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무엇이 두려운가?
도민칼럼-무엇이 두려운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10.21 14:55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

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무엇이 두려운가?


이 세상 살면서 가지 말아야 할 곳을 꼽으라면 병원 법원 검찰 경찰서가 으뜸일 것이다. 병원은 몰라도 검찰 경찰서는 바르게만 살면 안 갈수 있다고 하는 자신할 수도 있지만 그래서 어떤 이는 “검찰개혁, 검찰개혁, 하는데 그거 죄 지은 사람들이나 관계있는 거잖아요. 먹고 사는 일도 아닌데 그만 했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사는 일이 어디 마음대로 되는가! 법원은 법을 몰라도 가는 곳이다. 일반 사람들의 상식과 법 지식은 아주 오래전부터 동떨어져 왔고 법을 몰라서 당하는 일은 이루 헤아리기가 어렵다. 모르지? 그저 직장을 얌전히 다니고 횡단보도로만 건너고 각종 공과금 영수증을 단 하루의 날짜도 밀리지 않고 내면서 살면? 그래도 특수부 검사가 맘먹으면 길 가는 사람 아무나 잡아 죄, 열 가지는 만들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감옥에 죄 지은 사람보다 돈 없고 백 없어서 온 사람이 더 많다는 말은 죄수들의 푸념일 뿐일까?

이승만정권의 조봉암 간첩 누명부터 인혁당 사건, 진도가족간첩단 사건, 구미 유학생 간첩단과 최근의 유호성 건까지 반공이데올로기를 덧씌워 조작한 사건으로 정권 연장을 꾸미는 정부와 국정원, 검찰, 법원의 합작은 차고 넘친다. 뭐 간첩사건만 그런가? 광우병 파동 때 그것을 보도한 MBC 피디수첩을 난데없는 쇠고기 수입업자의 업무를 방해했다거나 정부 협상책임자의 명예가 훼손됐다는 검찰의 기소는 그나마 재판부의 양심으로 무죄가 선고되었지만 일단 검찰에 기소되는 순간부터 피곤하고 힘든 시간은 시작되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 법은 권력의 가장 위에 있다. 그러므로 법을 다루는 분들이 가장 힘이 세다는 것을 이번 ‘조국장관사태’로 정당 호불호와 상관없이 똑똑히 보았다. 그리고 공정하지 않다는 것도 알았다. 조금만 돌아가는 사정을 아는 경우, 어쨌든 검찰 개혁은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어떻게 개혁하지? 사법부도 힘을 분산하고 정확한 판결을 유도하기 위하여 헌법제판소를 두었다. 검찰도 힘을 분산하고 비리를 적발해야 하는 곳이 필요하다. 지금 검찰은 제 식구 감싸기 정도가 아니라 자기 조직이 이 나라를 만들어 간다고 생각하니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 분명 깨야할 필요가 있다. 사실 고위공직자수사처 줄여서 ‘공수처’는 검찰 뿐만이 아니라 고위공직자들이 올바르게 처신하도록 유도하는 기능을 할 것이다. 검찰 특수부처럼 프레임을 만들어 끼워 맞추기 수사를 하거나 정권에 비위를 맞추어 운영할 수 없는 구조로 안을 만들어 내놓았다. 여당과 야당이 서로 견제하며 추천하는 헌법재판소보다 더 정치적으로 독립된 기구이다. 공수처 위원 7인은 여당 추천 2인 야당 추천 2인 법조계 3인으로 구성되고 그 7인중에서 6인 이상이 동의하는 2명 중에서 대통령이 공수처장을 임명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야당이 반대하는 사람이 될 수가 없다. 게다가 임기제이다. 검사 판사 경무관급 이상인 경찰 등 법을 다루는 이들에 대한 기소권은 가지지만 국회의원이나 고위 공직자의 기소는 여전히 검찰이 갖는다. 앞으로 검경수사권이 조정될 텐데 거기서 오는 갈등도 공수처가 조정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자유한국당은 좌파정권의 집권 장기 플랜이라고 난리를 치는 걸까? 공수처는 심지어 대통령도 바로 수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입법을 원활히 해서 국가 살림을 제대로 해야 하는 국회가 어떤 문제가 생길 때마다 특검이다 뭐다 해서 당리당략으로 움직이느라 허비하는 시간도 공수처가 줄여줄 것이다. 그런데 왜 반대를 할까? 자신의 권력까지도 내놓으면서 추진하려는 대통령도 있는데 비리를 저지르려면 현재 힘이 있는 여당이 더 뒤가 구릴 텐데 거꾸로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는 것은 왜 일까?

우리가 늘 걱정하는 경제의 성장은 투명한 국가운영으로부터 나온다. 문재인정부 들어 세계경제포럼 WEF가 선정하는 거시경제 안정성에서 우리나라가 1위를 했단다. 말 그대로 어떤 충격적인 사건이 생겨도 경제가 하루아침에 흔들리지 않는 걸 전 세계가 인정했다는 것인데 우리는 지금 자신들의 두려움에 떨면서 지역민들을 볼모로 잡는 정치인을 믿고 따르는 것은 아닌지? 경상도가 깨면 우리나라가 깨어날 것이다. 경상도민은 두렵지 않은데 왜 우리를 대표하는 이들은 두려워하는지 똑똑히 알아 볼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