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규제 여파 경남 ‘원정투자’ 늘어
서울 부동산규제 여파 경남 ‘원정투자’ 늘어
  • 노수윤기자
  • 승인 2019.10.09 17:59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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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지역 주택 40개월째 하락세로 가격 바닥권 인식
서울 거주자, 거제·창원 등 매수 585건 47.7% 증가

아파트 실거래가 기준으로 경남의 주택시장이 40개월 이상 하락 중인 가운데 서울 거주자들의 경남 주택 원정투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 침체와 공급과잉 여파로 장기간 집값이 약세였으나 차츰 하락폭이 둔화하고 현재의 집값이 바닥권이라는 인식 확산에다 서울 부동산 규제를 피해 지역에 투자하려는 발길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9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주택 매매 거래 통계에 따르면 1∼8월 경남에서 거래 신고된 주택 중 서울 거주자가 매수한 경우는 총 585건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96건에 비해 47.7%나 증가한 것이다.

지난 8월까지 경남지역 주택 전체 거래량이 2만4846건으로 전년 동기 2만5022건보다 감소했고 서울과 경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 거주자의 매입 건수 역시 14.4% 줄었으나 서울 거주자의 매수만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특히 조선업 침체로 집값이 장기 하락세를 보였던 거제 지역의 경우 서울 거주자의 주택 매수 건수가 지난 8월까지 총 15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건보다 무려 526%나 증가했다.

거제시와 서울을 제외한 기타지역 거주자의 주택 매수 건수가 44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00건에 비해 25.3% 감소한 반면 서울 거주자의 매수 비중만 대폭 늘어난 것이다.

창원시 역시 지난 8월까지 서울 거주자가 매수한 주택은 총 195건으로 지난해 동기 97건보다 101% 증가했다.

창원은 기타지역 거주자의 매수도 84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가량 증가했다.

울산도 서울 거주자가 주택을 매입한 건수는 총 114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85건)보다 34% 증가했다.

거제와 창원에서 서울 거주자의 원정투자가 증가한 이유는 집값이 장기간 하락하면서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경남의 주택가격은 2016년 5월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서 지난달까지 40개월째 하락 중이다. 이 기간 누적 하락률은 주택은 9.75%, 아파트는 17.47%에 달한다.

조선업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거제시의 아파트값은 이 기간 33.27%, 자동차 업종 실적 악화 등으로 창원시의 아파트도 22.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고 울산 아파트는 16.38% 떨어졌다.

집값이 많이 내렸다는 바닥권 인식에다 올해 들어 조선업 수주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들 지역에 투자 수요가 다시 몰리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일부는 법인 단위로 가격이 크게 떨어진 빌라나 연립,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통매입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등 주택 매수도 늘고 있는 데다 실제 개발 호재가 있는 곳은 서울 등 외지인의 투자 문의가 눈에 띄는 것이 부동산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이러한 외부 매수세 증가로 거제시의 경우 지난 3월부터 집값이 상승 전환해 지난 7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했다. 8, 9월에 다시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3년 이상 이어진 최악의 침체에서는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서울 거주자들의 거제 등 원정투자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종합부동산세·양도세, 대출 제한 등 강력한 규제를 피해 이런 규제가 없는 지방으로 투자자들이 눈을 돌리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지방의 경우 종부세 중과 대상에서 빠지고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경우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등 혜택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노수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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