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아프지만 반가운 밤손님‘성장통’
도민보감-아프지만 반가운 밤손님‘성장통’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9.22 16:3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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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아프지만 반가운 밤손님‘성장통’

아이가 낮 동안 신나게 잘 뛰놀다가 밤이 되자 다리가 아프다며 칭얼대거나 곤히 자다가 새벽에 깨어나 아프다며 엉엉 울 때면 부모들은 혹여 무슨 질병이 생긴 것은 아닌지, 놀다가 다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하지만 아침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웃으며 뛰노는 모습을 보면 그제야 ‘우리 아이가 열심히 크느라 아팠구나!’하며 안도의 한숨과 함께 뿌듯함이 밀려온다. 통증 중에서 유일하게 환영받는 통증이 바로 이 성장통이 아닐까 싶다.

성장통은 뼈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는 성장기에 관절을 둘러싼 인대와 근육이 미처 뼈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뼈를 둘러싼 골막이 늘어나 주위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통증이다. 많은 부모들이 성장통은 사춘기에 흔히 나타날 것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성장통은 신체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만3세에서 만12세 미만의 아이들의 10~40%가 겪으며 활동이 많은 남자아이들이 더 많이 느끼고 초등학교 입학 무렵부터 통증이 줄어든다. 주로 허벅지와 종아리, 무릎 주위에 통증을 느끼며 두 다리가 동시에 아프거나 번갈아가며 아프고 손으로 주물러 주면 통증이 사라진다. 저녁과 새벽녘에 주로 나타나며 보통 수 시간 지속되는데 일정 기간 동안 매일 반복되며 때로는 몇 주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통증 정도는 개인차가 크며 낮에 활동량이 많은 날일수록 더욱 심하게 통증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자다가 깨어 아이가 성장통을 호소하면 일단 아이를 안아주는 등 안심시키는 것이 좋다. 부모가 불안해하면 아이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통증을 크게 느끼기 때문이다. 통증부위를 중심으로 부드럽게 주물러 주면 대부분 시원해하며 통증이 줄어 다시 잠들 수 있다. 활동량이 많은 날 저녁에 따듯한 물에 반신욕을 하거나 온찜질을 해 주면 혈액순환과 근육이완을 도와 통증 예방효과가 있다.

한의학에서 성장통은 급격한 성장속도에 비해 근육을 영양하는 기혈이 부족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근육과 인대를 보강하고 튼튼히 하는 약침치료와 한약치료를 받으면 통증도 사라지고 동시에 성장촉진 효과도 함께 볼 수 있다. 열심히 크느라 힘든 아이들을 위해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한방차로는 인삼차, 모과차, 산수유차를 추천한다. 인삼은 3뿌리, 모과는 2~3손가락 정도의 양을 물에 넣어 30분 이상 약불에서 뭉근히 끓여내는데 피로회복에 좋은 꿀이나 조청을 넣어 마시면 더욱 좋다. 인삼은 평소 몸이 차고 허약한 경향의 아이들에게 좋은데 신진대사를 돕고 기혈 회복과 진액을 보충해주는 효과가 있다. 모과는 근육과 인대를 튼튼히 하는 효과가 있고 평소 호흡기가 약하고 팔·다리에 쥐가 잘 내리는 경향의 아이들에게 특히 좋다.

아래와 같은 지압법과 도인안마(導引按摩)는 성장통을 줄여줄 뿐 아니라 성장 촉진하는 데에 도움이 되므로 매일 자주 할수록 좋다.

쭉쭉이 마사지

잠들기 전과 일어난 후 매일 침대 위에서 하면 좋다. 만세 자세에서 기지개를 켜듯 팔~척추~다리를 위아래로 쭉 늘인다는 느낌으로 3~10초간 유지한 후 편안하게 이완하기를 반복한다. 이완한 상태에서 어께-팔꿈치-손목, 골반-무릎-발목 방향으로 3회 반복하여 부드럽게 주무른 후 같은 방향으로 쓸어 내려준다. 뼈를 감싸고 있는 근육과 인대를 유연하게 하며 기혈을 순환하고 소화 기능을 돕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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