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경험이 만든 ‘지금’의 자신을 사랑하는 삶을 살자
아침을 열며-경험이 만든 ‘지금’의 자신을 사랑하는 삶을 살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10.20 15:36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채영숙/영산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교수
채영숙/영산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교수-경험이 만든 ‘지금’의 자신을 사랑하는 삶을 살자

아무런 생각 없이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은 없다. 각자 살아온, 살아가는 삶은 생각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살아오면서 놓였던 그리고 지금 놓인 상황에 따라 생각은 변화한다. 경험에서 얻은 삶은 생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불필요하게 많은 생각을 하면 삶이 피곤하겠지만, 그래도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자. 주변을 돌아보면서 살아가자.

과거 실패를 자주 경험해 본 사람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조그마한 일조차 조심한다. 주어진 일을 일단 시작해 보고 보는 이들이 보기에는 부정적인 생각을 먼저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한 번도 큰 어려움을 겪지 않고 무난한 삶을 살아왔다면 언제나 긍정적인 생각만 하고 살고 있을 수도 있다. 삶이란 대하는 태도, 놓인 상황, 마음가짐, 사회적 통념 등에 따라 달리 평가된다. 그러기에 유사한 상황이라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각은 바뀌고 그 받아들이는 행태가 변화한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자신이 선택한 것들이 모여 현재의 삶을 구성한다. 나름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다. 삶이란 내적 그리고 외적으로 다양한 변수가 모여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기에 똑같은 결과물이 될 확률은 거의 없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성공했다고 말하는,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삶이 되도록 사회적, 경제적 우위를 점하고 살아가는 방편만을 배워왔다.

교육의 나라인 이유도 이에 있다고 본다. 부모가 가진 것이 부족해도 힘들게 자식만은 공부를 시켜 좋은 대학을 가게 만들었고, 좋은 직장을 얻게 되면 그 결과 좋은 배우자를 만나 어려움 없이 살게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 욕심이 과해서 서서히 곪아온 것들이 지금 드러나면서 우리 사회는 힘들어 하고 있지 않은가?

386 세대가 받은 교육과 우리 아이들에게 시키는 교육은 기본에 충실하지 않다. 사회 문제아는 인성과 기본 도덕은 뒤로 하고 공부 잘하는 학생, 높은 점수를 받는 아이가 우수한 학생으로 평가받는 교육 시스템이 낳은 결과이다. 순위를 매겨야만 하는 평가 방식 속에서 학교 교육은 절대 기본에 충실할 수 없다. 변화하고 있는 우리 초등학교의 평가 방식이 중등, 고등 교육에도 적용되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더 이상 물러나면 안 되는 시점에 와 있다.

최고 기준을 만족하는 학생을 선발하려는 서열 중심의 평가 시스템이 과열 경쟁을 낳은 것이다. 최저 기준을 정하고 그것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그에 합당한 지원시스템을 갖추어 준다면 우리 아이들이 지금 받는 학업 스트레스는 들어줄 수 있지 않을까? 행복의 만족도가 바뀌지 않을까? 행복해야 할 나이의 아이들에게 불행을 더 이상 안겨주지 않았으면 한다. 어른들은 이미 경험하지 않았는가? ‘공부가 인생에 다는 아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라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는 교육시스템을 상위 교육에도 적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상위 1%만을 골라내기 위한 교육 시스템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모자라는 곳에 교육부는 지원을 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이란 교육부의 모토가 서열을 조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교육부는 선택을 위해 서열을 매겨야 하고 학교는 그 선택을 받기 위해 교육부가 세워놓은 기준에 맞추느라 정작 필요한 곳에는 관심을 등한시 하고 있지는 않은지 둘러보아야 한다.

아이는 아이답게, 어른은 어른답게 살자. 아이에게 어른의 삶을 강요하지 않았으면 한다.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자. 많은 경험은 생각을 만들게 되고, 그 많은 생각이 아이를 바르게 성장시킬 것이다. 무조건 받아들이는 아이로 키우지 말고, 생각을 할 수 있는 아이로 키워보자.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보려고 노력해야 하는 시점도 있지만 신체적 나이가 정신적 욕심을 따라가지 못할 나이가 되었으면 자신이 가진 것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방식을 받아들여 보자. 아이를 통해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신이 모자라는 부분은 인정하고 자신이 가진 장점에 만족하면서 ‘지금’에 충실한 삶을 권하고 싶다. 경험이 만든 ‘지금’의 자신을 사랑하는 삶을 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