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갈수록 높아지는 미세먼지, 만성폐쇄성폐질환 위험도 높아진다
건강칼럼-갈수록 높아지는 미세먼지, 만성폐쇄성폐질환 위험도 높아진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11.07 16:26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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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창원경상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김주영/창원경상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갈수록 높아지는 미세먼지, 만성폐쇄성폐질환 위험도 높아진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은 기도, 기관지 등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고 이로 인해 기도가 좁아져 숨쉬기 어려운 호흡기질환이다. 흡연이 가장 큰 원인이며, 그 외 직업적 유해가스 노출, 실내외 공기 오염, 폐 감염 등도 원인이 된다. 흔히 수십 년간 담배를 태운 40대 이상에게서 나타난다. 만약 가래를 많이 뱉고, 잔기침이 잦아지다가, 숨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난다면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또한 오르막을 오르거나 운동할 때 호흡곤란 및 가슴 답답함이 나타나는 경우에도 의심할 수 있다.

COPD는 진행성 질환으로서 한번 시작되면 망가진 허파꽈리 등의 조직을 종전의 건강한 상태로 회복시키지 못한다. 흡연을 지속하면 기도 내 염증세포가 증가하고, 이곳에서 분비되는 여러 물질이 허파꽈리를 터트리고 다른 염증세포들을 더 불러들이며 기도의 염증을 악화시킨다.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을 느끼지 못하지만, 갑자기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 및 관리가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COPD로 진단받은 적이 있었던 사람은 2.8%, 치료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1.6%에 불과하여 아직 한국에서의 COPD 인지도는 높지 않으며 아직도 많은 환자가 진단과 치료가 되지 않은 상태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진단을 위해서는 폐 기능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므로 의심되는 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40세 이상의 흡연자는 검진 목적으로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COPD 예방과 치료의 가장 기본은 금연이다. 금연은 초기 COPD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고 호흡기 증상을 감소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COPD 환자가 계속 담배를 피우면 폐 기능이 더 빨리 악화되며,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이나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증가한다. 금연과 더불어 병의 진행을 막기 위해 흡입제(기관지확장제) 사용도 권장된다. 흡입제는 먹는 약처럼 전신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기관지로만 작용하기 때문에 장기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최근 국내에 대기오염, 그 중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기 오염은 심폐 질환 중 특히 호흡기 질환의 발생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대기오염의 원인으로 공장의 매연, 자동차의 배기가스 등의 미세먼지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미세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지름 10 μm 이하의 미세먼지(PM10), 2.5 μm 이하의 초미세먼지(PM2.5)로 나뉜다.

기관지에 미세먼지가 쌓이면 가래가 생기고 기침이 잦아지며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세균이 쉽게 침투할 수 있어, 만성 폐질환이 있는 사람은 폐렴과 같은 감염성 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하게 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COPD로 인한 입원율은 2.7%, 사망률은 1.1% 증가하였으며, 폐암 발생률 또한 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에서는 2015년 11월부터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예보’ 결과를 제공하며, 미세먼지 오염도의 예보를 ‘좋음-보통-나쁨-매우나쁨’ 으로 나누어 발표한다 (에어코리아, www.airkorea.or.kr). 폐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미세먼지 예보가 ‘나쁨’ 이상일 때부터 장시간, 혹은 무리한 야외 활동에 대한 제한이 필요하고,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에는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흡입제를 준비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단기적인 대처만큼 중요한 것은 호흡기 문제에 대해 병원을 찾아가서 정확한 평가 및 진단을 받는 것이다. COPD 환자는 적절한 치료를 하더라도 폐기능이 점차 저하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증상, 악화병력, 기류제한을 추적 관찰하면서 치료 변경을 결정하고 합병증 발생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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