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예안리 가야 인골 중 머리변형 4개 발견
김해 예안리 가야 인골 중 머리변형 4개 발견
  • 문정미기자
  • 승인 2019.09.29 16:31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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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김해박물관·부산대박물관 ‘편두’ 학술심포지엄
▲ 김해 예안리 99호분 고인골 /국립김해박물관 제공

가야 무덤떼인 사적 제261호 ‘김해 예안리 고분군’은 고인골 보고라 할 만한 유적이다. 부산대박물관이 1976년부터 1980년까지 발굴해 무덤 210여기를 찾아냈는데, 고분과 비슷한 수의 인골이 나왔다.


부산대박물관이 1985년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예안리 고분군 고인골 개체는 210개이며, 성인이 71.9%를 차지했다. 성인 인골 중 남성은 51개체, 여성은 60개체로 드러났다. 나머지 40개체는 성별이 파악되지 않았다.

예안리 고분군 고인골에서 드러난 가야인의 독특한 풍습 가운데 하나는 ‘편두’다. 편두는 뼈가 성장하는 유아기에 나무나 돌, 천으로 머리를 압박해 두개골을 인공적으로 변형시키는 현상을 뜻한다.

진수(233∼297)가 쓴 중국 문헌 ‘삼국지’위서 동이전에는 “어린아이가 출생하면 곧 돌로 그 머리를 눌러서 납작하게 만들려 하기 때문에 지금 진한 사람의 머리는 모두 납작하다”는 대목이 있어 고대 한반도 남부에는 편두 풍습이 존재했을 확률이 높다.

지금까지 예안리 고인골 중 편두로 의심된 개체는 모두 10개인데, 그중 확실히 편두로 볼 만한 개체는 4개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울러 편두 고인골을 분석하면 대부분 4세기 무렵 사망한 여성이며, 특수한 신분일 가능성은 작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산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배효원 씨는 국립김해박물관이 부산대박물관과 함께 지난 27일 개최한 ‘가야 사람과 풍습 연구 - 편두’학술심포지엄에서 편두 인골이 출토된 고분 성격을 검토해 발표했다.

배씨는 발표문에서 85호분, 99호분, 132호분, 141호분 인골을 편두로 분류했다. 무덤 조성 시기는 모두 4세기 초·중반으로 추정됐다.

개체별 특성을 살펴보면 85호분과 99호분 피장자는 숙년(40∼50대) 여성이며, 85호분 인골은 출산 경험이 있었다. 132호분 주인은 장년(20∼30대) 여성이고, 141호분에 묻힌 사람은 5∼6세 유아로 성별은 확인되지 않았다.

배씨는 편두 인골이 있는 무덤이 모두 단곽식 목곽묘라면서 “99호분과 132호분에서는 단경호(短頸壺·목짧은항아리)와 노형기대(爐形器臺·화로모양그릇받침) 세트 조합이 나타났고, 99호분에는 철로 만든 철겸과 단조철부가 한 점씩 부장됐다. 85호분은 반파돼 부장 양상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4기 외에 편두로 추정한 100호분과 131호분 인골은 외형적으로 일반 두개골과 유사하고 편두 인골 무덤과 부장 양상에서 비슷한 점이 없으며, 잔존 상태가 양호하지 않은 나머지 4개체도 편두로 볼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배씨는 “편두는 무덤 배치나 혈연적 전승과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된다”며 “일반인 무덤과 편두 무덤이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현재 자료만으로는 신분을 나타내거나 금관을 쓰기 위해 편두를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다른 발표자인 이하얀 씨도 85·99·132·141호분 고인골을 편두 혹은 편두일 가능성이 높은 개체로 보면서 “예안리 집단에서 편두는 4세기대 초반을 중심으로 일시적으로 시행됐고, 보편적 풍습이라기보다 특정 인물에게만 시도된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덤 구조나 규모, 부장 양상을 검토해 보면 피장자의 우월성이나 하위성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며 편두 이유로 미적 요소·건강·의례 등을 추가로 고려할 수 있으나 결론을 내리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최경규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 조사단장은 토론문에서 “편두를 두개 변형이라는 큰 틀에서 접근한다면 93호분, 100호분, 138호분에서도 두개 변형이 나타난다”며 “편두로 한정한 대상이 적어 다른 지역 자료와 비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문정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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