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 현장을 찾다(9)-가을엔사과 장재식 대표
강소농 현장을 찾다(9)-가을엔사과 장재식 대표
  • 황원식기자
  • 승인 2019.10.22 18:19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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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과 열정으로 예쁘고 맛난 사과 만드는 사람 되고파”
▲ 밀양에서 얼음골 사과 농사를 하고 있는 장재식씨는 차별화된 청결관리로 고객들에게 호평을 듣고 있다.

토목건설회사서 근무하다 사직…귀농 7년차

제초제·화학비료 완전 배제 친자연적 재배
선진농가 방문·강의 시청 등 적극 기술습득
정리정돈과 청결로 고객들에게 흡족한 평가


밀양에서 얼음골 사과 농사를 하고 있는 장재식(55) 씨는 차별화된 청결관리로 고객들에게 호평을 듣고 있다. 대부분 직거래로 상품을 판매하고 고객에게 신뢰를 주기위해 고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연구적인 자세로 적극적으로 신기술을 배우고 있으며, 강소농 자율모임체를 결성해 정보교류 및 새로운 영농지식을 나누며 성장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표님 반갑습니다. 대표님과 농장소개 부탁합니다
▲제 이름은 장재식입니다, 올해 55세로 귀농 7년차 접어들었습니다. 농장명은 가을하면 생각나는 ‘가을엔 사과’이고요. 밀양 얼음골사과 주산지로서 밀양 산내면 임고리 2271번지(금암마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장인어른께서 사과농사를 지으시다가 몸이 편찮아 지셔서 더 이상 경작이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농장을 승계하여 맡아 하게 되었습니다.

-귀농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는지요
▲토목건설회사에 20여년 재직하였고요. 농업에 관심을 가지다가 사과농사에 뛰어들기 위해 중도 사직 후 귀농하게 되었습니다.

장재식 대표 농장인 ‘가을엔사과’ 입간판 모습.
장재식 대표 농장인 ‘가을엔사과’ 입간판 모습.

-그전에 농사에 대해 배웠습니까
▲직장생활 중에는 농사지식에 대해 배운 바는 전혀 없지만, 가끔 처가에 왔을 때 간단한 일을 도우면서 접하게 되었습니다. 처가 사과를 먹어보면서 특별히 차별화 되는 맛에 반한 뒤 결심을 굳히고 사직 후 사과재배 관련 자료를 보면서 귀농준비를 하였습니다.

-사과재배기술이 계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데 그 기술과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하시고 있는지요
▲귀농 후 첫해에 귀농학교 과수반(부산대학교) 1년 과정을 수료하고 지난해에는 부산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사과)을 수료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이스트 과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계속적으로 전문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각종 재배 관련 강의를 듣고 있으며, 선진농가들을 개인적으로 방문하여 신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재배기술은 계속적으로 발전되고 변화되기 때문에 중단 없이 배우고 익혀야 된다고 늘 다짐하고 있습니다.

-농사를 지으신지 만 6년 되셨으니까 사과농사 주기가 1년으로 총 6회 지으셨는데 결과에 대해서 만족스러운지 평가를 하신다면
▲욕심이 많아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에 대해 만족스럽다고 생각한 적은 아직 없습니다. 주변농가에서는 저보고 해마다 농사를 잘 짓는다고는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 흡족한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만족하는 순간 초심을 잃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목표치를 타 농가에 비해 매우 높게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고요. 특히 저희는 매출의 대부분이 직거래이기 때문에 기존고객을 유지하고 확장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고품질을 유지해야만 합니다.

-지금까지 농사를 지으시면서 힘들었거나 보람 있었던 기억은요
▲힘들었던 점은 아무래도 이상기후 경험과 관련된 것입니다. 약 4년 전에 우박피해를 받았을 때가 기억이 납니다. 나무가 유목기를 벗어나 수정도 잘 되었고 착과량도 제법 많았는데 피해를 제대로 받았습니다. 귀농초기라 재해보험의 중요성도 인지되지 않아 보험도 가입되지 않은 상태여서 더욱 정신적, 경제적으로 힘들었죠.
그리고 작년의 이상낙과현상(June Drop)에 의한 피해도 상당하여 수확량이 막대하게 줄었을 때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보람 있었던 기억으로는 최고경영자과정 중에 몇몇농가를 선정해 견학수업을 하였는데 학생들을 비롯하여 강사분 교수님께서 저희과원 수형(세장방추형)과 착과상태를 보고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을 때가 생각납니다. 유목때부터 쉴세 없이 힘들게 가꾸어 온 기억이 주마등처럼 떠오르기도 하더군요. 그리고 어떤 농가도 마찬가지겠지만 고객들에게 내가 애지중지 가꾼 농산물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는 것만큼 보람 있는 건 없겠죠?

저희 고객 한 분은 언젠가 “사장님 사과 너무 맛있어요. 이제 다른 사과는 절대 못 먹겠어요. 책임지셔야 되요~” 그러더군요. 그래서 고객들을 실망시키지 않게 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해야 된다고 다짐을 하고, 그런 보람으로 늘 과원에서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장재식 대표가 경영관리 현장컨설팅을 받고 있다.
장재식 대표가 경영관리 현장컨설팅을 받고 있다.

