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선출직과 임용직
도민칼럼-선출직과 임용직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9.09 16:13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
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선출직과 임용직

여러분은 우리나라 권력기관인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중 어느 곳이 가장 권력이 세다고 보는가? 행정부는 대통령 이하 장관들이 있고 입법부는 국회의원들이 있고 사법부는 판사 검사가 있다. 아마도 대통령이 있는 행정부가 당연히 가장 권력이 높겠지, 라고 생각하겠지만 글쎄? 내가 아는 공무원 후배가 어느 날 술자리에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도지사나 군수는 어차피 4년에 한번이면 바뀐다. 대통령은 5년, 그렇다면 이제 우리 권력기관 중 어느 곳이 가장 센지 짐작이 갈 것이다.

매일 뉴스에는 입법부와 행정부가 서로를 견제하는 모습이 보인다. 대정부 질문 이외에도 여야 정당끼리 서로 자기들의 정책을 앞세우느라 국민들은 늘 싸우는 국회를 보고 있다. 그것이 민주주의니 시끄럽지만 한편 당연한 모습이기도 하다. 국회의원이라고 하는 이들은 연속 당선이 되어 권력을 누리는 이도 있지만 열심히 하는 의원 중에서 지역구를 잘못 관리하거나 정당 지지도가 하락하면 사라지는 이들도 많이 본다. 대통령이야 말해 무엇 하는가? 군사 정권을 거치다보니 독재에 대한 거부로 1987년 6.29선언 이후 지금의 5년 단임 직선제가 실시되어 오고 있다. 그러나 사법부는 어떤가? 한번 고시 패스로 일평생을 보장 받는 권력에 있다. 사법부 홀로 독야청청한 것은 입법부나 행정부에 관여하지 말고 공정한 법집행을 하라는 것인데 과연 우리의 사법부는 공정한가?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지강헌 이라는 강절도 범죄자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인 전경환 씨의 사건을 보면서 수십억 원 사기횡령은 7년을 선고받아 실제 2년 정도 실형을 살다 풀려나고 권력 없는 이들은 생계형범죄에도 수년씩 선고를 받고 복역하는 모습에 탈옥하여 자살하기 직전 남긴 말이다. 법률소비자연대에 따르면 진영과 관계없이 우리나라 사람의 80프로가 사법부를 불신한다고 한다.

사람이 호인이면 흔히 법 없이 산다는 말을 한다. 그런데 법 없이 사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집 밖만 나서면 운전하는 내내 법에 저촉될 수도 있고 누군가와 언쟁을 해도 법에 따른 처벌을 받으며 심지어 길가다 힘든 사람을 도와주다가도 오해가 생기거나 처치를 잘못하면 법의 처분을 받아야 한다. 법치국가에 사는 우리는 한시도 법을 벗어날 수 없다. 그런데 우리는 이 믿지 못하는 사법부에 우리의 운명을 맡기고 산다.

그동안 법에 의하여 억울한 기소나 판결은 70년대 공안 정국일 때가 가장 심했다. 그러다 전두환이 집권하던 초기 또 다른 용공조작 사건이 일어나는데 그것이 일명 진도가족간첩단이다. 정국 환기를 위하여 조작한 그 사건으로 죄 없는 일가족이 말로 다할 수 없는 고문에 의하여 자백을 하고 사형 무기징역 등 억울한 파탄을 맞은 사건이다. 그 판결을 한 이가 하동사천남해의 현 국회의원 여상규 씨다. 그들이 27년 만에 재심으로 무죄를 선고 받은 것을 가지고 기자가 판결에 대하여 묻자 ‘웃기고 앉아있네, 이 양반 정말’이라는 말로 그는 한 치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아 한동안 회자되었는데 그런 그가 요즘 TV에 자주 보인다.

유수한 대학의 라인을 탄 법조인들은 전관예우도 특별해서 재산 축적이 쉬운 나라, 일반인들은 알 수 없는 암호문 같은 법조문 그래서 송사에 휘말리면 무조건 변호사를 써야 하고 김앤장 같은 로펌 변호사를 쓰면 있던 죄도 없게 되는 나라, 우리가 곧 국가다, 라는 애국심이 과하여 권력을 당연시 하는 사법부가 있는 나라, 진영의 논리를 떠나 이런 사법부 과연 옳은 것인가?

다른 권력들은 선출직이기 때문에 어쨌든 국민의 눈치를 본다. 사법부만이 눈치 보지 않고 권력을 휘두른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고 했던가? 국민들 눈에는 법집행이 그렇게 보인다. 본인들도 결국 그 권력에서 나오면 변호사가 되지만 계층이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사법부 개혁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이 주인이 되려면 권력이 나뉘어져야 한다.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와 같이 막강한 권력을 가진 검찰이 없다. 수사도 다하고 경찰수사권도 지휘하고 기소도 다 독점하고 구속도 하고 공소포기도 하는 검찰, 이제 우리도 검사나 판사를 우리 손으로 뽑을 때가 오지 않았나? 비로소 그때 사법권은 독립된다고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