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총림(叢林)의 위기
진주성-총림(叢林)의 위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9.22 16:3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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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총림(叢林)의 위기

해인사나 통도사에 가보면 입구에 해인총림, 영축총림이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해인사라고 하면 될 것을 왜 굳이 해인총림이라고 쓰여 있는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느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는 해인사가 총림(叢林)이기 때문이다. 총림은 범어로 빈타파나(貧陀婆那)라 음역하며, 단림(檀林)이라고도 번역한다. 승속(僧俗)이 화합하여 한 곳에 머무름(一處住)이 마치 수목이 우거진 숲과 같다고 하여 이렇게 부르는 것이다.

특히 선(禪)을 내세우는 선찰(禪刹)의 경우 이름으로 공덕총림(功德叢林)이라고도 한다. 선원(禪院), 선림(禪林), 승당(僧堂), 전문도량 등 다수의 승려대중이 모여 수행하는 곳을 총칭하여 총림(叢林)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총림이 되기 위해서는 승려들의 참선수행 전문도량인 선원과 경전 교육기관인 강원(講院), 계율 전문교육기관인 율원(律院) 을 모두 갖춘 사찰이어야만 총림 자격이 주어진다.

현재 조계종에는 해인사(해인총림)를 비롯해 통도사(영축총림), 송광사(조계총림), 수덕사(덕숭총림)가 4대 총림으로 자리매김했으며, 1996년 백양사가 고불총림이 되면서 5대 총림으로 불린다. 이밖에도 팔공사(팔공총림), 쌍계사(쌍계총림), 범어사(금정총림)가 총림의 이름으로 불리면서 모두 8개의 총림이 있다. 총림에는 소속 암자와 말사가 있는데 해인총림의 경우 14개의 암자와 75개의 말사를 가느리고 있다.

총림을 이끄는 스님은 방장이다. 총림의 방장은 선·교·율을 겸비한 법계 대종사급의 본분종사로, 총림을 대표하고 법을 상징한다. 우리가 잘 아는 성철 큰스님도 1967년 자운 스님의 초청으로 해인사 백련암에 자리 잡은 후 그해 여름 해인사가 총림이 되면서 초대 방장(方丈) 에 취임하게 된다.

선·교·율을 아우르는 종합수행도량인 조계종 총림의 위기론이 최근 들어 불거지고 있다고 한다. 조계종 중앙종회가 최근 8대 총림에 대해 실사한 결과에 따르면 총림 가운데 선원이나 승가대학, 율원, 염불원을 모두 갖춘 곳은 영축총림이 유일하고, 급격한 학인수 감소로 대다수 총림이 승가대학과 율원 운영의 최소요건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승가대학 정원을 채우기도 힘들다고 한다. 불교의 위기론이 그래서 나온다. 불교계의 자성과 끊임없는 노력만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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