-귀농후 기존 주민과의 교류관계상 힘들었던 점은 없는지요
▲운 좋게도 처가동네에 귀농해 처가 집안사람들도 다수 있고 해서 특별히 힘들었던 적은 없었지만, 반대의 경우였다면 다소간 기존 주민과의 마찰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럴 경우 내 것은 조금 내려놓고 기존 주민편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다가가는 자세로 생활하는 자세가 상호간 융화되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농민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는 사항은 있습니까
▲밀양시 강소농 자율모임체에 가입되어 있으며, 초대 회장을 맡아 활동했습니다. 현재는 감사직을 맡고 있고 정기모임을 통해 상호 정보교류 및 새로운 영농지식 등을 토의하는 등 알차게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모임체 이름은 ‘어울림’이고요. 밀양시 강소농 자율모임체중 처음으로 결성된 모임체이며 해마다 강소농이 배출됨에 따라 후속 모임체가 결성되고 있습니다.

-사과재배를 함에 있어 대표님만의 농법이나 마음가짐이 있다면
▲유기농사과를 생각해 본 적은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아 기존 재배방법의 틀 속에서 가장 친자연적으로 재배하여 가장 위생적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자고 하는 게 저의 마음가짐입니다. 그래서 초생재배가 기본원칙으로 제초제를 완전배제하고 화학비료를 거의 사용치 않으며, 풀과 EM(유용미생물)공급을 통해 양수분의 순환을 통해 자연적으로 비옥한 땅을 유지토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과원은 항상 청결상태를 유지하도록 이물질이 바닥에 방치되는 일은 없도록 하여 늘 깨끗한 환경속에서 사과가 자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6차 산업에 대한 관심은
▲6차 산업의 형태로 가기 위해서는 여러 제반 여건이 따라 주지 않는 것도 있지만, 저는 아직 크게 관심이 가지 않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신경써야 할 부분도 많이 생기고 시간도 더욱 재배와 다른 쪽에 할애를 해야 되고 해서 과원에 별도 인력을 투입해야 되는 일이 빈번해 지겠죠? 저 스타일의 사업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냥 예쁘고 맛난 사과를 잘 만드는 사람이고 싶네요. 저 같은 사람도 있어야 되지 않을까요?

사과농장에서 기타치고 있는 장재식씨.
사과농장에서 기타치고 있는 장재식씨.

-그리고 여기 와보니 기타가 있는데 어떤 히스토리 같은게 있나요
▲히스토리라고 할 것 까지는 없고요. 학창시절에 잠깐 그룹사운드에 몸 담은 적이 있어서 요즘도 틈틈이 기타를 치면서 여가생활을 합니다. 악기를 워낙 좋아해서 저에게는 가장 좋은 휴식방법이기도 합니다.

-귀농하신 이후로 주변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을 걸로 생각되는데,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은 분이 있다면
▲우선 묵묵히 아낌없는 내조를 해오고 있는 제 아내에게 너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요. 귀농 초 많은 조언을 해주신 마을 주민들과 사과재배 실무지식을 아낌없이 전해주신 경남도 강소농지원단의 과수전문가 성낙삼 선생님께도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청년 창업농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분들께 꼭 해 드릴 말씀이 있다면
▲우선 젊은 분들이 여러모로 힘든 농업에 뛰어든다는 것에 무척 고무적으로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 농업발전의 주축을 담당할 농업인재로 커 나갈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많은 도움을 줘야 될 것 같네요.

이분들께 도움이 될 말이 있다면, 먼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장성과 수익성만 따지고 뛰어드는 걸 더러 봅니다. 저는 그런 경우 어떤 한계에 봉착하거나 수익성이 악화될 경우 누구보다도 힘들다고 느끼고 손을 놓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작물에 대한 애정이 없으니까요. 애정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큰 원동력이라는 거죠.

그리고 늘 공부하고 연구하는 습관이 몸에 배여야 됩니다. 제가 볼 때는 그러면 절반은 성공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

추가적으로, 어떤 산업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인 결과를 예측하고 무리한 투자는 절대 금물이라는 것입니다. 농산물은 특수성이 있어 변수가 너무 많아 위험성도 그만큼 크다는 거죠. 요약하자면, 애정과 열정, 연구적인 자세, 적절한 투자 그렇게 되네요.

-앞으로의 목표나 비전이 있다면
▲재배관련 신지식을 더 익혀 끊임없는 연구정신으로 항상 나무를 잘 키우고, 좋은 열매를 잘 따는 사람 정도가 되었으면 하고요. 주변 농가들에 좋은 재배방법을 전파하여 더불어 잘 사는 마을 속의 한 사람이면 족합니다. 꿈이 너무 소박한가요?

장재식 대표가 경남강소농민간전문가 성낙삼씨에게 현장컨설팅을 받고 있다.
장재식 대표가 경남강소농민간전문가 성낙삼씨에게 현장컨설팅을 받고 있다.

-대표님 농장에 대해 자랑거리가 있다면
▲위생과 청결입니다. GAP인증농가이다보니 당연히 그래야 되겠지만, 노지에서 재배되는 작물이다 보니 늘 신경써서 관리하지 않으면 청결하게 관리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희 농장은 차별화 된 청결관리를 하고 있고요. 창고 또한 수확 후 선별작업과 포장작업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보니 더욱 깨끗한 환경으로 유지하기 위해 일반 사무실에 사용되는 바닥자재를 사용해 정리정돈과 청결로 방문고객들로부터 매우 흡족한 평을 듣고 있습니다. 고객에게 청결한 환경에서 재배되어 위생적으로 포장된 상품을 공급하는 게 사과농가의 가장 기초적인 원칙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황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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