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10월 축제’ 빛내는 숨은 주역 자원봉사자들
진주 ‘10월 축제’ 빛내는 숨은 주역 자원봉사자들
  • 김태훈기자
  • 승인 2019.10.09 17:53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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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주부 등 다양한 연령대 시민들 활약
행사 안내·질서 유지 등 관람객들 편의 제공
“지역에 도움되는 일 보람…기회된다면 계속”
▲ 진주성 앞 둔치에서 관광홍보 활동을 하는 강미리씨, 이혜숙씨.

지난 1일부터 진주시 남강둔치 축제장은 경남최대 축제인 ‘10월 축제’를 맞아 구경을 온 외지 관광객과 진주시민들이 밤낮없이 붐빈다.


지난 7일 쌀쌀해진 날씨와 오후부터 조금씩 쏟아진 비로 축제현장은 평소보다 한적했다.

드문드문 이어지는 관광객들 사이로 눈에 띄는 주황·형광색 상의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10월축제’를 빛내는 숨은 주역들이다. 조금의 여유가 허락된 시간에 이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 보았다.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 현장 안내 활동을 하고 있는 천주령씨.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 현장 안내 활동을 하고 있는 천주령씨.

경남과기대 학생인 천주령(26)씨는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 현장 안내 활동을 하고 있었다. 축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자원 했다는 천씨는 인터뷰 중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자원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동기를 묻는 질문에 “대학생활 동안 의미 있는 일을 꼭 한번은 해보고 싶었다”며 “학교에서 지원을 받자마자 신청했다. 지역사회나 나에게 모두 도움이 되는 일이라 생각했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계속 참가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봉사 활동 중 어려운 점은 없느냐는 질문에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격려해 주셔서 기분 좋게 일하지만 일부 불만어린 시선으로 보는 분들이 있어 힘들 때가 있다. 앉아 있는 것이 못마땅해 호통을 치던 분도 있고, 세금 받고 일하면 똑바로 하라며 괜한 시비를 걸던 분도 있었다”며 “그런 말을 들을 때는 당황스럽지만 일일이 대응할 수 없어 웃으며 넘긴다”며 “처음 해보는 활동이라 생각보다 힘들지만 그만큼 더 큰 보람을 느낀다”며 밝게 웃었다.


축제 현장을 보면서 느낀 개선점을 묻는 질문에 “볼거리도 많고 운영도 잘되는 것 같다. 다만 세대 간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이벤트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임시부교에서 티켓 받는 일을 하는 최문혁씨.
임시부교에서 티켓 받는 일을 하는 최문혁씨.

임시부교에서 티켓 받는 일을 하는 최문혁씨(25, 연암공대)는 “졸업을 앞두고 있어 학창시절 사회활동을 할 마지막 기회라 생각돼 봉사활동을 하게 됐다”며 “생각보다 축제 참가인원이 많아 인원 특히 통제인원이 더 필요하다. 얼마 전에는 취객이 부교중앙에서 안전 활동을 하던 여성 자원봉사자 목 표찰을 잡아당기는 바람에 큰 사고가 생길 뻔 했다”며 “그 이후 부교내 안전요원은 전부 남성으로 바뀌었다. 축제현장 특성상 취객이 많은 점을 고려해 임시부교 주위에는 인원을 더 배치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진주성 앞 둔치에서 관광홍보 활동을 하는 강미리씨(59, 여), 이혜숙씨(66, 여)는 축제현장 봉사활동을 몇 년째 이어오고 있다. 오전 오후로 나눠 하루 6~7시간씩 봉사 일을 하는 이들은 “무료한 시간도 보내고 사회에 도움도 되면 일석이조 아니냐”며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축제현장 뿐 아니라 진주역, 터미널 등 관내 곳곳에서 봉사 활동을 하시는 분이 많다”며 “축제 기간 뿐 아니라 평시에도 필요한 곳이 있다면 활동을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축제기간 중 들이닥친 태풍으로 축제장이 임시휴장 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 시 곳곳에서 묵묵히 활동하는 이들의 노력으로 ‘10월 축제’는 여느 때 못지않게 순항중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자신의 시간을 희생해 지역사회에 헌신하는 이들을 보는 일부의 비딱한 시선이다. 이들은 보수도 받지 않고, 의무도 없다.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사명감으로 봉사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시선과 격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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