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사랑의 콩깍지
진주성-사랑의 콩깍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9.16 14:0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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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사랑의 콩깍지

사랑의 콩깍지가 씌어 서울을 마치 옆집 드나들 듯 다녔다. 사랑하는 이를 만나기 위한 천리길은 옆집 같았고, 그녀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다해 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사랑에 눈이 멀면 남자의 주고 싶은 마음이 끝이 없는지라 그녀가 원한 생전 듣도 보도 못한 H 브랜드 악어 핸드백이 집 한 채 값이라도 새벽 폐지를 주워서라도 사주고 싶었다.

받기만 하려는 그녀로부터 콩깍지가 벗겨지면서 악어 핸드백 손잡이 매만지는 것보단 상대의 간지러운 등을 긁어 주는것이 마음 편한 사랑임을 알았고, 핸드백 들고 강남 거리를 거니는 것 보다 진주 남강 강변을 손잡고 거니는 것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버지는 6개월간의 해병대 하사관 훈련을 보냈고 아들에게도 6주간의 짧은 해병대 훈련을 보내는 것 역시 편한 삶보다 어렵고 힘든 일들이 많은 인생이기에 아름다운 인생을 느끼려면 힘든 시련의 경험이 필요해서이다.

달콤한 사랑뿐만 아니라 지옥 같은 창업이나 안전한 직장 생활은, 이상과 현실을 경험해보지 못한 이는 늘 환상만으로 살아가게 된다.

경험해보지 못했고 찬란한 성공 신화와 자료만으로 성급하게 뛰어 들게 되면 편함과 행복은 멀어지고 십분 간의 여유조차 없는 현실과 부딪치게 된다.

부모님 세대는 자식들 먹여 살리느라 힘들어도 포기하지 못한 채 살아왔지만, 요즘은 수백 가지의 퇴사 이유 핑계를 되면서 한곳에서 5년 이상 근무 하는 이를 보기 어렵다.

결혼도 마찬가지다.

주위의 시선과 먹고살기 어려워 이혼이라는 선택보다는 ‘정’이라는 관계에서 평생 자신의 행복보다는 자식과 가족이 우선이 되어 눈물과 고생으로 힘든 인생의 짐을 짊어지고 한평생 살아온 부모님이 그렇다.

사랑 결혼 창업과 직장생활에서 달달하고 행복한가를 선택할 것 아니라,

위기와 시련을 이겨내고 평온함이 오랫동안 지속되게 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대기업 프랜차이즈면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과, 공무원 합격하면 철밥통의 시대와 의사 변호사 서울 일류대 나오면 무조건 일등급 신랑감의 시대는 지났다.

개점 대박 장사보다 매일 매출이 큰폭 없는 매장이 행복한 것이고 남녀 간 사랑도 존중과 배려해서 편안한 소파에 앉은 느낌처럼 마음 편한 사랑이 되어야 오래 갈 수 있다.

평온한 사랑이 되려면 ‘사랑해’, ‘고마워’ 사랑 표현은 결혼기념일, 생일날만하는 연중행사가 되서는 안 되고 매일 매시간 표현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 그녀를 위해 커피 한 잔을 내리는 것에 감사하고, 자신을 위해 다이아반지가 아닌 한잔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것에 행복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권투의 KO도 누적된 매에 쓰러지고, 사랑 역시 큰 선물보다는 매번 주어지는 작은 사랑에 감동하게 된다.

성실 없는 대박 장사를 꿈꾸면 쪽박 차고 많은 것을 바라고 예쁜 것만 바라는 사람을 만나면 집안이 평온 할 수 없다.

진정한 사랑은 한방의 감동이 아닌 매일 아침 한 잔의 커피를 내어 주며 감사하는 단타 표현의 지속성을 가진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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