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9주년)경남도 새길 만들기 본격화로 발전 기대 부푼다
(창간 9주년)경남도 새길 만들기 본격화로 발전 기대 부푼다
  • 노수윤기자
  • 승인 2019.10.31 16:58
  • 1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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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경남 ‘혈맥’ 남부내륙고속철도 건설 ‘착착’
50년 끌어온 숙원 마침내 현실화…발전 마중물

길은 이리저리 돌지 않고 가장 가깝게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고 안전하고 편리한 통행을 위해 자연적으로 생겨나거나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


길이 생기고 사람이 다니고 생산품을 수송하는 기능이 확대되면 될수록 길이 지나는 인근 지역의 발전은 촉진됐다.

철도와 고속도로 등은 항상 통과 지역의 발전과 도시화를 견인했다. 경부고속도로, 남해고속도로 등 고속도로가 그러했고 경부선과 경인선, 호남선 등 철도가 그러했다.

경남도 전국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도로 등 통행망의 확충과 더불어 발전이 가속화 됐다. 경남 곳곳에 고속도로는 잘 개설되어 있으나 철도망은 그러지 못하다.

특히 통영과 거제, 고성, 산청과 함양 등 서부경남권은 더욱 그렇다. 철도망 구축은 도민이 50여 년을 기다려온 숙원 중의 숙원이다.

서부경남의 발전을 이끌 남부내륙고속철도(서부경남KTX) 건설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로 본격화 되고 있다.

지금까지 진주에서 창원과 김해, 밀양을 거쳐 서울로 가고 다시 돌아오는 KTX가 있으나 그야말로 돌고 돌아간다.

통영이나 고성 등 시·군 주민이 KTX를 이용하려면 진주까지 이동하고 또 돌고 돌아가야 해 서부경남 도민들은 대부분 서울로 곧장 가는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서부경남 발전을 이끌 ‘혈맥’ 남부내륙고속철도 건설이 착착 추진되면서 머잖아 KTX로 서울을 왕복하는 시기가 도래한다.

새로운 길 만들기가 본격화 되면서 도민의 통행 편리, 지역 발전, 관광 활성화 등 건설 효과에 대한 설렘도 날로 커지고 있다.

 

◆눈앞 둔 서부경남 KTX 시대
전국이 1일 생활권이 된 지 오래다. 경부고속도로 등 전국을 거미줄 같이 이은 고속도로와 2004년 4월 KTX 첫 운행 후 해마다 운행 확대로 통행이 편리해졌다.

그러나 통영과 거제, 고성, 산청, 합천 등 서부경남은 통행의 주요 한 축인 철도 교통망 없이 불편을 겪고 있다.
시외버스나 고속버스로 통행이 가능하다 하나 태풍, 폭설, 도로 결빙 등이 발생하면 발이 묶이는 등 정시성과 안정성이 떨어진다.

지난 1월 29일 남부내륙고속철도에 대한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로 서부경남도 고속철도망 구축을 눈앞에 두고 있다.

1966년 경북 김천과 경남 삼천포 연결 철도인 ‘김삼선’ 기공식 후 50여년 만이다. 일제 강점기 김천과 삼천포를 잇는 철도 계획을 수립한 것에서 시작하면 100여년 만의 숙원 해결이다.

김삼선은 김천역에서 거창·합천·함양·산청을 거쳐 진주역(혹은 개양역)까지 노선을 연결한 뒤 이곳에서 진삼선과 연결한다는 계획이었다. 1966년 11월 김천과 진주 양쪽에서 기공식도 했다.

경제성에 대한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의 평가가 회의적이었고 건설비 마련에 난항을 거듭해 공사가 중지됐고 정부는 1968년께 건설을 포기했다.

이런 가운데 1999년 12월 건설교통부 국가기관 교통망 계획에 포함된 뒤 2006년 3월 제1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되면서 건설 희망이 되살아났다.

시속 270㎞ 속도로 2시간5분이면 닿는 김천∼거제 노선이 편리성, 합리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2014년 1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이어진 국가재정사업 예타 조사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이 0.72 밖에 되지 않아 추진 다시 좌절됐다.

도민 불편은 무시하고 비용 대비 편익이 적다는 경제성 논리 때문에 서부경남의 고속철도망 구축은 물거품이 됐다.

그러나 지난 1월 정부가 이 사업을 예타 면제 정부 재정사업으로 추진키로 확정하면서 마침내 서부경남에도 고속철도망 건설이 시작됐다.

◆거제→서울 2시간30분, 혈맥 역할 톡톡

현재 서부경남에도 진주∼창원∼밀양∼대전∼서울을 운행하는 KTX가 운행 중이다. KTX 요금은 5만7600원, 통행에 3시간30분 걸린다. 진주에서 서울까지 그러하다는 것이다.

