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결핍(고난)이 낳은 승화(昇華)의 길을
도민칼럼-결핍(고난)이 낳은 승화(昇華)의 길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10.27 14:2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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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애/작가·진주 배영초 교사
안정애/작가·진주 배영초 교사-결핍(고난)이 낳은 승화(昇華)의 길을

교단현장에서 학생을 지도하거나 삶을 살면서 느껴지는 단상(斷想) 하나가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네 정서가 안정되지 않은 요인은 결핍을 채우지 못하여 방황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찾을 수 있다. 최근 사회적인 이슈가 되는 학교부적응아나,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여러 요인 역시 그 결핍이 만족되지 못하여 자해를 하거나 극단적인 행동에 이르기도 한다.

최근 인터넷 사이트에서 접한 내용이다. 삶을 영위하면서 일어나는 문제에는 반드시 그 답도 있게 마련이다. 고타마 싯타르타는 출생하자마자 어머니를 잃고 이모의 젖을 먹고 자랐다. 그러한 성장 배경으로 인하여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시각이 특별하여 인간의 삶과 죽음에 관한 사유를 통해 오늘날 부처의 가르침을 전하는 붓다의 깨달음을 나누었다. 그 근원은 어머니의 부재로 인한 결핍감에서 오지 않았을까 한다. 성경에서 예수가 동정녀 마리아로부터 태어났다고 기록돼 있다.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와 잉태해 ‘예수님’이 나셨다. 아버지 요셉은 목수였으며 그의 친 아버지가 아닌 것으로 본다면 예수 역시 아버지의 부재 결핍 속에서 자랐다. 우리의 모든 허물과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의 보혈의 피에서 고통을 통하여 모든 생명의 근원인 사랑의 상징인 참 진리로 접근하여 우리를 구원하심에 큰 방점을 찍고 있다. 공자 역시 70세 아버지와 16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3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24세 때 어머니마저 잃게 된다.

공자의 지론으로는 아버지는 하늘이고, 어머니는 땅에 비유해 세상을 바라보는 남다른 시각을 가졌다. 이처럼 싯타르타 공자와 동 시대의 인물이신 이슬람 창시자인 무함마드 역시 태어나기 몇 주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신다. 그러다가 6세 때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난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의 모든 삶의 근원에 대한 심오한 접근에서 바라보는 관점을 가진 위 네 사람의 공통점 모두가 ‘결핍’이다.

이러한 결핍으로 인한 아프고 쓰라린 가슴앓이를 겪은 후 삶을 보는 출발점은 부족과 결핍에서 그 간절함이 일어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 간절하고 목마름을 통한 갈구와 간구는 더 많은 것을 창조하고 재구성하는 내성과 마성이 나온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아픔과 고민, 고해, 염려, 걱정, 번뇌를 통하여 성숙한 인고(忍苦)의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을 정금(精金)같이 달구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성경에도 언급한 바가 있다. ‘생각건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도다’<로8:18>

개인적인 차이는 다소 있겠으나, 우리네 인생은 누구나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 그러나 그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고 풀어 가느냐의 과정과 자세, 태도에 따라 좋은 위안과 삶의 큰 지침을 되 안겨주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어록(語錄)을 명명(命名)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결핍(고난)에 극복하여 붙여진 용어로 승화(昇華)의 단계로 들어가는 자기(自己) 성찰(省察) 과정(過程)이다. 굳이 정의한다면 그것은 바로 깨달음! 지혜(智惠), Wisdom이다. 히브리의 사상에서는 지혜의 특성은 근면, 정직, 절제, 순결, 좋은 평판에 대한 관심과 그 같은 덕행에 이르는 말이고, 불교 제번(諸法)에는 환(歡)하여 있고, 얻음과 옳음 그름을 가려내는 미혹 작용으로서 미혹을 소멸하고 보리의 경지를 성취하여 지혜, 바라밀 이라 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Z세대들 특성은 고통과 부족, 결핍의 단계는 무조건 배제한다. 먼저 준비되어야하고, 다 갖추어져 이루어진 상태에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출발하고자 한다. 좁고 협착한 길이나 불편하고 어렵고 귀찮고 번거로운 일은 거의 안하려는 경향이 있다. 무엇보다 물질 만능과 황폐해진 정신세계에 건강함이 미약한 요인도 결핍에 대한 바른 접근법이 약함에서 오는 요인이다. 아울러 결핍(고난)을 통한 큰 교훈을 따스하게 감싸주는 사회적인 분위기 조성이 마련되지 않은 원인도 있다. 기성세대는 다음세대에게 좀 더 포용적이고 품어주는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 격려를 아끼지 않는 자세가 절실히 필요하다. 가장 소중한 것은 부족(고통)에서 오는 단련과 연단(鍊鍛)으로 얻어진 보배로운 귀한 교훈일 것이다.

그 소중한 결핍(고난)의 뉘앙스(Nuance)를 오늘도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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