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 현장을 찾다(10)-의령 ‘송이이모 표고버섯’ 조재완·이정화 대표
강소농 현장을 찾다(10)-의령 ‘송이이모 표고버섯’ 조재완·이정화 대표
  • 황원식기자
  • 승인 2019.11.11 17:02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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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농장…직거래 통한 농산물 100% 판매”
조재완·이정희 부부는 직거래 고객확보를 위해 찾아가는 농장 홍보를 하고 있다.
조재완·이정희 부부는 직거래 고객확보를 위해 찾아가는 농장 홍보를 하고 있다.

직장생활 하면서 땅 구입…버섯 농사 7년차

무농약 인증·철저한 환경관리 차별화 시도
직접 고객 찾아가 신뢰 쌓는 적극적인 홍보
농업기술원 등 교육 최대한 활용 기술 습득

의령에서 표고버섯, 참송이버섯 농사를 하고 있는 조재완·이정화 씨는 무농약으로 버섯 배지를 만들며 환경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100% 직거래 판매를 하고 있으며 이제는 농장 확장이라는 더 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버섯의 시범재배를 통한 실패의 최소화, 직거래고객 확보를 위해 찾아가는 농장 등 많은 부분에서 귀감이 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의령으로 귀농한 지 7년 된 송이이모 표고버섯 농장의 조재완, 이정화입니다.

-농업을 시작하기 전 어떤 일을 하셨나요
▲저는 농협에 근무하고 있었고, 아이들 아빠는 농협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도시에서 아이들을 교육시키고 뒷바라지를 했었는데, 지금은 아이들도 거의 다 자랐구요. 직장생활을 하면서 귀농을 틈틈이 준비했습니다. 땅을 먼저 구입하고 첫해는 벼농사를 지어봤고 이듬해는 마늘농사도 지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농사가 전문이 아니다보니, 들어간 비용에 비해서 수확 후 손에 남는 것이 없었습니다. 이익이 전혀 없었어요. 그래서, 고민한 끝에 선택한 품목이 버섯이었습니다.

-처음부터 표고버섯농장을 하셨습니까
▲아니요. 귀농 초기에는 새송이버섯 5동으로 약 2년간 재배하다가 이후 표고버섯으로 작목을 전환했습니다. 처음 귀농을 했을 때 이웃 새송이버섯 농장에는 대부분의 작업을 외국인 근로자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을 보았는데요. 막상 제가 직접 해보니 새송이버섯에 대해서 잘 모르는 주인이 직원을 쓴다는 것은 참 힘들고 어려운 일이였습니다. 그때 표고버섯에 대해 접하게 되어 전환하게 되었습니다.

‘송이이모 표고버섯’ 조재완·이정희 부부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송이이모 표고버섯’ 조재완·이정희 부부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금은 표고버섯을 몇동 하고 계시는지요
▲표고버섯으로 작목전환을 시작할 때는 새송이 버섯 4동을 그대로 표고버섯 재배사로 사용하다가, 추가로 4동을 더 지어서 지금은 총 8동을 하고 있습니다. 2개동은 표고버섯 배양실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표고를 키우는 생육동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버섯 배지도 직접 만드신다는 말씀이신가요
▲예, 표고버섯으로 전환한 초기에는 저희도 배지를 구입해서 사용하였었지요. 구입배지를 통해서 열심히 표고를 키웠는데, 배지를 구입해서 농장을 운영해서는 이익을 내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그해 바로 직접 배지를 만들기로 했지요.

-표고버섯 재배하기도 바빴을 텐데, 배지 만드는 기술도 배우셨나요
▲아닙니다. 아이들 아빠가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또 직접 만드는 농가에 찾아가서 배우기도 하고 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1년차 2년차에는 실패도 했었고 불량도 많이 나왔고, 생산량도 적었지요. 한 3년 정도 하고 나니, 기술도 쌓이고 생산량도 많이 나오게 되었지요. 지금은 저희가 만든 배지를 100% 저희가 사용하고 있습니다. 버섯배지 판매를 하고 있지는 않구요.

