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소는 누가 키우나?
도민칼럼-소는 누가 키우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9.23 16:45
  • 14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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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
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소는 누가 키우나?

태풍 타파로 다들 무사하신지 궁금하다. 이번 태풍은 아래로는 남해안 위로는 충북 영동 그리고 부산 동해안 등이 위험하다고 들었다. 2016년 9월 28일에 발생한 태풍 차바처럼 울산의 태화강이 또 범람할까봐 노심초사였다고 하는데 다행히 범람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천재지변도 사람이 최선을 다하면 막아지는가 보다. 울산의 재난대책본부와 소방서, 경찰관 등 관련 기관들이 피해를 줄이는 데 큰 노력을 했다고 들었다.

그 이전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 돼지흑사병이라고 불리는 이 병에는 결국 살처분만이 답이라니 2011년 구제역파동이 다시 떠올라 안타깝다. 돼지고기 값이 벌써 들썩이고 사람들의 소비도 위축되면 이래저래 양돈업계도 힘들 것이다. 거기다 석유수입 의존도가 높은 사우디아라비아 유전이 기습을 당해 세계 원유 값이 들썩이고 있다. 모두 걱정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1997년 이후 고용률은 최고이고 6년 전에 비해 실업률은 최저라고 한다. 그동안 그렇게 말 많았던 소득주도성장정책이 먹힌 결과라고 본다. 소득주도성장론이라는 말이 쉽게 말하면 가족(식구들)의 임금과 소득이 늘어나면 소비도 늘어나 경제성장이 이루어진다는 이론이다. 경제는 잘 모르겠지만 솔직히 국내경제는 일반 소비자들이 더 많이 돈을 쓰지 부자들이야 해외 쇼핑이나 투자를 더 즐기지 않나! 자영업자가 많은 우리나라의 소비는 늘 우리끼리 사먹고 쓰는 형태였으니 세계적으로 어려운 불경기에 타국에 나가서 돈을 쓰기보다 우리 내수를 살리는 길이 애국하는 길이지 싶다.

독립운동은 못해도 불매운동은 한다, 가 요즘 의식 좀 있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오는 이야기인데 그래서인지 연휴휴가지 1위인 오사카가 다낭으로 바뀌고 아예 나가지 않는 사람들도 늘어 올 추석은 예년에 비하여 해외로 나가는 수가 무려 20%나 줄었단다. 덕분에 국내 여행이 활성화되어서 지리산 인근 펜션들도 손님이 제법 있었다는데 즐거운 이야기다.

이제 태풍이 지나고 나면 피해를 입은 곳을 찾아 보완을 해야 하고 사고를 당한 이들이 수습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필요한 법이 있으면 제정을 해야 하고 한 번 더 올지 모르는 태풍도 미리 예방해야 한다. 아프리카돼지열사병도 일본과의 무역 전쟁도 모두 총력을 기울여 이겨내야 한다. 그나마 북한과 미국이 다시 협상을 할 모양인데 이번에는 제대로 소통하도록 도와서 우리나라가 한반도의 섬이 아닌 대륙으로 나가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 경제가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길이 거기에 있다.

세계사적으로 지정학적으로 우리나라의 운명이 지금 이처럼 중차대한데 나라가 어찌 되든 말든 오로지 내년 총선에만 매달려 자기들 밥그릇 챙기기만 바쁜 이들이 있다. 이제 뉴스도 지겹고 싸우는 꼴 보는 것도 지겹다.

선정적인데다 가십거리인 이야기를 무슨 큰일이라도 되는 양 호도하고 사람들을 편 가르는 방송들 신문들은 단독보도 열풍에 빠져 확인이 된 내용인지 아닌지도 중요하지 않고 불러주는 대로 써대기 바쁘다. 역시 우리나라의 갑은 검찰이다. 그렇지 않은가!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고 그 곳에 잘 보이면 권력에 가깝고 잘 못 보이면 어느 대목에서 걸려들지 모른다. 이대로 가면 정권이 바뀌어도 이 나라의 주인은 검찰이 될 것이다.

정치인들이 자기가 그 처지가 될 줄도 모른 체 밥그릇 싸움에만 바쁘니 그 옛날 개그의 유행어 한마디 ‘소는 누가 키우나?’ 세상이 정신없이 돌아갈수록 일은 해야 하는데 국정 감사라고 하는 것이 말 그대로 국가 운영을 잘하는지 따져보는 감사인데 일개 부서의 장관 취임을 가지고 그것으로만 이 귀한 시간을 소비하려고 준비한다 하니 국회의원 일이 그것 밖에 없나 한심하다.

똥 묻은 개, 겨 묻은 개, 논쟁이 한참이다. 조국 장관의 아들딸 표창장 논란에 이어 나경원 대표 아들이 이중국적인가 아닌가로 또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 정부를 뒤집어엎고 정권을 잡고 싶은 야당의 마음 알겠지만 그 이전에 발목만 잡고 늘어져 국민만 힘들게 한다는 소리는 듣지 않아야 하지 않나? 나는 그저 내 할 일 열심히 하고 전국에서 머리 비우러 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로 오는 사람들하고 이번 토요일 ‘지리산의 푸른밤’이나 즐겨야겠다. 여기 이곳은 잠시 정치도 잊고 그저 사람만 있는 곳이니 소도 뛰어놀지 않을까? 소 키우는 사람은 이런 곳에 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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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선 2019-09-25 09:55:14
신희지선생님의 칼럼을 경남도민신문에서 읽으니 더욱 반갑습니다.
이번 지리산 행복학교에 모임은 현 국제정세와 우리나라에 처한 일을 얘기도 하며 '소는 누가 키우나'로 토론도 하고 여러가지로 뜻 깊은 자리가 성황을 이루었으면 합니다. 도민신문의 오피니언을 통해서 선생님의 글을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