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왕우렁이 생태계 교란 생물 지정 신중해야
사설-왕우렁이 생태계 교란 생물 지정 신중해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10.21 14:53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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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쌀을 생산하기 위해 한때 오리농법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오리가 벼를 제외한 잡초들을 먹어 치우면서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으로 쌀을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조류독감이 확산되면서 친환경 오리농법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후 오리농법 대신 등장한 것이 왕우렁이를 이용한 친환경농법으로 지금은 경남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왕우렁이 농법이 친환경농업의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환경부가 국립생태원 위해성 평가결과에 따라 왕우렁이를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을 추진하면서 농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친환경 쌀 재배 농가 대부분이 농약을 대신할 제초 수단으로 왕우렁이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계의 반발은 환경부의 시책대로 왕우렁이가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되면 친환경농업에 왕우렁이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왕우렁이를 포함한 생물 6종을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하는 내용의 고시를 이달 1일부터 입법예고 중이다. 환경부는 왕우렁이 지정 이유로 왕성한 번식력을 지니고 토착종과 경쟁을 벌이고 하천변 등의 생태계를 교란한다는 이유를 댔다. 이에 농민단체들은 우렁이 농법은 제초제 사용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를 방지하기 위해 대체 농법으로 쓰이는 벼 재배 농법으로 제초 효과는 탁월하면서 농작물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왕우렁이가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돼 우렁이 농법이 중지되면 친환경 농법 전반에 대해 농가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왕우렁이를 친환경농사에 사용하지 못하면 농가들이 제초제를 쓰던 시절로 돌아가 오히려 생태계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점을 환경부는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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