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장사의 지천명
진주성-장사의 지천명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10.28 14:4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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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장사의 지천명

공자는 15살에 학문을 시작하여 15살 지우학(志宇學)
30세 이립(而立)
40세 흔들리지 않는 불혹(不惑)
50세 하늘의 뜻을 알았다하여 지천명(地天命)
60세 들리는 것이 모두 순해졌다하여 이립(耳順)
70세에 마음 가는대로 해도 법도를 넘어서지 않았다 불유구(不踰矩)라 했다.

아침 찬바람이 손끝에 느껴지니 길가의 가로수도 가을맞이를 하듯 색깔을 바꿔 입고 파란하늘은 먼지 하나 없는 맑고 투명해 맑은 바다를 하늘에 붙여 펼쳐 놓은 듯하다. 계절과 나이는 잊지 않고 정직하게 오는데 사람의 생각과 깨달음은 매번 늦거나 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이 40 불혹이라 했는데 고집만 늘어났었고, 50세 지천명이라 하는데 쉽게 돈 벌 곳만 기웃거리는 팔랑귀가 되어 버린 듯하다. 그나마 장사를 하다 보니 손님과 직원들 말을 소중히 들어야 한다는 것은 알게 되었고, 밥장사든 물장사든 재료가 좋아야하고 맛이 우선되어야 하는 고집스러움을 가지게 되었다.

TV속 연예인들이나 서울 강남을 가보면 누가 누군지 알 수 없을 만큼 예쁜 얼굴이 비슷하고 가까운 진주 시내를 나가도 잘생긴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고, 새로 창업하는 식당이나 카페도 실내외를 예쁘고 멋지게 해 놓고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며칠 전 마트에서 잘생긴 멜론과 잘 익은 사과를 사서 먹었더니 멜론은 단맛 없는 호박 같았고 사과는 바람 든 무를 먹는 듯 했다. 잘생기고 예뻐도 맛이 없고 실속이 없으니 먹기 싫어졌다.

나이 50까지 장사 해보니 이왕이면 다홍치마겠지만 너무 화려한 포장보다는 편안한 공간이면 좋겠고, 편안한 공간과 함께 맛에 우선되는 곳이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인연이라 다르겠는가!

예쁘고 아름답고 멋지고 잘생기면 좋겠지만 생각이 깊고 배우고자 하는 것에 끝이 없고 그 배움을 통한 자신의 뜻이 흔들림이 없으며, 자연과 사람의 도리와 순리를 알며 다른 사람의 뜻을 헤아리고 들을 줄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참되고 복된 인연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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