진주 이외 서부경남 시·군은 진주까지 이동을 감안하면 KTX 이용이 그림의 떡 같이 느껴진다.

진주도 시외버스나 고속버스를 이용해 서울 남부터미널까지 갈 경우 우등 2만4400원에 KTX와 마찬가지로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걸리는 시간은 같은데 요금은 2배 이상 비싸니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려 않는다.


KTX는 시속 300km이나 진주∼창원∼밀양 노선이 KTX 전용 노선이 아니어서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 데다 국토를 횡단해 돌아가기 때문이다.

거제와 통영, 고성, 산청, 합천 등 서부경남 시·군은 역사 이래 철도 교통의 불모지다. 철도망이 구축된 적이 없다.

겨울이면 폭설이 잦은 서부경남의 특성상 버스 통행은 발목이 잡힐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를 모두 해소할 남부내륙고속철도 건설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거제∼김천 간 172㎞에 4조7000억여원을 들여 건설키로 확정한 후 두 달 만에 기재부 주관 KDI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에 들어가 지난 8월 말 완료했다.

지난 9월 말에는 국토부가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내년까지 국토부의 기본계획 수립을 완료한 후 2022년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에 들어간다. 현재 역사 설치 등 밑그림이 그려진 상태이나 역사 설치를 요구하는 시·군이 많아 정확한 역사 위치 등은 용역이 끝나야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실시설계 완료와 함께 착공에 들어가 2028년 마침내 오랜 숙원이던 남부내륙고속철도가 거제를 출발, 진주와 김천을 거쳐 서울로 통행한다.

◆서부경남 발전 지도 바뀐다
남부내륙고속철도는 거제에서 김천까지이나 김천부터 서울까지는 기존 경부선으로 연결돼 남부내륙고속철도가 건설되면 거제서 서울까지 거의 직선으로 국토의 종단하기 때문에 2시간30분이면 편도 통행이 가능하다.

하루 32회 운행으로 이용하려는 시간대에 맞춰 이용하기 수월하게 된다.

통행이 빈번해지면 물류수송과 관광 발길이 확대되고 낙후된 서부경남 발전과 관광 활성화를 앞당길 수 있다.

서울 등 수도권과 제주를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 관광 축이 서부경남과 남해안으로 이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도는 서부경남의 혈맥인 남부내륙고속철도와 연계해 경남 발전을 가속하기 위해 경남 발전 그랜드비전 수립이 한창이다.

지난 3월 경남연구원이 맡아 진행 중이며 내년 3월 완료한다. 그랜드비전 수립을 위한 TF회의, 시·군 의견 수렴 등도 마쳤다.

남부내륙고속철도와 연계한 거점별 개발계획 등 경남의 신성장 경제권 구축과 KTX 건설에 따른 문화·관광·힐링·산업·물류·교통 등 종합적·장기적 경남 발전 계획이 가시화 되고 있다. 내년 2월까지 공청회, 최종 보고회를 거쳐 확정한다.

서부경남 시·군도 발전 계획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영은 남부내륙고속철도 개통 후 많은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보고 세계적 관광거점 구축을 추진 중이다. 지역을 하나의 거대한 테마파크로 만들어 가족 및 단체 관광 발길을 잡고 해양 항노화 웰니스 상품 등 고유의 관광 콘텐츠를 개발, 머무르는 관광지로 탈바꿈을 꾀하고 있다.

거제와 고성은 지역 발전을 획기적으로 앞당길 수 있는 사업 구상에 여념이 없다.

거제시는 남부내륙고속철도가 수도권 관광객을 한려해상국립공원인 거제로 이끌고 사계절 관광지로 급부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성군은 역사 유치를 통해 지역 발전을 가속화한다는 구상이다. 이 때문에 역사 유치와 조기착공에 전력하고 있다.

진주는 서부경남의 중심 축으로 발전을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혁신도시·국가산업단지 활성화로 경제 및 도시 발전이 급소도로 이뤄지고 진주성, 촉석루 등을 중심으로 한 관광산업은 획기적인 변화를 맞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남은 과제는 남부내륙고속철도 개통으로 서울과 수도권으로 교육·의료 등이 몰리는 ‘빨대 현상’과 노선과 떨어진 지역을 지나치는 ‘패싱 현상’에 대한 대책이다.

남부내륙고속철도 개통에 대비한 다양한 경제 및 발전, 기반 인프라 구축과 경남 발전 신사업 추진이 요구된다. 경남도와 서부경남 지자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마련 중으로 경남 발전이 또 한 번 분기점을 맞고 있다. 노수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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