-주변을 보다보니 무농약 인증이 있는데
▲예, 무농약 인증은 3년차이고 GAP는 2년이 넘어서 한번 갱신을 했습니다. 버섯배지에 들어가는 원목 톱밥부터 농약이 없다고 인증된 것을 사용해서 버섯 배지를 만들고, 그 배지에 접종을 하고 배양을 해서 표고버섯을 키우는 것이지요. 배지의 원료부터 완전히 생산이 마칠 때까지의 전체 과정 중에 단 한번도 농약에 노출되거나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농장을 둘러보니 버섯재배사가 있고, 내부에 시설이 돼 있는데, 같은 환경에서 동일 품목을 재배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연작장해가 생기는데, 대표님의 노하우가 있으시다면
▲연작장해는 아직은 없었습니다. 농장에서 직접 배양을 하고 버섯을 키우다보니 매번 같은 버섯종균을 하지 않고, 버섯 종균을 조금씩 바꾸어가면서 키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느타리버섯도 시험재배 했었고, 영지녹각도 했었고, 참송이버섯도 했었습니다. 돌아가면서 시험재배한 것들도 재배환경에 약간씩 차이가 있기에 연작장해를 피한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다른 품목을 위해서 시설을 준비한 것이라 일반적인 표고농장보다는 시설측면에서는 조금 더 준비가 잘되어있는 편입니다. 작물의 재배작기가 마치고 나면 소독을 철저하게 하는 것은 기본이구요.

표고버섯을 살펴보고 있는 이정화 대표.
표고버섯을 살펴보고 있는 이정화 대표.

-지금까지 농장 운영하시면서 어려웠던 순간이나 보람을 느꼈던 순간을 떠올린다면 언제였나요

▲제일 문제는 판로였습니다. 특히나 우리 농장은 생산량이 그렇게 많지가 않다보니 100% 직거래가 아니면 힘들었습니다. 대량으로 버섯을 재배하는 농가에서는 공판장에도 출하하고 일부는 직거래도 하고 하면 되는데, 저희는 워낙 소규모이다 보니 판로가 힘들었습니다. 귀농한 후 최대한 빨리 농장이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직거래를 100%하지 않으면 힘들 것 같았고, 그래서 지금은 100% 직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횟수가 거듭되고 조금씩 알려지고 하면서 많은 분들께서 찾으시니 많은 도움이 됩니다.

-표고농장 운영하시는 신념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제일 중요한 것은 먼저 새로운 고객에게 알리려고 할 때에는 제가 직접 현장으로 갑니다. 그 현장에서 저희가 기른 표고버섯을 직접 드셔보게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게 우리 농장과 표고버섯을 알리는데 크게 도움이 되더라구요. 힘은 들지만 한번 인연을 맺으면 우리 농장을 기억하시고, 다시 우리 표고버섯을 찾으시고 또 소개도 해 주시구요.

-농장의 경영은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되었다고 보여지는데요
▲처음 2년은 새송이 버섯, 그후에 표고도 어느 정도 자리잡기까지는 2~3년이 걸렸습니다. 7년차 되는 올해 들어서야 흐름도 어느 정도 파악이 되고, 농장이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아서 재배사도 늘려서 생산량을 조금 더 늘리려고 계획하고 있거든요. 아직은 안정되었다고 말하기는 그렇구요. 저의 경험으로는 앞으로 2~3년간 고객을 더 확보하고 노력한다면 자리를 잡아서 안정이 될 것 같아 보입니다.

-귀농하신 많은 분들께서 정부나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각종 대출이나 융자를 받으시는데, 대표님 농장의 경우도 융자를 받으셨겠습니다
▲저희는 특별하게 큰돈으로 융자받은 것은 없고, 농사 짓는 중간 중간에 조금씩 필요한 금액만큼만 융자를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농업을 하면서 많은 대출을 안고 시작을 하면 갚아내기가 많이 힘들기 때문에 중간에 농장경영이 힘든 시점에 융자를 받아서 도움을 받았지요.

