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소신과 원칙
아침을 열며-소신과 원칙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10.16 16:1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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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례/새샘언어심리발달상담센터 원장
이정례/새샘언어심리발달상담센터 원장-소신과 원칙

정의란 무엇인가? 외국 유명대학에서 인기 있는 강의였지만 우리 사회에 정의가 있기는 한가? 도대체 모르겠다. 정의가 무엇인지, 어떤 게 정의로운 것인지 사회의 많은 선한 가치들이 돈에 묻혀버렸다. 정치의 ‘정’ 자도 모르는데 요즘 이런 질문이 드는 이유가 있다.

총칼만 없을 뿐, 제 이익에 우선하여 서로 할퀴고 물어뜯고 전쟁 같은 정치권, 언론기관, 진실인양 판을 치는 가짜뉴스들, 이제 정말 지긋지긋하다. 대중들이 정치에서 멀어지게 하고 싶은 목적인가 의심스러울 때도 있다. 이를 국민의 알 권리라는 이유로, 민주주의의 의견의 다양성의 범주로 묶어 합리화할 수 있을까? 국민에게는 관심 없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여론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국민이 원해서 한다는 행동들이란 나는 원한 적 없는데 과연 정말일까 묻고 싶다. 솔직히 자기가 원한다고 말하면 시원하기라도 하겠다. 국민의 대리인들이 자기들이 주인인양 싸우다가 심지어 주인을 물려고 한다.

많이 가진 자들이, 모범을 보여야하는 사람들이 도리어 법망을 피해서 죄를 더 많이 짓지만 처벌한 우위의 기관이 없어서 혹은 기관이 있으나 유명무실하여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감찰기능도 필요하지만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므로, 사안을 바라보는 객관적 분석, 조정기관들도 필요한 것 같다.

돈이 소신보다 위에 있고 명예보다 우선하는 현실, 우리 다수의 이익보다 나의 이익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할지 낯이 서질 않는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도덕적 가치는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새 변화의 물결을 잘 타지 못하면 바다 속으로 첨벙 빠져버리고. 지혜롭고자 하지만 나의 테두리와 우리의 한계를 넘지 못하면 정체하다가 결국은 실패로 이어진다. 움직임의 결과물들이 돈으로 재화로 바로바로 바꿀 수 있는 재주 많은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람들도 있다, 변화를 감당하지 못하고 무기력에 적응하는 사람들도 있다. 참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열심히 최선을 다하며 사는 평범한 시민들에게 많은 기회들이 있으면 좋겠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청소년들에게 ‘꿈을 가져라’, ‘꿈을 심어줘야 된다’, ‘꿈’이라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하지만 실현할 수 있는 환경적인 여건은 어떤지? 어른이든 아이든 꿈은 현실을 더욱 알차게 살 수 있도록 해주는 원동력이 된다. 조용필의 노래처럼 그 꿈이 정말 꿈으로 끝나지 않으려면…현실적인 뒷받침 없이 꿈꿈 거리며 말만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한다. 이는 머릿속은 복잡한데 정작 행동력이 약한 나에게 들려줘야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우리나라 역사를 살펴보면 왕은 귀하신 몸이라 국난을 피해 도망 다니기 바빴지만 오히려 나라를 구한 사람들은 목숨 바쳐 싸운 민초들이었다. 양반들이 힘없고 무지하다고 얕보고 깔보던 그 사람들. 오늘날도 마찬가지로 작은 힘들이 모여 하나의 목소리를 낼 때 그 힘은 한 나라를 움직일 정도로 힘이 세어진다. 작은 영향력, 나비효과로 다 설명할 수 있을까?

학창시절 책에서 좋은 말들을 다 배웠지만 사회는 학교와는 다르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이론은 이상적인 원칙인 것이지 실생활에서 그대로 적용한다는 것은 무리일 때가 많다. 실험적인 조건들과 주요변인 외의 여러 요인들이 얽혀서 상호작용하는 실생활은 전혀 다른 상황이 되어버린다. 일제 이후부터였는지 지금껏 우리나라는 다양한 환경을 고려하지 않았다. 획일적으로 군대식으로 줄을 그어 다스리기 좋도록 우리를 관리하고 혹사했다. 좋지 않은 관행들이 악습처럼 들러붙어 아직 그런 것들을 떼어내는 과정 중이라 생각한다.

학교교육보다 더 중요한 것을 가정교육으로 보았다. 밥상머리교육이라고 부모들이 1차적 사회화를 담당하고, 학교는 2차적인 교육기관인 셈이다. 우리사회는 참으로 많은 것을 가정에, 부모에게 떠넘겼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지니는 많은 권리와 의무들. 그것들이 다 무슨 소용인가 싶을 정도로 지금의 어르신들은 사는 것이 팍팍했다.

우리나라는 힘없고 약하고 뚜렷한 능력이 없어도 누구나 잘 살 수 있도록 해주는 복지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공공기관이나 어느 단체든지 누가 지도자가 되고 집권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소신과 원칙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와 함께 원칙을 지킬 수 있도록 감시하고 종용할 수 있는 평범한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힘과 원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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