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당신 삶의 주춧돌은 안녕하신가?
아침을 열며-당신 삶의 주춧돌은 안녕하신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9.22 16:3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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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숙/영산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교수
채영숙/영산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교수-당신 삶의 주춧돌은 안녕하신가?

주춧돌은 집을 지을 때 기둥을 받쳐주는 가장 중요한 돌이다. 내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주춧돌은 오늘도 나를 잘 받치고 있는가? 잘못된 자리를 잡은 주춧돌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바로 잡아야 한다. 문제를 일으켜 뉴스에 등장하는 많은 유명인들도 처음부터 저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순수한 마음으로, 나라를 위하는 마음으로 시작을 했을 것이다. 1400회를 넘어선 매주 일본대사관 앞 수요 집회에 참석하는 이들은 어떤 마음으로 참석할까?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이들은 어떤 마음으로 동참하고 있을까?

아무리 깨끗하게 살고 싶어도 나를 둘러싼 환경이 나를 변하게 만들 것이고, 그 환경에 맞추어 살아가도록 만들 것이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돌아가는 것을 오늘도 그 돌아가는 속도에 맞춘다고 힘들어 하지는 않는가? 세상이 돌아가는 방향이 바뀌고 있는데 나는 그 방향으로 시선을 바꾸어 잘 적응해 가고 있는가? 아니면 처음의 속도대로 처음의 방향 그대로 나아가고 있는가? 어떤 것은 내가 노력하면 되는 것도 있겠지만 어떤 것은 나의 노력과 상관없이 움직이는 것들도 있다.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기도 한다.

내 노력과 무관하게 움직이는 것들이, 내 삶을 더 힘들게 만드는 것들이 더 많아지면 점점 더 살아가는 의미를 잃어가게 되는 듯하다. 불행해지는 것을 알면서 그 길을 가지는 않는다. 실패할 것을 알면서 그 길을 가지는 않는다. 대인은 알면서도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행복과 불행, 성공과 실패의 잣대는 주관적이다. 남의 잘못은 잘 볼 수 있어도 자기 잘못은 잘 못 보는 이가 더 많다.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라고 충고해 주고 싶어도 당사자의 눈에는 오늘 자기가 하는 행동이 옳다고 믿기에 “소신”이라는 단어로 포장을 한다.

오늘도 새로운 9월을 시작하면서 내 주변을 둘러싼 많은 것을 하나씩 하나씩 재점검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짓기를 한다. 그래도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영화 《김복동》에 등장하는 평화나비네트워크를 끌고 가는 대학생들의 활동을 보면서, 일본 상품에 대한 불매 운동을 주도하는 젊은이들의 실천을 보면서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의 역사의식과 실천력을 다시 보아야 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 모임인 평화나비네트워크가 내뱉는 대사를 되새겨 보아야 한다. 나는 이들이 행동으로 옮기는 동안 무엇을 했는가? 동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인데 역사를 바로잡으려고, 나라의 주도권을 바로 잡으려고 노력하는 동안 무엇을 했는가?

우리 스스로 ‘외세 침략의 역사’라는 말처럼 일본의 식민사관이 아직도 우리 의식 속에 있다. 이번을 계기로 일본의 직접적 교육을 받은 이들에게 간접적 교육을 받은 기성세대는 일본이 지금까지 우리 의식에 심어놓은 잘못된 사고를 바로잡아야 한다. 잘못된 의식 교육을 받은 우리는 잘못된 의식을 가지고 잘못된 인격체로 성장했다. 의식은 잘못되었다고 의식하지 않는 이상 잘못된 것조차 모른다는 것이 더 심각하다. 인간은 누구나 인격을 갖춘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부끄럽지 않게 잘 살다간 사람으로 기억하고 싶다. 때로는 그렇게 기억되고 싶다.

생각하지도 못한 환경적 요소가 방향으로 바꾸는 것은 아닌지 대비하면서 인내를 가지고 자기를 끌고 가야 함을 배운다. “내 힘이 닿는 데까지 끝까지 싸우다 갈 거야” 여성인권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 김복동 할머니의 활동을 담은 영화는 한 동안 내 기억 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1992년부터 올해 1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투쟁했던 27년간의 여정을 담은 감동 다큐멘터리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현재 진행 중인 이야기이기에 영화를 보고 자신을 되돌아볼 것이다.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꼭 보러 가라고 권하고 싶다.

작금의 사태를 계기로 “우리 뿌리를 제대로 알고 조상들을 제대로 알아야 장차 꽃 피울 미래를 계획할 수 있다”는 말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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