-귀농하시는 분들 중에 대표님께서 하고 있는 표고버섯을 염두에 두고 있거나 시설하우스를 생각하고 있는 후배 귀농인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시설투자에 많은 금액을 넣기보다는,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하고자하는 품목을 실제로 하고 계시는 농가에 직접 가서 먼저 경험을 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시작은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습니다. 어떤 농가는 생산을 잘하시는데 판매에 애로를 겪고 있다든지 이런 농가 사례를 여러 군데 돌아보시고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도록 하시라는 겁니다.

-작게 시작해서 어느정도 경력이 붙으면 규모를 키워라는 말씀인가요
▲그렇습니다. 한번 해보고, 정말 나의 적성에 맞고, 해보니까 가능성이 있다 싶을 때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구요, 투자를 먼저하고 그 뒤에 직접 해보니 계획한 것하고는 다르다고 해서 손들고 나가는 분들을 제 주변에서 많이 봤습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주변의 도움을 받으셨을 텐데, 지면을 빌려 감사를 전할 분들이 계시다면
▲예, 너무나도 많지요. 고향이나 연고가 없는 낯선 곳에 귀농한 분들은 정착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은데, 그나마 저희가 귀농한 곳은 고향이다 보니, 큰 어려움 없이 자리를 잡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같은 농업인들끼리 작물은 다르지만 서로 도와주고, 누구든지 형님 같고 언니 같고, 동생같고…. 각자의 생활이 있고 농장이 있어서 바쁨에도 불구하고 자기 일처럼 도와주고, 서로 정보 교환도 하고 하면서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주위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일이지요.

특히, 의령군농업기술센터 오흥섭 주무님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자주는 못 오시지만 지나는 길에 저희 농장에 들러서 기술적인 부분과 경영부분에 대하여 관심과 지도를 아끼지 않으셨지요. 그리고, 경남도 농업기술원 강소농지원단의 시설채소 전문가이신 박남식 선생님과 경영마케팅으로 지도해 주시는 채수용 선생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송이이모 표고버섯은 배지에 들어가는 톱밥부터 농약이 없는 원료를 사용한다.
송이이모 표고버섯은 배지에 들어가는 톱밥부터 농약이 없는 원료를 사용한다.

-작물재배기술 습득이나 소비확장을 위해서 수업을 듣거나 교육을 받으신 것이 있으시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의령군농업기술센터에서 하는 여러 가지 교육들은 제가 시간이 허락하는 한 들으려고 했었습니다. 경남농업기술원에서도 좋은 교육들이 많아서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었구요. 교육에 대해서는 늘 투자를 했었습니다.

-요즘은 30대, 40대 청년창업농부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런 젊은 분들에게 한 말씀 주신다면
▲젊은 분들이 오시니까 좋은 점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은 우리 보다 정보도 빠르고 컴퓨터나 스마트폰도 잘 다루시고, 판매하는 것도 그분들이 훨씬 잘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연세 드시고 귀농하시는 분들보다는 훨씬 빨리 농촌에 적응하시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농업에 IT가 접목되는 것들이 많다보니 젊은 분들에게 유리한 것 같습니다. 옛날 아버지 세대의 농업보다 젊은 청년들이 확실히 잘하시는 것 같아요.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나 희망이 있으시다면
▲귀농한 후 그 시기에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들이 있으니까 쉬는 날도 없이 농장일을 해야 했습니다. 앞으로 농장이 자리 잡히면 남들처럼 1주일에 하루 정도, 적어도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쉬어가면서 하는 그런 농사를 하고 싶습니다. 기계화나 자동화의 도움을 받아서 농장주인도 조금 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황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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