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가로수 쓰러짐·정전 등…태풍 ‘타파’로 경남지역 피해 속출
농작물·가로수 쓰러짐·정전 등…태풍 ‘타파’로 경남지역 피해 속출
  • 노수윤기자
  • 승인 2019.09.22 18:24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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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가대교 양방향 통행제한, 항공기·여객선 등 통제…도 긴급회의 안전 당부

제17호 태풍 ‘타파’로 22일 오전부터 경남 18개 시·군 전역에 태풍경보가 발령됐고 거센 비바람이 불어 수확을 앞둔 벼가 무더기로 쓰러지고 사과와 단감 낙과에다 정전, 가로수 넘어짐 등 피해가 속출했다.


부산에서는 최대 순간풍속 초속 50m가 넘는 강풍이 불어 김해공항의 국제 및 국내선 항공기 192편이 무더기 결항되고 부산항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이날 오전 6시 25분 도착 예정이던 필리핀 클라크 발 진에어 LJ032편이 김해공항 주변 강풍 때문에 내리지 못하고 착륙지를 인천공항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부산과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과 부산과 일본 서안 지역을 잇는 국제여객선(5개 항로, 12척)도 태풍 영향으로 발이 묶였다.

특히 부산에서는 태풍의 영향으로 21일 오후 10시 25분께 부산진구 부전동 한 2층 단독주택 기둥이 무너지면서 1층에 살던 A(72)씨가 잔해에 깔려 숨진 채 발견됐다.

태풍이 가장 경남에 접근하는 이날 오후 10시께는 만조인 대조기와 겹쳐 해안가 주택과 상가 침수 피해가 이어져 주민들이 물을 퍼내느라 잠도 이루지 못했다.

태풍이 경남에 근접한 이날 오후 통영 매물도와 거제 양지암·서이말 등 해안가를 중심으로 초속 30m가 넘는 강한 바람이 불고 호우가 이어졌다.

이날 오후 3시까지 산청군에 172.8㎜, 남해군에 155.2㎜, 거제시에 144.9㎜ 등 평균 125.4㎜의 비가 내렸다.

태풍으로 인한 교통사고 등 피해를 막기 위해 거가대교 양방향 통행이 전면 제한됐고 마창대교는 20% 감속운행 하도록 하는 등 교통을 통제했다.

이 때문에 거제와 부산을 오가는 차량이 창원과 고성, 통영을 거쳐 거제로 통행하면서 통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남소방본부에는 강풍 피해가 잇따라 접수됐다.

이날 오후 1시 52분께 진주시 내동면 약수암 진입로 인근에서 6명이 고립된 것을 구조했다.

창원시 진해구 여좌동 일부와 용원동, 가주동 일부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강풍에 지붕판넬과 간판이 고압선을 덮쳐 주택 160여호가 수시간 동안 정전 피해를 입었다.

가로수가 도로나 주택가로 넘어지고 공장 자재, 간판이 날린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김해에서 3개, 창원과 남해에서 각각 2개, 사천과 양산, 거창, 합천에서 각각 1개 등 모두 11개의 가로수가 강풍에 넘어졌다.

특히 김해에서는 넘어진 가로수에 차량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이어졌다.

남해에서는 도로표지판이 부서지고, 하동에서 통신 전봇대가 넘어지는 등 시설물의 파손도 접수됐다.

창원시 진해구 충무동에는 에어컨 실외기가 도로로, 성산구에서는 옥상 물탱크가 마당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도내 시·군에서는 벼 쓰러짐과 낙과 피해도 이어져 농가의 시름이 깊어졌다.

정확한 농작물 피해 규모는 태풍이 동해안으로 진출, 소멸한 23일 이후 시·군이 현장 조사와 피해 접수를 거쳐야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유람선 66척과 도선 34척, 여객선 24척도 피항했고 어선 1만여 척도 항·포구로 피항하거나 육지로 인양하는 등 안전조치 했다.

육상 양식장과 바다 양식장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시설물 철거와 점검을 하는 등 피해 줄이기에 안간힘을 쏟았다.

지리산·한려해상 등 국립공원도 탐방객 안전을 우려해 입산이나 탐방을 중단했다.

진주에서는 남강 물이 둔치로 범람하면서 10월축제를 위해 둔치에 설치한 텐트 등의 시설물을 긴급 철거하기도 했다.

경남도는 제17호 태풍 ‘타파’가 북상하면서 주말에 도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재해취약지역 현장 점검에 나서는 등 태풍 대비 태세에 돌입했다.

도는 지난 20일 오후 박성호 행정부지사가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태풍 대비 영상회의’에 참석해 태풍 대비상황을 전달하고 향후 대처계획을 보고했다. 도는 국무총리 주재 회의 후 협업부서 담당국장과 시·군 부단체장이 참여하는 ‘태풍 대비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박 부지사는 “강풍과 호우로 인한 산사태 등 인명피해 우려 지역과 해안가 저지대 등 침수 우려 지역에 대한 사전 점검을 철저히 하고, 필요시에는 신속하게 주민이 대피하도록 조치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도심지에서 간판 등 비산물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조치를 하고 외출 자제 홍보를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시·군 부단체장들이 직접 인명피해 및 침수 우려 지역에 대한 사전 예찰 활동을 강화하고 필요한 안전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노수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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