기도 했다. 관행이었다.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별다른 죄의식이 없던 때였다.

나도 일 처리를 잘 해 달라는 뜻으로 급행료를 건넨 적이 두 차례 있다. 사십 년 전, 아버지가 폐 절제 수술을 위해 국립대학교 병원에 입원해 있던 때였다. 생명에 지장을 주는 위험한 수술이었다. 마음 졸이고 있을 때, 주변 분이 “담당 의사에게 따로 돈을 좀 주라”고 권했다. 그래야 수술 순서도 빨라지고, 신경을 써서 수술할 것이라고 했다. 당시로는 제법 큰돈을 건넸다. 의사는 당연하다는 듯이 봉투를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또 한 번은 결혼식 날이었다. 신혼여행을 가기 위해 친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국도의 굽은 길을 도는데, 저쪽 앞에서 경찰관이 차를 세우라는 손짓을 했다. 스피드건을 든 경찰관이 속도위반이라고 했다. 나는 운전하는 친구에게 눈짓을 보내면서 오천 원을 건넸다. 그 친구는 그 돈을 경찰관에게 주었다. 돈을 받은 경찰관이 “안전운전 하십시오” 경례를 붙이면서 가라는 신호를 보냈다. 삼십여 년 전의 일이다.

우리나라에 급행료 관행이 사라진지 오래되었다. 이제는 사건 해결을 위해 금품을 주려는 사람도 없고, 또 받을 공무원도 없다. 공직자가 금품을 받으면 당연히 징계를 받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공직을 그만 둘 각오까지 해야 한다. 공직사회가 많이 청렴해졌다.

해마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공무원과 국공립기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반부패 청렴의지 및 노력에 대한 성과를 평가한다. 약 270여 개 기관이 평가대상 기관이며, 우리 국민연금공단도 그 중 하나다. 우리 공단은 최근 3년간의 평가에서 1등급을 받았다. 성적도 전체 기관 평균보다 10점 이상 높다.

국민연금공단은 국민들이 내는 연금보험료를 관리하고 노후에 연금을 지급하는 곳이다. 당연히 부패가 없어야 하고 청렴하여야 한다. 공단에서는 부패요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그리고 더 청렴한 조직이 되기 위해 해마다 계획을 세워 꼼꼼하게 실천하고 있다. ‘노후생활의 든든한 동반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반부패 청렴이 필수임을 직원들은 잘 알고 있다. 우리 공단뿐만 아니라, 모든 공직자가 부패척결과 청렴을 위해 노력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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