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불황속에 변화는것 무엇인가
기고-불황속에 변화는것 무엇인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10.23 15:54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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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영/창원 의창구 동읍세븐일레븐 점주
안혜영/창원 의창구 동읍세븐일레븐 점주-불황속에 변화는것 무엇인가

요즘 경기불황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기회로 삼아 성공한 기업들의 비결은 무엇보다 경제적 환경 변화로 인한 고객 행동 변화를 감지하고 이에 걸맞은 상품을 제공하거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특히 기존에 강력한 경쟁 제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변화의 시기를 틈타 시장 헤게모니를 가져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기존 시장에서 절대 우위를 지니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불황이라고 해서 저가형 모델로 시장을 공략한 것도 아니다.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발견하고 이를 타깃으로 삼았다.

기존 고객이 소비를 줄이고 다른 제품을 샀다고 고객 니즈가 변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불황기라고 고객 니즈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소비 예산이 줄어들어 솔루션을 찾는 기준이 달라졌을 뿐이다. 즉 소비자들이 그동안 생각했던 합리적 소비에 대한 정의를 수정하고, 습관적으로 소비하던 자신의 행동을 다시 한 번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 순간이 바로 마케터들에게는 기회가 된다.

일반적으로 소비자의 행동을 바꾸기란 매우 어렵다. 특히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경쟁자가 있다면 후발업자가 시장을 빼앗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어떤 방향으로 자신의 행동을 변화시킬까? 일단 불황기에 고객들은 습관적으로 구매하던 제품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이 물건을 꼭 사야 하나?’이 물건이 꼭 필요한가?’등의 질문을 던지며 소비의 우선순(priority)을 정하고, 이에 따라 구입할 제품 카테고리(category)를 결정한다. 만약 제품이 속한 카테고리가 이 단계를 통과하지 못하면 마케팅 비용을 아무리 투자해도 매출은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고객 마인드에서 우선순위를 확보하기 위해 ‘레퍼런스 포지셔닝(reference positioning)’을 할 필요가 있다. 이는 하나의 쉬운 ‘준거점(reference)’을 제시함으로써 소비자들이 구매를 결정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학습지와 우유를 놓고 고민하는 주부에게 우유는 ‘두뇌를 위한 단백질’이라는 캠페인을 전개해 아이들의 지적 능력 향상을 위해 우유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에이스침대가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라고 한 것이나, SK에너지가 ‘생각이 에너지’라고 말한 것도 제품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레퍼런스 포지셔닝의 예다.

첫 단계를 통과한 카테고리에서 고객들은 ‘어떤 물건을 사야 하나?’, ‘꼭 좋은 물건을 사야 하나?’ 등 두 번째 질문을 던진다. 소비 예산을 어떻게 배분(allocation)하고, 이에 따른 제품 속성(attribute)이 무엇인지 결정하기 위해 소비자들은 이런 질문을 한다.

즉 한정된 예산 안에서 제품을 구입할 때 좋은 제품을 살지, 저렴한 제품을 살지 고민하는 단계다. 이 과정에서 고품질이나 감성적인 만족을 위해 명품을 소비하는 ‘상향 구매(trading up)’와 실속을 위해 저렴한 제품을 구입하는 ‘하향 구매(trading down)’로 나뉘게 된다.

따라서 불황이라고 무턱대고 가격을 낮추거나 할인을 남발하기보다 고객이 어떤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할 것인지, 또는 의사결정 방향을 자사에 유리한 쪽으로 어떻게 돌릴 수 있는지를 판단해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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