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람의 운명은 훈련의 결과이다
칼럼-사람의 운명은 훈련의 결과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9.30 16:02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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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사람의 운명은 훈련의 결과이다

어느 날, 한 아버지가 마차를 몰며 아들을 데리고 교외로 나갔다. 한 모퉁이에서 마차가 너무 빨리 달리는 바람에 아들이 마차에서 떨어졌다. 아버지가 마차를 세우더니 아들을 한 번 쳐다보고는 담배를 꺼내어 느긋하게 피웠다. 아들이 소리쳤다. “아버지, 얼른 저를 도와주세요”아버지가 물었다. “아프냐?”, “네,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아요”아버지가 말했다. “일어날 수 없거든 기어서 마차에 올라 타거라”아들은 할 수 없이 안간힘을 쓰며 일어나 비틀거리며 힘겹게 마차에 올랐다. 지나가던 행인이 이 광경을 보고 비난하듯 말했다. “너무 하시는군요. 아직 아이인데!” 아버지가 냉정하게 말했다. “저는 저 아이가 대통령이 되도록 훈련시키고 있는 겁니다”이 아이가 훗날 미국의 제35대 최연소 대통령 존 F. 케네디다. 그의 성공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최고 권력의 자리로 향하는 여정이 어린 시절 아버지의 훈련으로부터 이미 시작되었으니 말이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의 성공은 가정교육과 자아훈련의 전형적인 모범사례라 할 만하다. 그녀는 일찍이 ‘일등’의 기록을 많이 남겼다. 미국 역사상 최연소, 첫 여성, 첫 흑인 스탠퍼드 대학 부총장을 역임했고, 최연소 첫 여성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을 지냈다. 미국인들에게 그녀는 전기적 인물이다. 그 전기적 사건의 발단은 부모가 어릴 적부터 심어준 이념에서 시작되었다. ‘책략적으로 성장하라’였다. 라이스의 어린 시절, 미국은 인종차별이 아직 심각했고 흑인의 성장 조건은 백인에 비해 현저히 열악했다. 그러나 부모는 자신감, 용기와 꿈의 씨앗을 어린 라이스의 마음속에 심어주었다. “햄버거를 살 돈이 없더라도 너는 미국의 대통령이 될 능력을 가질 것이다. 백인보다 갑절은 우수해야 그들과 평등한 기회를 얻을 수 있고, 그들보다 세 배 뛰어나면 그들을 넘어설 수 있다”라고 가르쳤다. 라이스가 열 살 되던 해에 부모가 그녀에게 워싱턴에 있는 백악관을 구경시켜 주려고 갔는데 입장이 거절당했다. 라이스가 한참 동안 안을 바라보다가 몸을 돌려 조용히 말했다. “아빠, 피부색 때문에 저는 지금 문 밖에서 거절당했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저 건물 안으로 들어갈 거예요” 아버지는 웃었다. 라이스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로부터 체계적인 교육을 받았다. 세 살 때 어머니에게서 피아노를 배워 네 살 때는 독주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발레, 프랑스어를 배우고 독서클럽에도 참여했다. 열 살이 되기 전 수많은 유명서적을 독파했고 예절학원에 다니며 기품 있는 행동을 교육받았다. 열세 살 때에는 두 학년을 월반하여 10학년에 다녔고, 미국 청소년 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신동’이란 찬사를 받기도 했다. 20세에 덴버 대학에서 정치학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몇 년 후 같은 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소련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백인보다 세 배는 우수해야 한다’ 는 기준을 세워 늘 자신에게 엄격했다.

탐 뎀프시는 태어날 때부터 왼쪽 다리의 길이가 다른 사람의 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오른팔은 기형이었다. 부모는 그를 위해 의족(義足)과 의수(義手)를 달아주었지만, 한 번도 그를 장애아로 취급하지 않았다. 보이스카우트 단원의 행군에 참여하면서 체력을 키웠다. 그러다가 럭비를 배우게 되면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의족을 달고 연습한 끝에 날로 기량이 향상되었고 선수 선발테스트에 합격했다. 그러나 그는 벤치만 지켜야 했고 필드에 등판할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일생에서 가장 위대한 날이 마침내 다가 왔다. 경기장에는 6만6천 명의 럭비 팬이 운집해 있었다. 경기는 고작 마지막 2분만을 남겨두고 있었고, 그가 소속한 팀(세인트)은 상대에 1점 뒤져 있었다. 이때 감독이 크게 외쳤다. “탐, 경기장으로 들어가”탐은 벌떡 일어나 들어갔다. 득점 선에서 63야드 떨어진 지점에서 그는 공을 찼는데 심판이 두 손을 번쩍 들어 3점을 표시했다. 세인트 팀은 19대 17로 디트로이트 팀에게 역전승했다. 역사상 최장거리 골이었다. 왼쪽 다리가 없고 오른손이 기형인 선수가 넣은 골에, 모든 관중이 미친 듯이 환호했다. 어떤 사람이 탐에게 “그 골을 넣었을 때 느낌이 어땠느냐?”고 물었다. “저는 부모님께 감사드려야 합니다. 부모님은 제게 할 수 없다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삶 속에는 갖가지 신비로운 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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