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도심 흉물 가로수 정비 ‘미적미적’
함양군 도심 흉물 가로수 정비 ‘미적미적’
  • 박철기자
  • 승인 2019.09.19 18:51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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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가리고 위생·미관 해쳐…민원 쏟아져
군 “불편 공감, 수종 교체” 약속, 실행은 아직
▲ 함양읍내 중심가 상가들이 간판 가림, 정전사고 등 위험, 위생과 미관 피해 등 각종 민원을 제기하는 원인이 되고 있는 가로수 모습. 도로 오른쪽 상가들은 가로수에 가려 간판이 잘 보이지 않는 반면 왼쪽은 훤하다.

함양읍내 중심가에 오래된 가로수가 상가 간판을 가리고 도시 미관과 안전을 위협하는 등 흉물이 돼 민원이 쏟아지는데도 함양군이 조치를 미적대고 있어 주민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함양읍 동문네거리를 중심으로 한 중심도로엔 큰 백합나무 수백 그루가 가로수로 서있다. 그 가운데 파리바게트에서 시외주차장 방면 약 500m 길이 도로 주변의 나무들은 밀집해있는 상가에 크고 작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주변 상가 주민들은 “가로수가 너무 커 간판을 가려 버리고 진딧물이 내뿜는 끈적한 분비물이 보도와 횡단방지 울타리, 상가 유리 등을 지저분하게 만들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잎이 상대적으로 큰 수종인데다 낙엽 부스러기가 많고 청소도 까다로우며 환경미화원도 인도 쪽은 청소하지 않으니 전부 주민들 일거리라고 불만을 터뜨린다.

인근 상가의 한 주민은 “도로가 이차선이라 가뜩이나 좁은데 가로수가 무성하니 더 좁아보인다”며 “가로수가 자라 전선과 뒤엉켜 일대 상가 정전사고도 잦은 등 안전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주민은 “해충과 진딧물 등이 성한 나무라 살충제를 뿌려대니 인근에 몰려 있는 요식업체들이 위생문제까지 신경써야 하는 등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군 관계자가 나와서 수종을 바꾸겠다고 약속해놓고 차일피일 미루기만 할 뿐 조치되는 건 없다. 누구를 위한 행정인가”라고 질책했다.

산림녹지과 김재영 녹지공원담당은 이에 대해 “내년에 도시건축과에서 (그 구간에) 전선지중화작업을 할 예정이다. 그러면 거기 있는 나무들을 전부 뽑아내고 새로운 수종을 심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주민 불편을 외면하고 차일피일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작년에 수종 교체를 하려고 예산도 세웠었는데 의회에서도 반대를 좀 하고…”라며 “내년에 엑스폰데 올해 나무를 심어서 기르면 얼마 못 기르고…. 지중화사업을 할 건데 나무를 심었다 빼내면 그만큼 예산 낭비가 되고 (그걸로) 지역주민들이 비난할 것이고. 그런 사유로 인해 지금 못하고 있다. 내년에 지중화사업과 동시에 나무를 같이 심어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도시건축과가 추진 중인 ‘함양읍 전선지중화사업’은 총 5개구간 5.61km에 212억원을 들여 내년부터 2023년말까지 도식획구간이나 간선(지선)도로변 고압전주, 통신주 등을 지중화하는 사업이다. 내년 1월 실시설계용역을 시행하고 10월부터 사업시행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이 가로수는 또 1년 이상을 기다려야 처리될 예정이라 그때까지 인근 주민들은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주민은 “읍에서 하는 공청회에 가서도 상가 쪽에는 나무를 심지 말아달라고까지 얘기했었다. 그땐 ‘불편에 공감한다’ 해놓고 바뀌는 건 하나도 없다”라며 “군은 신축하는 상가 앞의 가로수들은 말끔히 벌목해주면서 기존 상가들의 민원은 외면하고 있다. 이건 역차별 아닌가”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김재영 담당은 “신축건물을 지을 때 저희들이 (가로수를) 잘라주는 건 아니고, 원인자 부담행위라 해서 우리가 승인을 하려면 나무값을 납부하셔야 된다”며 “충분히 이야기하실 수 있는 사항이고 저희도 알 수 있다. 그러나 도심도 나무가 없고 이러면 너무 삭막하지 않으냐는 생각도 든다”며 상가 앞에 가로수를 심지 말라는 요구에 대해선 곤란한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당장은 (근본적인) 상황 해결이 어렵고, 최대한 빨리 해드릴 수 있는 건 전정이니까 그건 가급적 빨리 해드리겠다. 간판이 가리는 부분에 대해선 더 많이 전정을 해서 일부분은 민원이 해소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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