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조국과 윤석열 간의 전쟁
칼럼-‘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조국과 윤석열 간의 전쟁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9.24 11:3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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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홍/김동리 다솔문학 협회 회장ㆍ시인ㆍ작가

황규홍/김동리 다솔문학 협회 회장ㆍ시인ㆍ작가-‘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조국과 윤석열 간의 전쟁


‘누가 누굴 심판하느냐’는 민심(民心)의 흐름이고 범죄다. 전형적인 범죄수법까지 나온 ‘조국 펀드’ 현금 흐름 증거인멸 폭로한 증권사 직원에 정경심씨는 “네가 어떻게 날 배신해” ,“정씨 돈으로 펀드운용사 설립” 검찰, 관련자 진술 물증 확보 됨 ‘조국펀드’투자처 알았다면 공직자윤리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 정경심 교수의 코링크 실소유주 여부가 핵심 관건이다. 진실 결국 드러날 것이고, 기자 간담회에서 “몰랐다”는 취지의 답변이 50차례도 넘었다고 한다. 딸 논문과 입시, 장학금, 가족 펀드, 웅동학원 등 핵심 의혹에 대해 “나는 잘 몰랐다”고 했다. 심지어 딸의 출생신고를 왜 7개월이나 빨리 했느냐는 질문에도 모른다고 했다. 시중에선 “이러다 자기 딸 이름까지 모른다고 할 것 같다”며 말이 나와 나돌 지경이다. 조국 법무부장관이 대표 주자다. 한 달 가까이 이어온 조국 사태를 보면서 국민이 기막혀하는 첫 번째 대목은 그가 해온 번드르르하고 고상한 말이 자신의 삶과 완벽하게 어긋나는 일이다.

우선을 넘어선 그의 무치(無恥)에도 많은 이가 혀를 내두른다. 80년대 말 90년대 초 가치 혼란을 겪은 부실 좌파 류(類)의 흔적이 역력하다. 국민이 기막혀하는 두 번째 대목은 이런 조 장관에 대한 좌파들의 상식을 뛰어넘는 일방적 옹호다. 사퇴 타이밍을 놓친 조 장관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서자 여권 전체가 돌변했다. 입만 열면 공정과 정의를 말하던 좌파 인사들이 낯을 바꿔 변호하기 바쁘다.

황당한 궤변도 거리낌 없이 늘어놓는다. 청와대는 조국 수호 총동원령을 내렸다. 온갖 여론 조작 방법이 동원되고 군사작전 하듯 임명을 밀어붙였다. 정의당은 자기들에게 유리한 선거법과 불의한 장관 후보자 임명을 바꿔먹으려 한다. 늘 말해오던 도덕이나 지향하던 가치는 온데간데없다. 애초 도덕이나 가치란 게 있거나 한 것인지 모르겠다. 깃발은 간데없고 동지들만 남았고, 끼리끼리 다 해먹자는 권력만 나부낀다. 좌파와 도덕의 가치를 내팽개치고 패거리 정신으로 뭉치면 조폭과 무엇이 다른가?

“몰랐다”,“화났다” 참으로 역겨운 철면피 행태들이 연출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추석 인사에서 ‘활력 있는 경제’, ‘공정한 사회’,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겠다고 했다. 명절에 덕담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문 대통령 입장이라면 먼저 국민에게 어려운 경제 상황과 불안의 안보, 반칙과 특혜의 상징인 조국을 법무장관에 임명한 대 대해 최소한의 유감 표명이라도 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그런데 단 한마디 송구하다는 말조차 없이 ‘공정한 사회’를 언급하는 것을 보니 진심은 하나도 담기지 않은 연극대사를 들은 것 같다. 검찰 수사 검찰총장 배제 시도는, 靑 개입한 직권 남용 아닌가? 내 권력 내 마음대로 문재인의 9·9 선언 의혹 많거나 수사 받을 공직자 물리치는 게 民心 대하는 예의가 아니다. 그 관행 무시한 건 권력 사유화 ‘온 국민 대통령’ 취임사도 헛말 평등·공정·정의 가면 벗은 정권 편 가르기 폭정 시동 걸까 걱정이다.

위정자의 ‘포호빙하’, (暴虎憑河 무모한 용기)대가는 국민이 치른다.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제자가 공자에게 물었다. “큰일을 하실 때 어떤 사람을 쓰시겠냐”고, 공자가 답했다. “나는 맨주먹으로 범을 때려잡고 맨몸으로 큰 강을 건너다 죽어도 후회하지 않겠다는 사람(포호빙하)과는 함께하지 않는다. 큰일에 임할 때 두려워할 줄 알고 (임사이구 臨事而懼) 지혜를 모아 일을 성사시킬 수 있는 사람과 함께 할 것이다” 무모한 용기만 내 세우는 사람보다 신중한 자세로 지혜로운 대책을 세울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검찰은 검찰의 일을 하고, 장관은 장관의 일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조국 법무부장관의 위법 사실을 밝혀내 처벌해야 한다. 문 대통령 마음이 조 장관, 윤 총장 중 어느 쪽 편에 가 있을지는 물어 보나마나다. 관중석을 가득 매운 대한민국 국민들은 검투사와 맹수가 나오는 유혈극에 흥분하며 패권 국가의 강인함과 용맹함을 확인하려고 한다. 소심하거나 비겁하게 싸운 패자에게는 냉혹한 죽음을 명하는 ‘폴리체 베르소(Police Verso 내려진 음지)’를 외쳤다. 조국에 분노했던 민심은 이제 문 대통령 자신을 향할 것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를 꿈꾼다고 했었다. 국민은 지난 한 달 동안 ‘기회는 불평등, 과정은 불공정, 결론은 조국(曺國)’인 나라를 목격했다. 대신 2019년 9월 9일은 대통령이 국가권력의 사유화를 선언한 날로 정치사에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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