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백일도 되지 않아서
도민칼럼-백일도 되지 않아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10.07 14:1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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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

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백일도 되지 않아서


“오래 가지 않을 겁니다!”
유니클로의 재무책임자 오카자키 타케시는 지난 7월 11일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로 한국의 일본산 불매운동이 불이 붙던 때, 업무보고를 하며 이렇게 말했다. 유니클로가 회사명을 GU로 바꾸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지난밤 뉴스를 보니 GU의 인기 있는 의류는 ‘제고없슴’이 찬란하게 떠 있는 것을 보여준다.
뒤통수가 뻐근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엇을 강제한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나 그래도 우리 자존심 한번은 적어도 세우려면 일본의 태도 변화가 있던지 해야 좀 푸는 게 맞지 않은가! 더구나 GU유니클로는 그런 발언과 상관없이 전쟁의 상징인 욱일기를 홍보에 쓰고 독도는 다케시마라고 하는 기업이다.

사실 나는 조국장관 관련한 이번 검찰 사태를 다르게 보고 있다. 누군가는 내게 너무 비약적인 거 아냐? 라고 물을지 모르나 그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지난 10월말 일본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과 관련하여 청구 13년 만에 이춘식(95세)옹이 승소 판결을 받고 난 후 조국 정무수석은 연일 트위터를 통하여 일본의 배상 판결 이행을 촉구했다. 그러나 일본이 재단을 만들어 운용하자는 우리 측 제안도 물리치고 경제보복으로 나오자 당시 일본을 향하여 비판의 수위를 높이기에 이른다.

거의 일본에서 발행하는 신문이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은 모 일간지 부터 당시 조국 정무수석을 향하여 엄청난 비난을 쏟아낸다. 아마도 그때부터 그들은 이를 갈며 그의 행적들을 조사하기 시작하였다고 본다. 그를 향한 비난은 검찰 개혁을 하겠다고 나선 이전부터 시작되더니 후보 지명을 하자마자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보수언론부터 풀려나왔다. 조직을 개혁하지 않으려는 검찰과 종일 세력이 손을 잡은 것일까? 아니면 검찰 조직 내 종일 세력이 앞장을 선 것일까?

의외로 대한민국은 일본의 지배를 받던 그 시절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뉴라이트 사관을 가진 이들이 많다. 마치 어릴 때 늘 반공 교육과 전쟁의 공포에 시달리던 내가 ‘나는 왜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일까? 미국에 태어났으면 참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을 가진 것처럼 그 이후 대한민국인이라는 자존감이 없었다면 내 친구들 몇몇처럼 나도 미국에 가서 아이를 낳아 시민권을 만드는 일에 편승했을지 모른다. 1990년대만 해도 서울에 살며 조금은 먹고 살만한 우리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인 국적 세탁, 특히 아들을 가진 엄마들 사이에서는 스스럼없이 권유한 일이기도 했었다.

1900년대 중반까지 태어난 이들은 일본을 그리워하고 이후에는 미국을 흠모하며 살아온 우리의 사고는 무의식적으로 지금 이 상황이 매우 불편한지도 모르겠다. 일본과의 분란을 우리 정부가 만들었다고 불만을 갖게 되는 것도 당연한 생각일 것이다. 거기다 매국노라는 말도 서슴지 않은 ‘조국’이라니!

모 일간지에 조국 장관과 文 대통령에 관한 칼럼이 올라왔다. 검찰수사로 목숨을 버린 이들을 열거하며 그들이 죽는 건 가족을 건드려서인데 가족을 희생시키며 장관자리를 보전하려는 조국이 매정하다고 말한다. 그 말인즉슨, 본인은 털어도 안 나오니 가족을 건드리는 그 무시무시한 검찰 권력을 용인하는 말인 것이다. 마지막 그의 글에서는 일본에서 이 사태를 매우 즐거워하며 보고 있다는데 바로 그것! 일본은 지금 우리의 상황을 즐기고 있다. 대한민국은 일본과 경제전쟁중인데 정부에 힘을 실어 일단은 이기고 봐야 하는데 종일세력이야 그렇다 쳐도 나름 진보적인 이들의 입에서마저 차기정권을 염두에 두어서 그러는 것인지 달을 못 본 체 하고 손가락만 가지고 시시비비를 따지니 참 속상하다.

현재 우리는 분수령에 서 있다. 일본을 배척하자는 것이 아니다. 일본이 극우발상으로 우리를 우습게 보는 것에 대항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인 이라는 자긍심을 가질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말자! 언제까지 일본을 의식하며 살아야 하는가! 언제까지 한국은 냄비근성을 가진 민족이라 신경 쓸 거 없다는 말을 듣고 살 것인가? 일본 극우정권을 비판하면 대한민국의 장관도 못한다는 말이 나올까 걱정된다. 검찰 개혁을 바라는 마음과 더불어 조국을 지지하는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나도 일본에 마음 편히 여행 갈 날을 꿈꾼다. 동시에 대한민국이 일본에 조롱거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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