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하늘을 원망하지 말고 남을 비난하지 말라
칼럼-하늘을 원망하지 말고 남을 비난하지 말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10.07 16:20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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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하늘을 원망하지 말고 남을 비난하지 말라

원망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이상한 논리를 편다. “내가 만약 누구처럼 좋은 조건을 갖추었다면 그보다 나았을 텐데”, “내가 만약 누구처럼 아첨했다면 상사는 분명 나를 더 좋아했을 텐데”

아이젠하워(1890~1969)가 젊었을 때의 일이다. 식구들과 트럼프를 치던 중 몇 차례 계속 매우 나쁜 패만 잡게 되자 심기가 불편해진 그는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놀이를 멈추더니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놀이를 계속하려면 손에 든 카드로 어찌 해야 할지 생각해라. 네가 어떤 패를 들었든 말이다!”아이젠하워는 순간 멈칫했다. 어머니는 말을 이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카드는 하느님이 분배하며 어떤 카드를 들었든 너는 반드시 그 카드를 쥐어야 한다.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하여 최대의 효과를 거두는 것이다” 그 후, 아이젠하워는 어머니의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며 삶에 대에 어떠한 원망도 하지 않으면서 늘 적극적이고 낙관적인 태도로 최선을 다했다. 그리하여 병사, 중령, 연합군 최고지휘관을 거쳐 마침내 제34대 미국대통령의 자리에 올랐다.

<열녀전(列女傳)> 과 <설원(說苑)> 을 남긴 중국 전한(前漢)의 학자 유향(劉向)은 이렇게 말했다. “운명을 아는 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자신을 아는 자는 남을 원망하지 않는다” 맞는 말이다. 근원을 살펴보면 모든 것은 자신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인생은 마치 트럼프와 같아서, 기회는 대체로 균등하다. 다만 승자는 좋은 패를 가지고 잘 치고 나쁜 패를 들고서도 잘 치는 사람이고, 패자는 좋은 패를 들어도 기회를 낭비하고 나쁜 패를 들면 말할 수 없이 엉망이 되는 사람이다. 마음가짐에 따라 같은 패라도 다른 사람의 손에서는 완전히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한 쌍둥이 형제가 있었다. 그들은 불행히도 동시에 ‘나쁜 패’를 쥐게 되었다. 화재사고로 둘 다 얼굴에 심각한 화상을 입은 것이다. 형은 하루 종일 한숨만 쉬며 절망감에 빠져 지냈다. 그러나 동생은 형을 위로하며 말했다. “우리는 이 대형화재의 유일한 두 생존자였으니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 일인가!”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은 절망을 추스르지 못하고 결국 수면제 50알을 먹고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한편 동생은 힘겹지만 “나의 생명은 소중한 것이니 좌절하면 안 된다”고 스스로를 독려하면서 삶을 이어나갔다. 수년 후 동생은 동업자를 만나 운수회사를 설립했는데 규모가 2억2000만 달러 규모로 커지게 되었다. 훗날 날로 발달된 의술 덕에 그는 벌어들인 돈으로 정형수술을 하여 예전의 모습을 되찾게 되었다. 형과 동생의 삶은 운명이 빚어낸 결과인가? 그들 자신이 만들어낸 결과인가? 그 답은 말하지 않아도 분명하지 않은가.

무언가를 원망하여 자신의 기분을 개선할 수 있다면, 이는 전혀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자신의 기분만 더 엉망으로 만들고 나아가서는 남의 기분까지 망쳐 종국에는 순조롭게 완성될 수 있었던 일마저 그르치기도 한다. 그리하여 다시 원망을 이어갈 조건이 만들어지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된다. 어떤 일이든 본연의 논리가 있다. 당신의 일이 순조롭지 못하고 생활이 뜻대로 풀리지 않으며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면, 논리의 조건을 제멋대로 바꾼 부분이 있을 것이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도 아직 부족한데 남을 원망할 시간이 어디 있을까? 때론 잘 풀리지 않는 일의 원인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그렇다고 남을 원망하고 탓 한다고 꼬인 일이 풀리겠는가? 가까운 나에게서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다.

명저 <명상록(暝想錄)>을 남긴 로마제국의 제16대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재위 161∼180)는 말했다. ‘나쁜 일이 닥치거나 좋은 것을 잃으면, 당신은 신을 원망하고 이 불행 혹은 손실을 초래한 사람들을 질책하거나, 혹은 원인이라고 의심되는 사람들을 미워한다. 우리는 확실히 의롭지 못한 많은 일을 행한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두고 좋고 나쁨을 구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역량 범위 안에 있는 사물이 좋고 나쁘다는 확실한 판단이 섰을 때에만 지적하되, 빈정거리거나 나무라는 태도를 취하지 말고 아무런 적의를 품지 말고 이야기하라’ 인생은 끝없는 선택의 과정이다. 중요한 요소는 하늘이 정해놓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선택의 결과에 만족을 하든 못하든 혹은 선택의 길이 험난하든 그렇지 않든 자신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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