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훈/본사 부사장·주필
강남훈/본사 부사장·주필-영남 중진들이 총대를 메라그동안 보수대통합에 대해 뜸을 들이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황 대표는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유 우파의 모든 뜻있는 분과 함께 구체적인 논의를 위한 통합협의회 구성을 제안 한다”며 보수통합 공론화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인 유승민 의원과 우리공화당과도 직·간접적 논의와 소통을 해 왔다며 이들과 함께 ‘보수 빅 텐트’를 치겠다고 공언했다. 황 대표는 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헌법 가치를 받드는 모든 분과의 정치적 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당내에 통합논의기구를 설치하겠다고 했다.
황 대표는 이어 “통합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조기통합’(12월이나 내년 1월)을 얘기했다. “대통합을 위해서는 자리를 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 한다”며 ‘자기희생’도 강조했다. 또 ‘인적쇄신’과 ‘당의 혁신’, ‘총선 험지 출마론’에 대해서도 당원과 국민의 뜻을 모아서 추진하겠다고 했다.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이 보수우파의 대표정당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자기희생과 인적쇄신, 보수대통합 등이 필수적이다. 2016년 제20대 총선처럼 ‘내부총질’과 ‘옥새파동’ 등이 재현되면 한국당은 기댈 언덕조차 없어진다. 그 당시에는 여당이었기에 그나마 ‘여당 프리미엄’이라도 있었다.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은 살생부 논란과 윤상현 의원 막말 파문, 유승민 의원의 심야탈당과 무소속 바람, 김무성 대표의 ‘옥새쿠데타’ 등으로 당초 압승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122석에 그쳐 더불어민주당(123석)에게 원내 1당을 빼앗겼다. 홍준표 전 대표는 “20대 총선에서 지역별로 ‘진박(眞朴)감별사’라고 했던 친박들, 무능하고 역할이 없는 중진을 포함해 모두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시계’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기국회가 끝나면 정치권은 곧바로 본격적인 총선국면으로 들어간다. 보수대통합의 앞날은 서로가 얼마나 양보하고, 자기희생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문제는 인적쇄신이다. 나가겠다고 하는 사람이 없으면 좋은 인재가 들어오고 싶어도 들어오기 어렵다. 영남권 중진의원들이 총대를 메야한다. 수도권 등 다른 지역보다 덜 어렵게 국회의원 배지를 챙겼으니 그게 순리고 도리다. 3선 이상 다선 중진의원은 부산이 한국당 소속 11명의 의원 중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6선)을 제외하면 김정훈, 유기준(이상 4선) 의원 등 6명으로 가장 많다. 경남은 이주영(5선), 김재경(4선), 여상규(3선) 의원 등 3명이다. 울산 대구 경북 등에도 6명이나 포진하고 있어, 영남권 다선 중진의원은 15명에 달한다.
황 대표의 보수대통합에 대해 유승민 의원은 “보수를 근본적으로 재건하는 대화라면 진정성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화답했다. 지지부진하던 보수대통합이 이제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영남권 중진의원들이 나서서 힘을 실어준다면 인적쇄신과 보수통합은 물론 국민감동도 함께 줄 수 있다. 그게 보수를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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